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를 키우는건 우주를 가꾼다는? 말이 정말 맞네요..

이리터 조회수 : 2,258
작성일 : 2020-06-11 15:12:21

미혼 30대 중반입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주변에 워킹맘도 있고. 전업맘도 있고 그래요


아이 나이도 2살 3살 4학년..중학생..아주 다양해요.


저는 제가 아이를 안좋아 하는 타입이라고 생각했는데

웬걸요? 모성애 뿜뿜인 사람이였어요.. (한참 그럴 나이 인건지 ㅎㅎ)


주변에 육아하는 엄마들을 보면

아이는 키워낸다기 보다, 그 아이에게 어떤 하나의 작은 집을 지어주고 꾸며준다는 개념이 더 맞는거 같아요.


제가 그렇게 느낀 이유는


엄마가 하는대로 아이가 자라더라고요.



ep1.

엄마가 굉장히 깔끔하고 정리정돈을 강박에 가깝게 하는 스타일 인데,

3살짜리 아이가 과자를 접시에 주지 않으면 접시에 놓아 달라고 해요.

손에 뭐가 묻으면 딱고 새로운 행동을 합니다.

그 어린게 벗어놓은 외출복은 제딴에 열심히 포개놓은게 왜이렇게 귀엽던지.


ep.2

엄마가 굉장히 공주대접 받고 싶어하고. " 난 소중해~" 하는 좀 푼수에 애교많은 스타일인데

남자아이인데도 굉장히 애교가 많고. 바라는게 많아요 ㅎㅎ

또래들은 그냥 넘어갈 법한 상황에서도 본인을 특별히 대해달라고 주문을해요.

그게 짜증섞인 투정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으로도 잘 요구합니다 ㅎㅎ

그상황이 귀엽기도 한데, 엄마 모습이랑 너무 똑같아서 신기해요


ep.3

엄마가 남편에게 굉장히 의존적인 삶을 사는데..

아이를 보면 엄마보다는 모든게 아빠의 삶이 투영 되어있더라고요.

엄마는 세상 순둥한 스타일인데. 아빠가 태극기 부대에 학벌 지상주의..이런분인데

초등 5, 중딩1 되는 아이들이 그걸 고대로 배워요.

실상 아이들만 데리고 얘기해보면 큰아이는 아빠의 저런모습이 이상하다고 인지하면서도

본인도 모르게 저런 가치를 최우선으로 점점 여기더라고요.



이런모습들을 볼때마다.

세상에서 제일 힘든게 자식을 키우는거 아닐까- 라는 생각을  자주하게 됩니다.

부모인 '나'는 평생을 이렇게 살아와서 바뀌기 어려운데,

그래서 나는 그냥 나대로 살아 가는것인데


새하얀 도화지. 뽀송 마른 스펀지 같은 내 아이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의 물감색을 쭉쭉 잘도 빨아 들이는거잖아요.

내가 그색깔은 아니라고.. 말릴겨를도 없이...


너무 고귀한 일이기도 하고.

너무 무서운 일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건강하고 올바르게 아이를 키워낸 모든 엄마들!

존경합니다.




IP : 119.196.xxx.13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합니다
    '20.6.11 3:15 PM (39.7.xxx.43)

    새하얀 도화지. 뽀송 마른 스펀지 같은 내 아이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의 물감색을 쭉쭉 잘도 빨아 들이는거잖아요.
    내가 그색깔은 아니라고.. 말릴겨를도 없이... 22222

    부모의 역할과 행동. 사고가 아이에게는 모든것이나 다름 없죠.

  • 2. 맞아요
    '20.6.11 3:29 PM (175.214.xxx.132) - 삭제된댓글

    긴 여정입니다.
    강박적인 사람들은 나이 먹으면서 언젠가는 터지더라고요.
    지금 속 썩이는 애들은 나중에 편안하게 살 가능성이 좀 높은 것도 같고
    모든 것이 ㅈㄹ 총량의 법칙라고 하는데 ㅎㅎ

    부모가 사는 방식을 무섭도록 빨리 내면화해서 그게 옳은 것인지 아닌지도 판단하기 전에 스며들기 때문에
    자라면서 혼돈이 오기도 하고 나이들어서까지 평생 자신의 내면이 어디서 연유했는지와 싸우는 과정같아요.
    그러니 부모가 정말 올바로 선 어른이어야 하죠. 끊임없이 아이와 함게 배우고 수정하고 발전해야 합니다.

  • 3. ——
    '20.6.11 3:36 PM (175.223.xxx.177) - 삭제된댓글

    엄마가 보기에 그래보이긴 하는데요, 나이들어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또 부모님 영향이 크지 않더라구요. 엄마가 되면 자신의
    역할을 과대하게 해석하는것 같긴 해요. 그냥 내버려두고 형제들 친구들끼리 자란 애들이 더 정신건강이 좋기도 하구요 과몰입해서 키운 애들은 나중에 예후가 안좋더라구요 물론 엄마 역할은 중요하지만.

  • 4. ——
    '20.6.11 3:41 PM (175.223.xxx.177) - 삭제된댓글

    엄마가 보기에 그래보이긴 하는데요, 나이들어 생각해보면 생각보다 또 부모님 영향이 크지 않더라구요. 엄마가 되면 자신의
    역할을 과대하게 해석하는것 같긴 해요. 그냥 내버려두고 형제들 친구들끼리 자란 애들이 더 정신건강이 좋기도 하구요 과몰입해서 키운 애들은 나중에 예후가 안좋더라구요 물론 엄마 역할은 중요하지만. 생활습관 가치관 등 저는 제 유전자대로 자란것 같아요 엄마나 학교에서 아무리 어떻게 해도 씨앗 안 정보대로 되더라고요. 저는 그게 더 신기해요. 주위 친구들 치맛바람 애지중지 한국에서 제일 심한 곳에서 자랐는데 그리 한 친구들은 또 다 잘 안되더라구요 엄마가 일하시고 방관한 애들이 알아서 서울대가고 혼자 씩씩하게 잘 살고 자기 앞가림 잘하고 행복하고

  • 5. ——
    '20.6.11 3:42 PM (175.223.xxx.177) - 삭제된댓글

    엄마가 과몰입해서 애들 망치는게 요즘은 정말 많은듯해서 오지랖이였네요

  • 6. 땡땡이
    '20.6.11 3:49 PM (211.193.xxx.134)

    여왕들 특징

    유전이다
    유전이다
    유전이다

    강아지도 교육 잘하면 달라지는데
    훨씬 더 고등동물인 사람에 대해
    시도 때도없이 유전이라니

    당신이 땡땡이 친 결과거나 대충해서
    그런 것임

  • 7. 그럼
    '20.6.11 4:02 PM (117.110.xxx.165) - 삭제된댓글

    그런 부모들이 키운 사람들이 모인게 이 사회인데...

  • 8. ...
    '20.6.11 5:23 PM (221.151.xxx.109)

    결혼 때 상대편 부모 보는 거 이해돼요

  • 9. ㅇㅇ
    '20.6.11 7:25 PM (121.161.xxx.238)

    과대해석 과몰입..대공감해요.

  • 10. ——
    '20.6.11 11:58 PM (175.223.xxx.177) - 삭제된댓글

    개를 보면 더욱이 유전이 다라는거 아실껄요
    제 지인 사냥해서 사냥개들 키우는데 무조건 이태리가서 엄마아빠 최고 유전자 강아지를 데려와서 키워요. 다른거 아무 상관럾고 성격 능력 엄마아빠랑 똑같대요. 다른거 아무 상솬없다는건 동물 보면 확실히 알아요 양육 교육은 인간의
    신화라는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84612 목수일기 추천해주신 분 감사해요 3 .. 2020/06/12 1,537
1084611 허구헌 날 재혼가정 글 올리는 사람들은 6 환자 2020/06/12 1,403
1084610 재혼 가정 남들이 보기엔 아무문제 없을거같지만 속으론 13 .. 2020/06/12 5,619
1084609 일주일동안 읽은 연애소설 후기(스포유) 2 .. 2020/06/12 1,616
1084608 [펌] 인종차별로 들끓는 미국... 그래도 트럼프는 재선? 1 phrena.. 2020/06/12 1,285
1084607 6월12일 코로나 확진자 56명(해외유입13명/지역발생43명) 2 ㅇㅇㅇ 2020/06/12 1,047
1084606 아파트 복도에 빨래 건조대 내놓는집 13 .... 2020/06/12 4,823
1084605 냉장실이 얼었다 녹았다 온도조절이 안되네요.. 2 ㅡㅡ 2020/06/12 1,001
1084604 당근 가격네고 해주시나요? 12 .. 2020/06/12 3,402
1084603 웹툰 좀비 딸 보세요 15 너무 웃겨 2020/06/12 2,930
1084602 경기도, 대북접경지역 '위험지역' 지정..'대북전단' 살포하면 .. 5 ..... 2020/06/12 909
1084601 오래된 앨범 사진 어떻게 정리하세요? 4 미니멀 2020/06/12 3,033
1084600 저,, 새로운 지령 발견한거 같아요~ ㅎㅎ 17 .... 2020/06/12 3,593
1084599 34평 아파트 3베이, 4베이? 9 재개발 2020/06/12 3,491
1084598 '윤미향 몰래보고' 시도한 이정옥 여가부 장관 14 여가부 2020/06/12 1,682
1084597 소변에서 아까 마신 커피향이 날때 8 11 2020/06/12 4,883
1084596 이동식 에어컨 사용하시는분 5 에어컨 2020/06/12 1,504
1084595 핸드폰 사진 백업 뭐가 제일 나을까요? 5 사진 2020/06/12 1,090
1084594 용~ 넹~ 당~ ㅋㅋ 14 ㅇㅇ 2020/06/12 2,612
1084593 6월 12일 코로나 56명 9 코로나 2020/06/12 1,957
1084592 HSK3급 독학 어떻게 시작해야하나요 언어 2020/06/12 601
1084591 부끄럽지만 저는 이혼 두 번 했어요... 77 2020/06/12 34,276
1084590 원피스를 찾고 있어요(패션고수님들 부탁드려요) ... 2020/06/12 887
1084589 음하하핫~~~~ 니넨 다 주거쓰^^ 6 phua 2020/06/12 1,704
1084588 국장 질문 추가합니다^^ 2 ㅇㅇ 2020/06/12 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