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항상 그런것 같아요.
마음이 괴롭고 밑바닥으로 내려앉을때면, 전 그날 바퀴벌레가 나오는 꿈을 꿔요.
얼마전에 나이가 저보다도 한참이나 많은 동네엄마에게서 학교에서 나눠준 서류를 작성하는
일로 전화가 온적있었어요.
아이가 학교입학전엔 서로 일상을 공유할 일이 없었다가 이번 입학을 계기로
만나게 되면서 전화번호를 서로 나눈뒤 제가 먼저 전화통화했다가,
뭔가 어? 뭔가 이상하다? 그런 낌새를 눈치채고 제가 그다음부턴 피했어요.
그러다가 그 언니에게서 두번정도 학교관련 서류및 준비물때문에 통화하면서
그 이상하다는 낌새가 그 소위 가스라이팅이라는게 이런건가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있잖아, 그 서류 그냥 작성만 하면 되는거야?내가 나중에 뭐 불이익 보는것 없어?"
"그런건 없고요, 그냥 내기만 하면 되는 거에요."
"나, 저번 토요일에 이비인후과 갔잖아. 우리 애가 귀가 먹먹하다고 해서. 그런데 의사가 아무이상없대는거야.
귀지만 좀 있을 뿐이라고, 우리동네는 자기도 알다시피 그 병원 하나뿐이잖아? 맘은 여기가 아닌 **동으로 가고싶지,
그래도 그 의사가 상냥하고 이쁘고 약도 잘듣는편이라네?"
"**동에 이미 소리이비인후과 유명하긴한데, 두시간씩 기다리더라구요. 그런점에선 우리동네가 더 나은것같아요."
"자기야, 의사들도 얼마나 힘들겠어~~짜증내지말고 이해해줘야지.."
어, 뭐지? 난 짜증난다는 식으로 말한게 아닌데?
잠시 고개가 갸우뚱해지는데 그 엄마에게 23세된 딸이 하나 있어요.그 딸의 키가 173센치라 크다고 해서
정말 키도 크고 예쁘다고 말해줬더니,
"왜 그쪽은 스스로를 그렇게 비하해? 그러지말고 열심히 꾸미고 살아~"
"엥?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요? 언니 딸 저번에 보니 예쁘고 키도 커서 언니도 좋겠다는 뜻이었어요."
라고 하면서 이번에 고등학교 들어간 우리딸이 반장되었다고 하니깐
그건 심하게 잘못된 거라고 하는거에요.
왜냐고 물었더니, 요즘 아이들사이에서 잘나가면 왕따당하는건 이미 예약된거라는거에요.
초등학교때부터 공부잘하고 글짓기상도 안팎으로 다 휩쓸었으니 그런 일은 없을거라고 제가 웃으면서 이야기하니까
제가 걸어가던 길쪽이 좀 넓은평수 아파트 인것같은데 맞냐고 하는거에요.
그렇다고 하니까,그렇게 층간소음도 잦고 낡은 그 아파트에서 사는것보단 좀 더 연식이 오래되었지만 경매로 나온
그 평수의 옆쪽의 아파트를 사서 올리모델링하고 사는게 더 좋은거라고 하더라~ 내가 아는 사람이 부동산중개인인데
그게 더 낫더라하네. 뭐, 이런이야기해서 내가 좀 미안해~
뭐, 낡았어도 나만 좋으면 되는거니까~ 이렇게 말을 하는 그 언니.
"언니, 저도 여기 들어올때 올리모델링 다하고 왔어요, 그리 나쁘진 않은데요^^"
뭐지, 참 기분 참 안좋더라구요.
서류물어보고 잠깐 옆길로 뭔가 새는것 같더니
그전엔 전화번호도 서로 모르고 잠깐씩 길에서 인사만 하고 스쳐지나갈땐 이런 대화가 오갈 틈이 없었어요.
그냥 후다닥 피하는게 낫겠다 싶어서, 좋게좋게 살살 대충 말하는척하다가 끊었는데 그날밤
바퀴벌레가 나타나 돌아다니는 꿈을 꿨어요.
이 언니, 왜 이러는거에요.
그냥, 어디 하소연도 못하고, 정말 기분이 안좋아요. 그래도 우울하지는 않아요.
그냥 툭툭 털면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