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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가 거래한 인생, 여자 이외식이 사망했다

ㄱㄴ 조회수 : 2,307
작성일 : 2020-05-28 01:33:13


나는 책 ‘거래된 정의’에 이렇게 썼다.

“내가 만난 양승태 사법부 재판 거래 피해자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모두 컨테이너, 양로원, 요양원, 임대아파트에 산다. 누구든 살 수는 있지만, 누구나 살려고 하지는 않는 곳.”

요양원에 살던 여자 이외식이 지난 5월 20일 사망했다. 향년 94세. 가슴속 비밀을 약 60년간 말하지 않았던 이외식은, 환갑이 된 딸의 가슴에 안겨 눈을 감았다. 딸은 문자메시지로 내게 이렇게 전했다.

“같은 여자로써 엄마의 삶이 참 안 되어서 마음이 아팠는데 모든 걸 다 털고 휠훨 편안하게 가셨습니다. 제 품에서 편안히 가셔서 저도 마음이 편안합니다.”

부고 기사를 쓰면서 몇 번을 쓰고 지웠다. 내가 썼던 기사를 ‘자기 표절’ 하느니, 과거 기사로 부고를 대신하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썼다 지운 기사의 첫 문장은 이랬다.

“단 한 명의 독자를 위해 이 부고 기사를 쓴다”

마음속에 있던 마지막 문장은 이것이다.

“그 한 명의 독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다.”

그가 어떤 인생을 거래했는지, 꼭 알려주고 싶다.


https://www.neosherlock.com/archives/1776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부. 재판은 이미 이상하게 돌아갔다. 부산고법은 이외식, 정도곤의 손해배상금을 대폭 삭감했다. 재판부는 이외식에게 약 8800만 원, 정도곤에게 약 5000만 원만 지급하라고 2014년 1월 9일 판결했다.

그래도 이건 나은 편이다. 놀라운 반전은 대법원에서 일어난다. 2014년 5월 16일, 대법원 제2부(주심 김소영)는 엄마 이외식의 2심 판결을 그대로 인정했다.

사고는 1년 5개월 뒤, 아들 정도곤 판결에서 터졌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용덕)는 국가는 정도곤에게 단 한 푼의 돈을 주지 말라는 취지로 판결했다.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다는 논리를 댔다.

이해 불가능한, 황당한 논리다. 아들 정도곤은 엄마보다 1년 4개월 일찍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엄마 이외식에겐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더니, 먼저 청구한 정도곤에겐 너무 늦게 신청해 돈을 줄 수 없다니. 같은 사건을 두고 앞뒤가 안 맞는 논리로 다른 판결을 한 대법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대법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 가능한 게 있다. 법원행정처가 2015년 7월 31일에 작성한 ‘정부 운영에 대한 사법부의 협력 사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대법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최대한 노력해왔다. 부당하거나 지나친 국가배상을 제한하고 그 요건을 정립했다.”
ㅡㅡㅡㅡ
양승태는 지금 뭐한데여. .


IP : 175.214.xxx.205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주
    '20.5.28 1:47 AM (223.39.xxx.203) - 삭제된댓글

    가지가지 했네요

  • 2. ....
    '20.5.28 1:56 AM (58.122.xxx.168)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고 이외식님의 명복을 빕니다.
    역사에 희생된 이 분의 삶이 너무 가슴 아프네요.
    양승태는 법관으로 살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피눈물 흘리게 만들었을까요?
    지옥 똥물에서 영원히 튀겨지길 빕니다.

  • 3. magic
    '20.5.28 2:04 AM (122.42.xxx.73)

    기사를 읽다 엄청 울었어요.
    기자가 제대로 취재하고 잘 써서 전달력이 엄청납니다.
    이외식 어머니의 삶이 너무나 가슴 아픕니다.
    셜록에 정기후원도 하였어요.
    이시대에 필요한 언론입니다.

  • 4. unbelievable
    '20.5.28 2:10 AM (121.128.xxx.91)

    이외식님 편히 영면하소서.
    이해 불가능한 일입니다.
    양승태 천벌받기를

  • 5. ㅜㅜ
    '20.5.28 2:32 AM (116.126.xxx.128)

    이외식님의 명복을 빕니다.
    다시는 이런일들이 안 일어나기를..

  • 6. 쓸개코
    '20.5.28 2:58 AM (211.184.xxx.42)

    너무 슬퍼요..ㅜㅡ 한편의 슬픈 드라마네요.
    한 여인의 일생에 상처가 너무도 많았군요..
    양승태는 눈하나 깜짝 양심에 가책조차 느끼지 않겠죠.

    이외식님 명복을 빕니다.

  • 7. 나쁜놈들
    '20.5.28 6:38 AM (58.120.xxx.54)

    사법부 개검들 국민들의 억울함을 풀어줘야할것들이 평생을 하소연도 못하고 억울하게 살게 하고 있으니...

  • 8. ditto
    '20.5.28 7:48 AM (220.81.xxx.38) - 삭제된댓글

    저는 본 적도 없는 윗대 어른도 저런 식으로 행방불명 되셨어요 저희는 시체도 찾을 수가 없었죠 끌려간 채로 행방불명 상태인 거죠.. 다시 생각하니 참... 그렇네요.. 역사라는 말로, 옛날엔 다 그랬단 말로 퉁칠 수 없는 일이예요 그래도 저희 집 어른들은 옛날엔 ... 이런 말로 그냥 지나가신 것 같아요

  • 9. 와......
    '20.5.28 9:10 AM (116.45.xxx.163)

    저런 개별적으로 어마한 상처들
    양승태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길요.
    셜록 기부가 개인에게 들어가는게 아쉽긴합니다만. 자발적 기부하는 왓슨도 많겠네요
    화이팅 셜록!

  • 10. ㄴㄴㄴㄴ
    '20.5.28 3:26 PM (161.142.xxx.186)

    엉엉 울었습니다.
    저런 가족들 많을거에요.
    양승태 대법관 당신 입으로 밥 넘어갑니까?
    부정을 저지른 자들은 재산을 몰수하는 법이 생겼음 좋겠습니다.

  • 11. ㄴㄴㄴㄴ
    '20.5.28 4:38 PM (161.142.xxx.186)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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