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근근히 먹고 사는 집의 문화생활

밥먹고 사는 집 조회수 : 4,259
작성일 : 2020-06-25 15:51:30
가난한 집 문화생활 이야기 하시면서 딸아이 콘서트 글 보고 비슷한 다른 글들도 보면서 저희집 생각도 나서요.

저희는 근근히 먹고 사는 집이에요.
가난도 도둑맞는 느낌이라는 말을 보고 가난은 안 팔래요. 먹고는 살거든요.
근근히 먹고 살면 사실 취향이나 선호를 반영해서 먹고 즐기진 못하는데
그래도 일년에 한번쯤은 문화적 호사를 누려 보려고 노력은 해요.

아이가 지금은 고2인데
초등 때부터 뮤지컬을 좋아했어요.
특히나 위키드 좋아하더라구요. 초록마녀가 자기 같다면서.
유튜브로 이디나멘젤 공연 영상 찾아주고
위키드 책도 빌려다주고
위키드에 나오는 뮤지컬 넘버를 다 외워 부를 정도로 좋아하다
정말 큰 맘 먹고 둘이서 샤롯데에서 공연할 때 하느님석 두장 사서 보러 갔어요.
1막 끝날 때 둘다 오열.
작품에 몰입도 했고 이 벅참을 공연장에서 직접 느꼈다는 것도 벅차고..
그 벅참을 저만 느낀게 아니라 아이도 느꼈던것 같아요.

몇 년전인데 아직도 이야기하네요.

결핍은 기회의 소중함을 주기는 해요.
이 공연이 이 여행이 하다못해 수학학원까지도 ^^;;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 알아서
한 번 얻음 왕사탕 빨아먹는 것처럼 녹여서 살살 누려요.

그래서 저는 근근히 사는데 크게 불행하거나 남의 삶이 한없이 부럽거나 하진 않고 때때로 이 난세에 근근히라도 살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하며 사는데요.

다만 아이를 키우면서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 뿐.. '하는 노래나 불러주는 부모라
너무 못난이 같다.. 싶을때가 가끔 있네요.
어쩔수 없이 주는 결핍감이 아이의 컴플렉스로 이어지지 않고
삶의 좋은 동기가 되었음 싶고요.

여튼 겨우겨우 맞벌어서 밥만 먹고 사는데
애들은 이쁘게 잘 커요. 감사하게도요.
IP : 211.114.xxx.5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폴링인82
    '20.6.25 3:57 PM (118.235.xxx.25) - 삭제된댓글

    아이와 많은 추억을 공유하는 추억부자님



    남는 건.추억 뿐

    원글님의 자녀양육방식 응원합니다.

    추억은 방울방울

    좋은 추억 쌓으시고

    행복하세요

    원글님은 추억부자예요

  • 2. 애들이
    '20.6.25 3:59 PM (59.27.xxx.224)

    어째서 예쁘게 잘 크는지 원글님 글속에 답이 있네요
    딸은 엄마가 어려운환경에서도 자길위해 얼마나 애쓰는지 잘알고
    사랑받고있다고 느끼는거지요.
    평생 힘이 되어줄 든든한 추억들이 한가득일듯요.

  • 3. 보물
    '20.6.25 4:02 PM (115.143.xxx.140)

    요즘은 폰과 tv로 공연을 볼수있잖아요.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원글님의 경험담도 보물입니다

  • 4.
    '20.6.25 4:03 PM (59.12.xxx.22)

    글도 마음도 추억도 아름답네요..

  • 5. ㅇㅇ
    '20.6.25 4:09 PM (116.121.xxx.120)

    메가박스에서 유명오페라나 뮤지컬, 클래식공연, 연극 상영해요. 큰화면으로 비싸지않게 볼수있어서 좋더라구요.

  • 6. ..
    '20.6.25 5:43 PM (14.7.xxx.145)

    위메프같은데서 뮤지컬 앞자석은 아니고 2층쪽은 이삼만원에 사서 공연 즐길수 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88567 요즘 극우 유투브에서 부정선거 밀고 있나봐요? 7 ... 2020/06/25 1,283
1088566 삼겹살 기름 15 ..... 2020/06/25 3,861
1088565 70년 만에 귀환 신고한 노병..거수경례로 맞이한 문대통령 7 뉴스 2020/06/25 2,351
1088564 폐경인즐 알았는데 생리를 13 50세 2020/06/25 4,274
1088563 수건, 어떤 걸로 사시나요~ 18 .. 2020/06/25 4,336
1088562 비오는 밤 드라이브 위험하죠? 7 .. 2020/06/25 2,015
1088561 자연드림.한살림에 애정하는 물품 73 ㅇㅇ 2020/06/25 9,443
1088560 날씨가 참 희안해요 16 ... 2020/06/25 4,684
1088559 술먹고 필름끊겨본적이 없어요 2 솔솔 2020/06/25 1,161
1088558 코로나때문에 평화롭긴한데 재미는 없어요 9 에이고 2020/06/25 2,870
1088557 접촉사고 차량 명의이전에 대해 여쭤요~ 3 ... 2020/06/25 744
1088556 갑자기 가방 브랜드가 생각이 안 나요!!! 5 가방 2020/06/25 2,085
1088555 지금부터 70년전 새벽 6시 육군 본부가 내린 작전 명령(펌) 6 ..... 2020/06/25 2,297
1088554 10:30 tbs 정준희의 해시태그 -- 인권 숨통 조이.. 4 본방사수 .. 2020/06/25 750
1088553 참전용사 유해는 미국에서 어떻게 발견된건가요? 6 영웅에게 2020/06/25 2,185
1088552 유해를 든 군인들의 나이 4 슬프네요 2020/06/25 2,553
1088551 625행사 보는데 군인들 제복이 눈에 joy 2020/06/25 1,414
1088550 대통령님 뵤니 눈물 나요 46 nake 2020/06/25 4,855
1088549 문대통령님 너무 든든해요. 12 ... 2020/06/25 2,011
1088548 같은 사무실서 확진자 나오면.. 2 확진자 2020/06/25 2,275
1088547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이 노래 고무줄할 때 부른 분 계세요?.. 27 .. 2020/06/25 7,680
1088546 매수한지 20년된 아파트는 양도세 얼마쯤 나오나요? 15 정리 2020/06/25 4,591
1088545 오늘 저녁에 서울 비왔나요? 5 .... 2020/06/25 1,060
1088544 시골에 농사지으시는 할머님이 좋아하실만 한거 추천요~~ 14 nn 2020/06/25 2,107
1088543 빨래요. 전자레인지에 잠깐씩 돌리는거 괜찮나요? 4 빨래 2020/06/25 1,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