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 30대 중반입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주변에 워킹맘도 있고. 전업맘도 있고 그래요
아이 나이도 2살 3살 4학년..중학생..아주 다양해요.
저는 제가 아이를 안좋아 하는 타입이라고 생각했는데
웬걸요? 모성애 뿜뿜인 사람이였어요.. (한참 그럴 나이 인건지 ㅎㅎ)
주변에 육아하는 엄마들을 보면
아이는 키워낸다기 보다, 그 아이에게 어떤 하나의 작은 집을 지어주고 꾸며준다는 개념이 더 맞는거 같아요.
제가 그렇게 느낀 이유는
엄마가 하는대로 아이가 자라더라고요.
ep1.
엄마가 굉장히 깔끔하고 정리정돈을 강박에 가깝게 하는 스타일 인데,
3살짜리 아이가 과자를 접시에 주지 않으면 접시에 놓아 달라고 해요.
손에 뭐가 묻으면 딱고 새로운 행동을 합니다.
그 어린게 벗어놓은 외출복은 제딴에 열심히 포개놓은게 왜이렇게 귀엽던지.
ep.2
엄마가 굉장히 공주대접 받고 싶어하고. " 난 소중해~" 하는 좀 푼수에 애교많은 스타일인데
남자아이인데도 굉장히 애교가 많고. 바라는게 많아요 ㅎㅎ
또래들은 그냥 넘어갈 법한 상황에서도 본인을 특별히 대해달라고 주문을해요.
그게 짜증섞인 투정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으로도 잘 요구합니다 ㅎㅎ
그상황이 귀엽기도 한데, 엄마 모습이랑 너무 똑같아서 신기해요
ep.3
엄마가 남편에게 굉장히 의존적인 삶을 사는데..
아이를 보면 엄마보다는 모든게 아빠의 삶이 투영 되어있더라고요.
엄마는 세상 순둥한 스타일인데. 아빠가 태극기 부대에 학벌 지상주의..이런분인데
초등 5, 중딩1 되는 아이들이 그걸 고대로 배워요.
실상 아이들만 데리고 얘기해보면 큰아이는 아빠의 저런모습이 이상하다고 인지하면서도
본인도 모르게 저런 가치를 최우선으로 점점 여기더라고요.
이런모습들을 볼때마다.
세상에서 제일 힘든게 자식을 키우는거 아닐까- 라는 생각을 자주하게 됩니다.
부모인 '나'는 평생을 이렇게 살아와서 바뀌기 어려운데,
그래서 나는 그냥 나대로 살아 가는것인데
새하얀 도화지. 뽀송 마른 스펀지 같은 내 아이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의 물감색을 쭉쭉 잘도 빨아 들이는거잖아요.
내가 그색깔은 아니라고.. 말릴겨를도 없이...
너무 고귀한 일이기도 하고.
너무 무서운 일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건강하고 올바르게 아이를 키워낸 모든 엄마들!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