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대협, 정의기억연대 회계 문제로 한창 의견이 분분한데요.
제가 오래도록 지원을 해온 NGO 생각이 나서요.
가정폭력, 성폭력 등등으로 인해 고통받는 여성들을 지원하는 단체에
제가 회원으로 26년동안 매달 1일에 기부금을 내고 있어요.
그 외에도 여성을 위한 다른 단체에도 매달 이체하고 있구요.
제가 지금 말하는 단체에는 예전엔 매달 10만원씩 보내다가
몇년 전 부터는 사정이 있어 매달 3만원으로 지원금을 줄이게 되었어요.
하지만 적은 금액이기는 해도 26년 동안 한달도 빠짐없이 했다는 것은
나름대로 그 단체의 사업의 내용에 제가 적극 찬성하고 있다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해요.
몇년 전 그 단체에서 제게 운영위원으로 봉사해줄 수 있냐고 묻길래 한다고 했어요.
분기별로 그 단체의 사업내용과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회계에 대한 검증을 하는게 운영위원의 일이었습니다.
운영위원으로 봉사한 건 대략 8년 가량 되어요.
받은 건 1원도 없고요. 오히려 제가 꾸준히 지원하고 있던 입장이죠.
올 초에 그 단체의 소장이 바뀌었는데 어느 날 그 새로된 소장이 제게 전화하더니만
오랫동안 일하셨으니 또 새로운 운영위원으로 물갈이 했으면 좋겠고
상근직원들도 다들 내가 그만두는 것에 동의했다네요.
참.. 뭐 제가 운영위원이었지만
그건 철저히 봉사하는 입장이었고
저는 언제고 운영위원 회의에 갈때는 상근직원들 위해 음료수도 사가지고 가고
종종 지역의 뮤지컬 티켓도 수십장 구매해서
고생 많으신데 다들 기분전환 겸 보시라고 드리고 그랬거든요.
제가 별로 나서는 거 좋아하지 않아서 뒷받침하는 역할이었지
뭘 주장한다든가, 남과 갈등을 일으킨다든가 하는거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하루 아침에 전화로 이젠 봉사 그만하라고 하고
그 이유도 상근직원들 핑계 대고 해서 은근히 마음에 상처가 되더라고요.
어쨌건 그 이후에도 제가 매월 초 3만원 기부하는 건 계속했어요.
오늘 그 새로된 소장이 갑자기 전화를 하더니만
이번엔 이사로 봉사해주실 수 있냐고 묻네요.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소장님이 저 자른 장본인 아니신가 하고요.
저는 그 단체의 취지가 좋아서 정말 26년 동안이나 액수는 적어도 꾸준히 지원하고 있었는데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저를 갑자기 자르신 거 잊으셨냐고요.
앞으로도 이런 상처를 이유없이 받고 싶지 않으니
저는 그냥 매달 꾸준히 지원금 내는 회원으로 머물러 있고 싶다고요.
정말 참 사람의 정성과 뜻을 맘대로 가지고 논다는 느낌이예요.
자기네가 하는 사업의 내용이 의미가 있다면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하든지 다 용납된다고 생각하나봐요.
오래도록 지원해온 회원의 정성을 이렇게 가벼이 여기는 건 아니라는거 말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