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후기부터 밥시간만 되면 아주 내 속을 휘딱 뒤집어 놓았어요
밥을 진짜 신경질나게 안먹었어요
아니 애가 할일이 뭐있어요
밥잘먹고 똥잘싸고 잠잘자는 게 지 본분인데
밥을 왜 안먹는거야 왜!왜!
잘크톤이나, 홍삼, 한약 이런 건 기본으로 깔고 갔져
효과를 보긴 봤어요
근데 약을 먹고 아이가 드라마틱하게 밥을 잘먹게 되고
그런게 아니라
그냥 그전엔 줘도 안먹었다 에서
주면 마지못해 받아 먹어는 준다 수준으로 변했달까요
아무도 그런말 안하는데
애가 안먹으면 엄마가 안해먹이나 하는 괜한 눈치를 받는거 같기도 하고
사실 제가 음식솜씨나 플레이팅을 잘한다 소리 듣는 편이라
진짜 억울한 감정이 들더라구요
일단 밥잘먹일수 있다는 인터넷에 떠도는 모든 방법을 다 해보긴 했어요
그러다가 4살쯤 되니 영유아발달검진에서
하위 2%를 뙇! 찍더라구요
그쯤되니 저도 마음을 비우게 되면서
그래 너 좋아하는 간식이나 반찬으로 먹어라 싶더라구요
아이가 즐기던 괴식을 소개할게요
1. 망고쥬스에 밥말아 먹이기
2. 버섯국에 촤컬릿 올려주기
3. 짱구과자에 볶음밥 넣어주기
4. 고기반찬에 마이쮸 토핑
내 주위에 안먹는다고 걱정하는 엄마들은 내가
저렇게 먹였다니까 기막혀 하더라구요
근데 애가 저런걸 먹으면서 양이 늘었어요
그리고 어느순간부터 정상적인 식사를 하대요
지금은 9살 초등 2학년 인데요
과체중 어린이로 씩씩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ㅠㅠ
아침인사가 "엄마 오늘 아침밥은 뭐야?"입니다
외식하자면 자꾸 집밥먹재요.
자기는 엄마가 해주는게 젤 맛있다면서ㅠㅠ
아놔~집밥이란 말은 또 어디서 들은거야
안먹는 아이 키우시는 엄마들 너무 힘드시져
그냥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여
애가 또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니까요
아이가 좋아하는 산딸기를 두팩 사오다가
불현듯 힘들었던 그때가 생각나서 괜시리 위로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