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작가냐 글쓰는 사람이냐 궁금해하시던데, 작가 아니구요 글도 처음 씁니다.
자작글 왜 올리냐고 하신 분도 계신데, 그냥 재미로 써봤고 제가 다니는 사이트가 82뿐이라 그냥 82에 올렸어요 ㅎㅎ
쓰다 보니 재밌는데, 자게 성격에 맞는 글은 아닌 것 같아 다음부터는 다른 플랫폼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반지,장겨울,속초' 올려달라는 분이 계셔서 마지막으로 올립니다. 좀 깁니다 ㅜㅜ
유치한(?) 글인데, 재밌다고 댓글 달아주신 따듯한 82분들 덕분에 새로운 취미 생활을 찾게되었네요.
그럼 모두 다 슬기로운 생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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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생활 맘대로version_번외: 돌아온 반지, long winter, 속초
#1 외과 의국
모니터 앞에 앉아 어깨 축 쳐진 채 샌드위치 깨작깨작, 한 손으로 느리게 키보드 치는 겨울
겨울 등 뒤 한구석에 모여 눈치보고 있는 외과교수들
(말없이 눈짓, 손짓, 고개짓만 : ‘겨울이 왜 저래?, ’몰라‘ ’말 좀 걸어봐‘ ’니가 해‘)
익준: (문열고 들어서다 상황보고는 ‘왜? 무슨 일?’)
교수들: (고개짓으로 장겨울 가르키고)
익준: (다가가며) 장겨울 뭐해?
겨울: (심드렁하게) 차트 정리요
익준: 어디 아퍼?
겨울: 아니요~~
익준: 그럼 당당직했어, 피곤해?
겨울: 아니요. 어제까진 쉬었구, 내일이네요
익준: 근데 왜 그래?
겨울: (익준보고 눈 끔뻑이며) 뭐~가~요?
익준: 음... 아니야... 일해 (겨울이 어깨 토닥이고)
(교수들 보며) (겨울이) 그냥이래, 그냥.
#2 준완 연구실
준완, 석형 도시락 셋팅하는
익준: (들어서며) 밥먹자
준완: 정원이는? 연락 했어?
익준: 정원이 안와
석형: 응급 있어?
익준: 아니.. 내가 방금 장겨울 봤는데 샌드위치를 깨작거리고 있더라고. 축 쳐져가지고.
석형: 먼 소리야?
준완: (신경질적으로 버럭) 이 새끼!! 너는 말을 잘라먹지말고 해. 여차저차해서 이러저러하다 알아듣게 하라고!!
익준: (한심한 눈으로 석형/준완 한번 보고, 한 손 들고)자, 안정원! (다른 손 들고) 안정원 미러링 장겨울! 복붙. ctrl C, ctrl V 똑같다고 둘이. 근데 장겨울이 샌드위치를 깨작대. 한 번에 세 개는 먹는 애가, 무려 더블베이컨치즈를, 최애템인데 깨작댄다고. 왜? 안정원 기분이 안좋으니까. 정원이 기분은 왜 안 좋겠어? 환자 상태가 나쁜거지. 아직 의식이 없든 안 웃든, 뭐 똥을 안 싸겠지. 애가 똥을 안 싸는데 정원이가 밥 먹는 거 봤어? 보나마나 지하 25층 파고 들어가면서 ‘생각없어’ 하겠지. 그러니까 그냥 먹으라구.
석형/준완: !!! (식사)
#3 준완 연구실
무거운 표정으로 택배상자 보고 있는 준완
익준: (문 벌컥 열고) 가자
준완: (‘깜짝이야’ 한번 째려보고, 택배 상자 한쪽으로 치우며 일어서는)
익준: (고개 짓으로 택배상자 가르키며) 뭐냐?
준완: 신경꺼 (먼저 나가는)
익준: (입 삐죽)
#4 준완 방
전화기 한참보다 전화 걸지만, 연결 안되는. 익순에게 발신기록 많은 화면.
한숨 쉬며 벽에 기대는 준완
#5 익준 연구실
야구공 만지작거리며 책이랑 모니터 보고 있는 익준
준완: (퇴근하는 차림으로 들어와) 안가냐?
익준: (여전히 책이랑 모니터에 시선두고) 어, 자료 좀 볼게 있어서
준완: (할 말 있는 듯 그대로 서 있는)
익준: (그제야 준완 보며) 왜?
준완: 아..아니... 뭐.. 술이나 한잔 할까 하고...
익준: (다시 책 보며) 됐어...
준완: (지나가는 말인 척) 그...익순이는... 잘 있대?
익준: (여전히 책/모니터) 익순이? 잘 있겠지... 걔 전화 잘 안 해. 지 용건 있을 때나 하지..(준완보며) 왜?
준완: 아~아니 그냥..갑자기 궁금해서..
익준: (모니터보며 피식 혼자 웃음) 왜 뭐 연락이 안 돼?
준완: 아니 전화도 안받고 소포도..... !!! (‘너 이새끼 알고 있었어??’ 표정, 익준 보는)
익준: (‘그럼 몰랐겠냐!!’ 표정, 준완 보는)
준완: (신경질적으로 몸 돌려 나가다, 휙 돌아서) 너 언제부터 알았어?
익준: 니 전화기 다 새 임마. 무슨 스피커폰인줄....그리고 익순이가 대게 디게디게 좋아하지 우리 우준 디게디게 안좋아하거든
준완: (약올라 한마디 하려다 돌아서 나가며 작게) 귀신같은 새끼
익준: (준완 뒤통수에 대고) 엄마한테 물어봐죠?
준완: 됐어 쌔끼야
#6 준완 방
핸드폰 보고 한숨 쉬고, 머리맡에 핸드폰 뒤집어 두고 눕는 준완.
새벽. 벨소리. 손으로 더듬더들 핸드폰 집어 귀에 대고
준완: 여보세요
익순: 오빠~
준완: (벌떡) 익순아
익순: 오빠, 걱정 많이 했죠? 갑자기 훈련 때문에...
준완: 훈련??
익순: 불시에 전시상황에 준하는 비상훈련한다는 말은 들었는데, 진짜 갑자기 막 하는거예요.
밥 먹는데 공습경보 울리더니 막 완전군장하고 어디 섬 같은데 가둬놓고. 나 2주나 야전에서 비박하면서 씻지도 못했어요. 핸드폰도 다 뺏기고. 오빠 진짜 걱정 많이 했죠?
준완: 아니...어~!! 내가 진짜, 며칠 동안...
익순: 죄송해요 오빠. 여기 진짜 장난 아니예요. 아니 전쟁 나갈 때도 집에 편지는 쓰고 가지 않나? 무슨 훈련을 실전보다 더 빡세게 해. 나는요, 박사과정이라 그냥 책 보고 공부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육사 때보다 더 굴려요. 진짜 나 괜히 왔나봐~~
준완: (괜한 투정이 귀여워) 그래두 더 잘 할꺼잖아?
익순: (웃음) 그러게요. 막 승부욕이 생기네. 여기 애들 덩치는 산만해가지고 군장은 또 왜케 무거워.. 근데 제가 휴전국 전방부대 장교잖아요. 태평하게 연병장이나 돌던 애들이랑은 급이 다르니까
준완: (웃음) 그래서 이제 통화는 자주 할 수 있는 거야?
익순: 네 오빠. 일 년에 한번 한댔으니까 당분간은 없을꺼예요. 근데 오빠 거기 지금 새벽이죠? 오빠 걱정할 거 같아서 핸드폰 받자마자 한 건데, 이제 그만 끊고 얼른 자요
준완: 아니야 목소리 들으니까 너무 좋다
익순: (웃음) 저두요. 근데 오빠 진짜 그만 자요. 시차보니까 제가 점심 무렵에 전화하면 오빠 자기 전이거든요. 내일부터 매일 전화 할께요. 얼른 자요
준완: 알았어(웃음) 사랑해~~
익순: 저두요. 오빠 잘자용~~
이제야 얼굴 펴지는 준완.
#7 카페테리아
식사 마치고 화장 고치는 민하
준희: 립스틱 색깔 예쁘네요
민하: 그쵸? 이게 이번 시즌 잇템, 일명 키스를 부르는 립스틱! 틴트겸용이라 발색이 선명하면서도 촉촉하고 윤기나요. (준희, 겨울 쪽으로 가까이) 게다가 천연과즙이 들어있어서 맛도 좋아. (입술 살짝 핥고) 내가 먹어봤는데 달달하고 촉촉한게 그냥^^(코 찡긋)
겨울: (귀 쫑긋하며 듣다가) 민하쌤.. 저 한번만 발라봐도 돼요?
민하: 그래요..잠깐만... 스트로베리랑 오렌지 중에 뭐? (두개 번갈아가며 겨울 얼굴에 대보다) 겨울쌤은 쿨톤이니까 오렌지가 낫겠다. (립스틱 발라주고) 봐봐요...잘 어울리네^^
#8
엘리베이터 앞
겨울: (활짝 웃으며) 안녕하세요 교수님?
익준: 어, 안녕. 장겨울 입술 발랐네? 이쁘다~
겨울: (헤~ 쑥쓰런 웃음) 교수님 이따 블라블라 수술있으시죠?
익준: 응
겨울: 제가 어시 들어갈까요?
익준: (수렉 눈빛, 겨울이 손 두 손으로 꼭 잡으며) 겨울아~
(엘베 안)
익준: 근데 너 오늘 권교수님 어시 아니었어?
겨울: 그랬는데요, 환자 컨디션이 갑자기 나빠져서 캔슬 됐어요.
익준: 맞다. 너 엊그제부터 당당직 아냐?
겨울: 네. 근데 괜찮아요. (웃음. 내리며) 수술 준비 끝나면 연락드릴께요
#9 송화연구실
익준: (들어서며 송화보고) 넌 언제 온거야?
송화: 낼 VIP 수술 있는데, 미리 자료도 봐야하고 체크할 것도 있어서 일찍 왔어. 정원이는?
석형: 내가 톡할게
익준: 됐어 올 거야
준완: 니가 연락했어?
익준: 아니. 엘리베이터에서 겨울이 만났는데 이따 오후에 내 수술 들어오겠대.
송화/석형 : (‘재 뭐래니??’)
준완: 너는 말을 좀 알아듣게 해~~(버럭 아님)
익준: (친구들 둘러보며 작게 한숨) 자, 장겨울이 엊그제부터 당당직이야 엄청 피곤하지 근데 오늘 어시하기로 한 권교수님 수술이 갑자기 취소됐어 근데 당직실가서 안자고 내 수술 어시를 해 주겠대 왜? 장겨울이 지금 울트라캡숑슈퍼파워인거지. 왜? 안정원이 신났으니까. 정원이가 왜 신나겠어? 드디어 환자가 똥을 싼거지. 좀 있으면 (정원이 흉내) “애들아 우리 땡땡이가 드디어 똥을 쌌어 몽글몽글한게 모양이 너~무 이뻐” 이러면서 들어온다구. 그러니까 똥 얘기 들으면서 밥 먹고 싶지 않으면 지금 빨리 먹어.(먼저 식사)
송화/석형/준완: !!! (일제히 식사)
정원: (문 벌컥 열고, 신나서) 얘들아, 있잖아~
#10
중간정원. 커피마시며 다정하게 얘기나누는 겨울과 정원
겨울: 참.. 교수님은 무슨 맛 좋아하세요?
정원: 응?
겨울: 과일 맛이요. 딸기랑 오렌지 중에 어떤 거 좋아하시냐구요..
정원: (잠깐 생각) 나는....
붙어 앉아 꽁냥꽁냥하는 겨울정원 보며, 나란히 앉아 커피마시는 익준/준완/석형
석형: 늦바람이 무섭다더니...
익준: 뭘 보기 좋구만
준완: 그럼. 40년을 참았는데. 한창 때지. 큭큭
석형/익준: (준완 보며) ??
준완: 그거 있잖아, 우리 대학 때... 그...빈 강의실, 비상계단, 옥상, 으슥한 데.
석형/익준: !!!
겨울정원 향해 음흉한 눈빛 쏘는 세 사람
병원 비상계단, 옥상, 으슥한 데. 야릇한 눈길 주고 받는 겨울정원. 얼굴 가까워 지는.
#11 휴게실
수술 마치고 나오는 송화, 치홍
송화 피곤한 어깨 푸는. 치홍 커피 송화 앞에 내려놓고 앉으며
치홍: 바로 내려가세요?
송화: 어.. 내일 외래 있어
치홍: 운전하기 피곤하실텐데...
송화: 다음부턴 고속버스나 기차로 와야겠다. 올 때는 상관없는데 갈 때는 넘 피곤하네.
#12 1층 야외 주차장
출발하려다 피곤해 잠시 눈 붙이는 송화.
.....
퇴근하다 송화 차 보고 다가오는 치홍. 잠든 송화 보고 유리창 두드리려다, 멈추고
주차장 옆 화단에 기대어 앉아 송화 쪽 보는 치홍.
.....
잠 깬 송화. 화단에 쪼그리고 앉은 치홍 보이는.
송화 차에서 내려 치홍 쪽으로, 치홍 엉덩이 털며 일어서 오는
송화: 너 거기서 뭐해?
치홍: (멋적은 웃음) 교수님 차에서 주무시길래.. 늦은 시간이라 걱정돼서요.
송화: 너도 참.
치홍: (송화 차 쪽으로 같이 걸어가며) 어서 가세요. 늦었어요
송화: 타, 가다 내려줄게
#13
산부인과 병동 데스크. 모니터 보며 열심히 일하는 민하
겨울: (가운 주머니에 손 넣고 다가오며, 간호사 등등에게 인사) 안녕하세요... (민하 일하고 있는 데스크에 기대어) 민하쌤, 그 립스틱이요....
민하: 응? 무슨 립스틱? 아!! 왜요? 하나 줄까요?
겨울: 아니요, 딸기나 오렌진 됐구요...혹시... 수박 맛도 있어요? 멜론도 괜찮은데.
민하: (뭥미??하는 표정으로 보다가 고개 살짝 가로젓는) 없는데...
겨울: 없어요? (입꼬리 내려가며 시무룩)
민하: (어처구니 없는, 다시 일하며 ) 아니 무슨 아이스크림도 아니고
#14 밴드 연습 끝나고 나오며
익준: (송화보며) 나 차 안가져왔어 좀 태워줘
친구들과 인사하고 헤어져 출발.
송화: (어색한) 음악 들을래?
익준: (딴 데 보며, 무심히) 천천히 해. 나는 지금처럼도 좋으니까.
송화: ............
익준: (송화 슬쩍 보고, 창 밖으로 시선 돌리며) 20년도 기다렸는데.
송화: (슬쩍 익준 돌아보는)
전화벨. 화면에 ‘치홍이 ^-^’. 익준 화면에 눈길
송화: 어 치홍아
치홍: 교수님, 통화 괜찮으세요?
송화: 응 말해. 운전 중
치홍: 아 그럼 빨리 끊을께요. 논문 초안 메일로 보냈으니 시간 되실 때 좀 봐주세요
송화: 그래 알았어
치홍: 운전 조심하세요
전화 끊고 웃는 송화
익준 집 앞.
익준: 잠깐 올라갔다 갈래?
송화: 아니야. 가서 할 일도 있고. 갈래.
익준: 그래 조심해서 가
차에서 내려 출발하는 송화 손들어 배웅하고 집으로 들어가는 익준.
#2 송화 방. 늦은 시간.
메일 보내고 뻐근한 목과 어깨 돌리며 푸는. 카톡 알림 소리. 화면 보는 송화.
치홍 카톡: 아직 안 주무셨어요?
송화 카톡: 안잤어?
치홍: 네 ㅎㅎ 환자 차트 좀 보느라
송화: 수면 부족하면 집중력 떨어져. 수술 전날엔 무조건 일찍 자.
치홍: 저 내일 수술인거 어떻게 아셨어요?
송화: 다 보고 듣고 있지 내가.
논문 수정할 것들 정리해서 메일 보냈는데, 자고 내일 봐
치홍: 네.. 감사합니다. 그만 주무세요 ^^
송화: 너두. 잘 자^^
(잠시 후)
치홍이 보낸 MP3 file.
치홍: 들으면서 주무세요. 잠 잘 오는 곡이예요^^.
송화 빙그레. 볼륨 올리고 잠자리 드는. 잔잔한 클래식
# 밴드연습실
정원 테이블 열심히 닦고, 석형/준완/송화 음식 차리는. 좀 떨어진 곳에서 전화하는 익준
익준: 이모님~ 내일 우주 현장학습라 마스크 예비로 하나 챙겨서 가방 앞주머니에 넣어주시구요, 자연관찰한다고 돋보기 가져오래요. 우주 방 서랍에 목에 걸 수 있는 거 있거든요 네 동그란 거 네 그거 챙겨주시구요 고맙습니다. 우주야 아빠 좀 늦어. 그랬어?^^ 알았어. 치카치카하고 먼저 자 뽀뽀~
정원: (전화 끊고 송화 옆에 앉는 익준 보며) 재혼 생각해 봐야 하는 거 아냐? 우주도 한창 엄마손 필요할 나인데...
익준: 우주 엄마 만들어주려고 결혼하냐? 우주는 나 혼자서도 잘 키울 수 있어 충분히. 이번엔 나 좋은 사람이랑 할 거야. (자연스럽게 송화 챙기며 티 안나게)
준완: 그럼 언젠 싫은데 억지로 했냐?
익준: 내가 먼저 좋아하는 사람. 내가 더 좋아하는 사람.
송화: (곁눈으로 익준 보는)
석형: (두 사람에게 눈길)
# 속초분원 송화 진료실
전화 중인 송화
석민: 그럼 교수님 다음 달 복귀신거죠?
송화: 그래
석민: 제가 오시기 전에 쫙~ 셋팅해두겠습니다. ㅎㅎ
송화: 네네 잘 부탁드려용~~(웃음) 치홍이는 왔니?
석민: 아직이요. 지금 한창 놀 때죠. 펠로우 들어가기 전에 실컷 놀아야죠
송화: 그래.. 이제 서울에서 보자
석민: 네 교수님
전화 끊고 골똘한 송화
# 속초 송화 아파트
외출 했다 돌아오는 송화, 우편함에 소인 없는 편지봉투
송화 집. 가방, 키 내려놓고 편지 읽는.
땅 끝 마을부터 걸었는데 여기네요.
오래된 마음이라 한참을 걸었는데도 쉬 가시질 않습니다.
교수님 속초 계신 일 년 동안에도 포기가 안 되던 일이라,
다시 뵈면 정리 못 할 것 같습니다.
펠로우는 다른 곳에서 하겠습니다.
그동안 죄송했고... 또 감사했습니다.
치홍
편지 내려놓고 바다 보는 송화 뒷모습.
Epilogue. 1년 후. 뇌신경학회 컨퍼런스
송화: (발표 마치고 내려오는 치홍 보고 웃으며) 발표 좋은데. 내용도 충실하고 PPT도 인상적이고
치홍: (쑥쓰럽게 웃으며) 감사해요. 잘 지내셨죠?
홀 밖. 복도 창가에서 커피 마시는 두 사람.
치홍: 다들 어떻게 지내요?
송화: 선빈이는...알지? 다음 달 출산휴가 들어가
치홍: 벌써요?
송화: 정원이는 장겨울 선생이 입덧이 심해 암것도 못먹어서 옆에서 안절부절 애가 닳는다.^^ 석형이도 민하쌤이랑 잘 지내고, 준완이는...알다시피 롱디 잘 하고 있고
치홍: ... 이익준 교수님은요?
송화: 익준이? 집 보러 다니지. 살림 맞춰 넣으려고
치홍: (! 선뜻 축하한다는 말이 안 나와 머뭇)
송화: ....나만 없어 나만...(커피 마시는)
치홍: !!!
송화: (치홍 보고 ‘왜??’ 표정, !!) 아..아니야 우리 진짜 아니야.
익준이랑 나 이십년 넘게 봤어. 뭐 남자 여자 그럼 감정이었을 수도 있지. 근데 그 긴 시간동안 이어지지 않았으면 애인, 연인 그런 인연은 아닌 거지. 물론 상황이나 어떤 이유 때문에 어긋나고 아쉽게 놓쳤을 수도 있는데... 근데 그동안 다시 붙잡거나 되돌릴 수 있는 순간들이 없었을까? 그때마다 망설이거나 그 기회를 또 놓쳤다면, 그만큼의 확신은 없었단 거겠지. 절실하지 않았거나..... (치홍 보며) 넌? 여자친구 있어?
치홍: 저도 아직.. 바뻐서(웃음) 이따 끝나고 저녁 같이 드실래요?
송화: 좋지
컨퍼런스 다시 들어가는 두 사람
회상
치홍 편지 읽고 창 밖 바다 보는 송화 뒷모습.
차키 챙겨 나가는 송화
아파트 주차장에 차 세우는 익준. 차에서 내려 아파트 현관 나오는 송화 보며 “송화야”
익준 보고, 그대로 차로 가 출발하는, 기차역 찾아 다니는,
터미널에서 큰 배낭 옆에 내려놓고 고개 숙인 채 앉아있는 치홍 발견한 송화. 멈칫. 보는.
치홍 천천히 일어나 배낭 메고 버스에 오르는.
보고만 있는 송화.
버스 출발하는.
ps.
1. 익순이네 학교에 사실확인을 거치지 않은, 순 날조된 상상입니다. 그냥 그런 훈련이 있는 걸로...
2. 네.. 오골거려요. 저도 쓰고 주먹손 됐어요 ㅜㅜ
3. 익준이는 송화한테 줄 수 없어요. 송화-치홍 연결되고 나면 익준이 연애는 파토 낼 껍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