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파스타때문에 짜증이 났는데..

1234 조회수 : 2,723
작성일 : 2020-06-08 11:15:51
외국 살고 큰아이 다섯살, 작은아이 3개월 되어가요. 도움받는 사람 없고 저 혼자 둘 독박육아에요. 둘째가 아직 어려 밥 먹는게 늘 문제라 간단하게 차려먹기도 하지만 거의 집밥 해먹고 배달도 잘 안 해먹어요. 참고로 저는 요리를 정성스럽게 하는 편이고 표준이 좀 높은 것 같긴 해요.

오늘 다같이 외출하고 저녁 5:30분쯤 들어왔고 넘 더워서 전 샤워 먼저 얼른 하고(5분) 저녁 뭐 하기엔 좀 늦었고(둘째 일찍 재워야하니) 귀찮으니 라면 먹자고 했어요. 물론 다섯살 아이는 제외고요(밑반찬, 동그랑땡 있어서 그거 주려고 했어요).

제가 라면 먹자고 한 이유는 둘째가 저녁 5시부터는 바운서 등에 놓으면 계속 울고 안겨만 있으려고 하고, 또 저는 둘째 목욕도 시키고 수유도 하고 재울 준비 해야하고, 코로나때문에 라면도 3박스나 사놔서 그것도 먹어야해서 그랬거든요.

근데 남편이 무슨 라면이냐고 그냥 파스타 해먹자고 해서 제가 이제와서 언제 하냐고 하니 그럼 자기가 하겠대요. 근데 밥통에 밥도 있고 밑반찬도 있었어요.

제가 소스를 사 놓은게 있긴 했지만 저한테는 파스타 절대 쉬운 음식 아니거든요. 아무리 소스가 있어도 마늘도 까서 편 썰어야 하고 여러 재료 다듬어서 넣고 등등. 그냥 면만 삶아서 시판 파스타 소스 얹어서 먹는 수준이면 오케이죠. 근데 그렇게 먹은 적도 없거니와 그렇게 주면 이게 뭐냐고 할 사람이에요(제가 당한게 많아요). 참고로 제가 만든 파스타는 웬만한 식당보다 맛있다는 소리를 들어요.

암튼 제가 마늘도 까야 한다니 자기가 하겠대요.(전 깐마늘 안써요) 참나 마늘 한 번도 안 까본 사람이에요. 또 그러더니 자기가 하겠다며 물 얹어서 면 삶는거 보니까 가관이에요. 물을 무슨 바닥에 자작하게만 넣어서 면들이 다 서로 달라붙고 바닥에도 늘러붙어 있고. 또 새우는 어디있냐 뭐는 어디있냐 그래서 짜증나서 그냥 제가 한다고 했어요.

가끔 자기가 하겠다고 해서 주면 예를 들면 비빔면에 뭐 야채를 이것저것 넣고 한다면서 하도 조물딱 거려서 다 불고 전분기 있는 끈적한 상태로 만들어오고 등..사실 저는 먹으면서 짜증나요. 같은 재료로 맛있게 먹고 싶거든요.

그래서 제가 수습해서 하는데 저희 부엌이 화장실보다 좀 좁고 환기 통풍이 안 되는 곳이고 거기까지 에어컨이 안 와서 샤워했던 몸은 땀으로 다시
범벅이 되는데 점점 짜증이 밀려와서 좀 달그락 거리면서 했더니.

남편이 왜 짜증이냐고. 아침도 안 하고 점심도 안 했고 하는 일도 없으면서 저녁 하나 하는건데. 라고 하더라구요. 이게 말인지 방구인지. 아침은 원래 밥 안 먹고 대신 큰아이 과일 3종류에 떡 먹였고 점심은 아이가 꼭 먹고 싶은게 있다고 하서 둘이 나가서 사왔어요.

가끔 농담으로 저더러 하는 일이 없다는데. 제가 둘째 때문에 몸이 매여있거든요. 일단 모유가 잘 안나와서 모유 먹이고 다시 분유 보충하고 또 모유 잘 안 빨려고 하는데 그럼 유축해서 뒀다 먹이고. 낮잠 자꾸 깨서 엎어서 재우면 그나마 좀 자니까 대신 제가 옆에서 거의 지켜보느라 같이 있고. 모유도 그만 먹이고 싶은데 남편은 더 먹여야 한다는 생각이고.

물론 파스타 별거 아니지만 제가 남편한테 먹는
것 때문에 짜증나는게 좀 있는데 그게 뭔가 생각해봤더니..
-밑반찬만 차리면 다 먹고 나서 먹은게 없다고 함
-그렇다고 고기만 있는 것도 싫어한
-야채도 많아야 함
-먹는 온도도 중요함. 전자렌지로 데우는거 싫어함. 팬이나 냄비에 다시 데워야 함
등등 꼭 먹고나서 타박하는 경우가 있어 신혼때 대판 싸운 적 있어요.

암튼 전 파스타 만드는데 계속 짜증이 나서(니가 오늘 한 일이 뭐가 있냐는 말에) 저는 안 먹고 빵 조금 먹고 말았어요. 첫째는 분위기가 이상한지 엄마 왜 안 먹냐고 자기도 잘 안 먹고, 보니까 남편도 기분이 상했는지 조금 먹고 거의 다 남겨놨네요.

제가 큰 아이랑 신생아 돌보는게 노는 걸로 보이나요? 제가 편해 보이나봐요. 전 엄살도 없고 투정도 없는 편이에요. 육아하면서 힘들다고 친정엄마한테 하소연하고 그런 적도 없거든요. 그리고 솔직히 그냥 뚝딱뚝딱 뭐든 잘 해내는 스타일이에요. 그냥 제가 하는건 쉬워보이나봐요.

긴 하소연했네요...나중에 삭제하더라도 이해해주세요.

IP : 74.64.xxx.37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ㅡㅡㅡ
    '20.6.8 11:19 AM (70.106.xxx.240)

    남편이 교포거나 현지 외국인인가요? 아님 한국남자?
    완전 스포일 시키셨네요 ㅎㅎ
    이제라도 교육시키세요

  • 2. 1234
    '20.6.8 11:21 AM (74.64.xxx.37) - 삭제된댓글

    토종한국남자에요. 보니까 아버님 닮았어요. 아버님은 심지어 자녁에 먹을 찌개를 낮에 미리 해서 저녁에 데워쥬는거 ㄱ싫어하세요. 먹기 전에 바로 끓여서 먹어야 한다고.

  • 3. ..
    '20.6.8 11:21 AM (112.170.xxx.23)

    남편 요리학원을 보내야될듯

  • 4. 그리고요
    '20.6.8 11:25 AM (70.106.xxx.240)

    엄살 안떨면 하나도 안힘든줄 알아요
    남자들이 그래요
    자기가 안겪어봤거든요 심지어 여자친구들 조차도 미혼들은
    기혼친구가 육아 살림 독박하는거 하나도 공감안해줘요.
    일일이 힘든거 다 티내시고 말을하세요
    식사도 공들여 하지말고 대츙 주고 싫으면 자기가 하라고 하고
    님이나 잘 챙겨드시고
    모유수유도 얼마나 힘든건데. 남편 니가 줘보라고 하세요
    하나하나 말하고 따지고 싸우세요.
    공짜로 바뀌는건 없어요

  • 5. ㅠㅠ
    '20.6.8 11:28 AM (115.66.xxx.245)

    남자들은 잘해주면 잘해줄수록 고마워 하는게 아니라
    당연하다 생각해요.ㅠㅠ
    못 하다가 어쩌다 잘 해주면 그게 더 인상에 남는건지..
    내 속 터진다고 자꾸 내가 하고 말지 하면
    결국 안 바뀌더라구요.
    못 하더라도 하라고 해 놓고 부를때까지 다른 방에
    들어가 계세요.
    하긴 이렇게 말하는 저도 남편 못 바꾸고 50이 넘어버렸어요. 그래서 울 아들은 입시 끝나면 요리 가르치려구요

  • 6.
    '20.6.8 11:30 AM (1.234.xxx.11) - 삭제된댓글

    님이 너무 잘해주셔서 그렇죠
    남편에게 요리 계속 하게 하심 되지 왜 중간에 뺏으셨나요
    물론 남편한테 맡겨 놓으면 님 일이 결국 더 많아지니까 그랬겠지만은
    다음부터는 주말에는 남편에게 계속 하게하든가
    님이 급하게 요리하지 말고 천천히 요리하면서 우는 애를 남편에게 전적으로 맡기세요
    남편이 애를 잘 못 달래든지, 바운서에만 눕혀 놔서 애가 시끄럽게 울든지 남편에게 맡기고 아주 천천히 요리하세요
    왜 남편이 집에 있는 주말인데 5분 만에 샤워를 하시나요
    남편이 자기 애인데 애를 죽이겠어요 어쩌겠어요 천천히 샤워하시고요
    머리도 차가운 바람으로 천천히 말리세요 안 말리면 더 덥죠

  • 7. ...
    '20.6.8 11:33 AM (211.36.xxx.153) - 삭제된댓글

    성에 안차도 남편 자꾸 시켜야 돼요.
    속터져서 내가 수습하고 있으면 에너지가 남아돌아 그러는 줄 알고...
    저라면 파스타한다고 중간에 속터지게 하고 있으면 그냥 바로 라면으로 선회했을텐데요. 아님 죽이 되더라도 파스타 끝까지 하라고 신경끄는 것으로...

  • 8. 왜 자꾸
    '20.6.8 11:34 AM (218.234.xxx.198)

    남편이 한다는데 본인이 한다고하나요
    첨부터 잘할수 있나요
    떡이되든 죽이되든 남편이 한다면 알아서
    하라고 하고 해오게 하세요
    남편도 그래야 밥짓기 쉽지 않은걸알죠

    그리고 둘째가 세달인데
    파스타집 정도로 잘한다는 부심 필요없고
    남편이 시판소스에 면만 말아와도 오케이 땡큐 끝!

    그리고 남편이 부인 하는일 없다고
    자꾸 그러면 젖 유축해두고
    분유 타놓고 허리 삐끗했다고 침맞고
    마사지 받으러간다고 애둘 맡기고 외출하세요
    그렇게 2,3주만 하면 부인 팔자 편하다는 얘기
    계속 나올까요~~?
    싸우지말고 여우같이 상황 만들어서
    느끼게 하세요^^

  • 9. 1234
    '20.6.8 11:38 AM (74.64.xxx.37)

    제가 산후조리 끝나고도 힘들어서 몸 아끼느라 한 달 반 정도 주방일 안 했는데 몸 좀 나아지고 나서는 평소와 같이 했거든요. 재택 중이라 점심도 매일 번갈아가며 뚝딱 해주고 특히 최근에 둘째가 오전에 낮잠을 잘 자줘서 이것저것 좀 다양하게 해줬거든요. 해주면 고마운지 모르고 더 바라는 것 같아요.
    첫째때문에 대놓고 싸우진 못하고 카톡으로 내가 하는 일이 없어 보이는 것 같냐고 그럼 나 하루 나가있겠다고 했어요.

  • 10. 1234
    '20.6.8 11:44 AM (74.64.xxx.37)

    제가 중간에 하겠다고 한 이유는..
    남편 음식 먹다보면 짜증이 나요 ㅜ 예를 들면 비타믹스로 스무디 만들어 준다고 온갖 올개닉 제일 비싸고 좋은 재료 다 사와서 만들긴 하는데 레시피도 안 보고 대충대충해서 맛 없어서 먹다보면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 맛이에요. 비싼 재료 사다가 나도 맛있게 먹고 싶으니까 레시피 보고 맛있게 좀 해달라고 했는데 레시피 보지도 않고 무조건 먹으래요.

  • 11. ......
    '20.6.8 11:52 AM (182.229.xxx.26)

    남편이 쉽다는 식사 차리고 애 보는 거 일도 아닌데 쉽다는 사람이 하게 놔둬요. 파스타 그까이꺼 면 삶아서 대충 비비면 되고..
    쉽다는 남편 시키지 왜 내 몸 괴롭게 어렵게 하고 있어요? 나 먹을 것만 라면을 끓여먹든 점심이나 내 취향대로 맛있게 해먹고, 남편 들어오면 애 둘 맡겨놓고 나가든가 하다못해 차안에라도 누워있다 와요. 안 나오는 모유 3개월 먹였으면 이제 그냥 분유 먹어도 애 잘못크지 않아요. 고생고생하며 애들 좋은 거 해 먹이며 불행한 엄마보다, 대충 아무거나 먹이고 여유있는 엄마가 더 좋은 엄마일 수도 있어요.

  • 12. ㅇㅇ
    '20.6.8 11:58 AM (61.72.xxx.229)

    이해는 되는데 너무 자기방식대로 하다가 자기 혼자 피곤해지는 상황인데 그냥 남편보고 알아서 하라고 냅두세요
    애기 3개월이면 기준이 좀 낮아질 때도 되었는데 짜증내고 그런다고 달라질 것도 없고 엄마 몇시간 없다고 아빠가 애들 잡아먹고 그러지 않아요
    원글님은 좀 휴식이 필요한듯 합니다

  • 13. ㄱㄱ
    '20.6.8 12:11 PM (1.225.xxx.151)

    남편음식 먹다보면 짜증나는건 이해해요.
    같은 재료 맛있게 먹고싶은 마음도 이해하구요.
    그래도 남편이 뭔가를 느끼게 하려면 그냥 남편한테 맡기고 맛없는걸 먹어야할것 같아요.
    그럴때마다 관두라고 내가 한다고 하면 남편이 느낄 기회가 없어요.

  • 14. ...
    '20.6.8 12:15 PM (175.211.xxx.81) - 삭제된댓글

    넘 완벽주의 성향이신가봐요. 전 둘째가 백일일때는 프라이팬 들 힘도 없었고 남편이 사다주거나 대충 만들어진 걸로 배만 채우고 살았는데...

  • 15. ...
    '20.6.8 12:30 PM (180.230.xxx.161)

    저랑 성격 비슷하신거 같아요ㅜㅜ
    둘째 어릴 때 생각나서 저까지 울컥하네요...
    그래도 꾹꾹 참는 것도 대단하시고...저는 폭발하는 편이라 애들 앞에서 남편한테 화도 많이 냈던 것 같아요ㅠㅠ
    모유수유하는 아기 3개월에 첫째 돌보느라 정말 너무 힘들 시기인데....에고... 아무리 설명해도 남자들은 모르는 것 같아요ㅠㅠ 저는 님 마음 알기에 너무 안스럽고 고생하시는것 같아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네요...토닥토닥..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84066 외교부, 2015년 윤미향 면담 기록 공개 거부 방침 9 자백수준 2020/06/10 958
1084065 내가 그렇게 잘못했나? 35 ㅠㅠ 2020/06/10 5,005
1084064 중대본 "방역수칙 미준수 시 형사고발 구상권 청.. 1 ... 2020/06/10 501
1084063 1355 국민연금 문자 맞을까요? 3 ........ 2020/06/10 8,344
1084062 넷플릭스에 ‘노무현 입니다’ 있네요. 3 2020/06/10 627
1084061 남편하고 첫번째 만남 기억하세요? 8 응캬캬 2020/06/10 1,724
1084060 이번주 강화도로 1박2일 회사행사진행 11 직장 2020/06/10 1,546
1084059 브리타 쓰시는 분들 5 깨끗한물 2020/06/10 2,485
1084058 상추가 굉장히 많은데요... 18 푸르딩딩 2020/06/10 3,164
1084057 오이지 담글때요 4 또또맘 2020/06/10 1,328
1084056 코스트코 공세점 2 머그 2020/06/10 1,299
1084055 냉동 코다리로 맛있게 조림 하는 비법 좀 가르쳐주세요 3 요리 2020/06/10 1,166
1084054 줄잇는 아동학대에..법무부, 부모의 '자녀 체벌 금지' 추진 5 애ac 2020/06/10 1,305
1084053 방안에 사람이 많이 있는 곳에 갔는데 갑자기 숨 쉬기가 힘들었어.. 3 갑자기 2020/06/10 1,818
1084052 이럴때 어떨거같으세요~펑예정 4 ** 2020/06/10 1,445
1084051 간단오이지하려고 30개샀는데 양념(?)은 50개 레시피대로 했네.. 2 ... 2020/06/10 1,063
1084050 출근때마다보면 스타벅스앞에 줄이... 5 ... 2020/06/10 2,907
1084049 [조언절실]백내장 시술 중 막이 찢어져서 다른 병원에서 시술 의료과실 2020/06/10 1,278
1084048 구미 일제잔재 1 ... 2020/06/10 722
1084047 어릴때 성격은 커서도 비슷한가요 3 강아쥐 2020/06/10 1,355
1084046 롯데월드 다녀온 원묵고 3학년 학생, 최종 '음성' 3 ... 2020/06/10 2,525
1084045 영어한문장 질문드려요 4 .. 2020/06/10 714
1084044 여자는 왜이렇게 애낳고 우울증에 많이 걸릴까요? 44 원인 2020/06/10 7,314
1084043 대구에서 서초고등학교 가는 법 좀 알려 주세요 14 지리 2020/06/10 1,214
1084042 산책시 자전거때문에 맘상했던거요 18 자전거 2020/06/10 2,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