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94년도에 여상을 졸업하고나자마자 주산과 타자가 없어졌었어요.
그중 부기는 여전히 있다는데, 그게 전산회계라는 과목으로 바뀌었대요.
아직 꽃샘추위가 남아있던 그 3월초에 운동장에서 입학식하자마자
다음날부터 처음 들었던 차변,대변, 갈음, 계상, 차입금,선출금,등등.
이해안되어서 끙끙대면서 몇번을 읽고 시간날때마다 문제집 들여다보고.
그렇게 학원을 다니면서 자격증 따느라고 고생 많이했더니,
제가 졸업하자마자 주산도,타자도 전부 과목이 없어져버렸어요.
그당시엔 주판알을 좀 느리게 놓으면 뒤에서 뚱뚱한 몽둥이가 어깨를 후려갈기고
그 아픔을 참으면서 다음자리로 주판알 튕기고,
열심히 타자찍는 연습하고, 먹줄갈고.
만원버스안에서 그 무거운 타자기까지 들고다니면서 다리가 퉁퉁 부을 정도로 시달렸는데
그 여상이 특성화고로 바뀌었다고 하던데
주산이 없어진대신 그 자린 무엇으로 바뀌었나요?
부기는 또 전산회계로 바뀌었다는데 컴퓨터로 어떻게 공부하는 건가요?
수학머리없던 저로썬 참 열심히 끈질기게 공부하던 그 시절이었는데, 그나마 주산2급까지 딴건
정말 피눈물나던 노력의 결정체였어요. 그때 어깨에 숱하게 맞았던 그 뚱뚱한 몽둥이.
아프면서도 말한마디 못하고 참았던 그 시간.
초,중,고시절내내 한번도 공부잘하는 주역의 자리에 서있지 못했던 사람이라서
늘 저는 우리 애들에게도 엄마는 한번도 공부를 잘했다는 말은 하지않습니다~
믿어주질 않을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