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용수운동가님 2차 기자회견 전문

ㅇㅇ 조회수 : 896
작성일 : 2020-05-25 19:06:50


 

저는 위안부였습니다.

그냥 위안부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대만 주둔 가미가제 특공대의 강제 동원 위안부 피해자였습니다.

해방 이후 그 누구에게도 밝히지 못했던 제 삶의 상처를 대중에게 공개했던 것이 1992년 6월 25일입니다. 차마 용기를 내기가 어려워 제 자신이 아니라 친구의 이야기인 것처럼 당시 정대협에 거짓으로 피해를 접수했었습니다.

이후 1992년 6월 29일 수요집회를 시작으로 당시의 참상과 피해, 그리고 인권유린을 고발하고, 우리 인류에게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다른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문제 해결과 인권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서로 간 존재도 몰랐던 우리 피해 할머니들은 각자 겪은 참상과 인권유린을 이야기하며 부둥켜안고 눈물로 아픔을 함께 했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이 30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투쟁을 통해 손가락질과 거짓 속에 부끄러웠던 이용수에서 오롯한 내 자신 이용수를 찾았습니다. 먼저 가신 피해자 언니들과 함께 이 문제를 저 이용수가 꼭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양국 정부의 무성의와 이리저리 얽힌 국제 관계 속에서 그 결실은 아직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번 기자회견과 입장문을 통해 지금까지 해 온 방식으로는 문제의 해결은 여전히 요원하다는 말씀을 감히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리며, 앞으로 개선해야 할 것들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렇지만 제 기자회견 이후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제가 기대하거나 예상했었던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30년 동지로 믿었던 이들의 행태라고는 감히 믿을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저는 당혹감과 배신감, 분노 등 여러 가지 감정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저는 두 가지는 꼭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기자회견을 준비했습니다. 저를 비롯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일본의 사죄와 배상 및 진상의 공개, 그리고 그 동안 일궈온 투쟁의 성과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위안부 피해자라는 사실을 고백한 후, 참 힘든 세월을 지내왔습니다만 그럼에도 저는 이 길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부단히 다 잡아 왔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 부탁 아닌 부탁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현재 드러난 문제들은 우리 대한민국이 그동안 이뤄온 시민의식에 기반하여 교정되고 수정되어 갈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래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한 길에 ‘시민 주도 방식’, ‘30년 투쟁의 성과 계승’, ‘과정의 투명성 확보’ 3가지 원칙이 지켜지는 전제하에 향후 제가 생각하는 활동 방향을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조속히 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랜 세월 가까운 가족에게조차 피해 사실을 밝히지 못했던 많은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을 한일 양국 정부와 시민사회가 책임성을 갖고 조속히 같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 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두 번째, 지난번 입장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구체적 교류 방안 및 양국 국민 간 공동행동 등 계획을 만들고 추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세 번째, 한일 양국을 비롯한 세계 청소년들이 전쟁으로 평화와 인권이 유린됐던 역사를 바탕으로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하고 체험할 수 있는 평화 인권 교육관 건립을 추진해 나갔으면 합니다.

네 번째,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적인 교육과 연구를 진행하고 실질적인 대안과 행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구를 새롭게 구성하여 조속히 피해 구제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섯 번째, 앞서 말씀드린 것들이 소수 명망가나 외부의 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정대협과 정의연이 이뤄온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 국민의 힘으로 새로운 역량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섯 번째,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개방성과 투명성에 기반한 운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사업의 선정부터 운영 규정, 시민의 참여 방안, 과정의 공유와 결과의 검증까지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깊은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릴 것은, 그동안 이 운동이 시민의 지지와 성원으로 성장해 온 만큼 시민의 목소리를 모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비롯한 활동가, 그리고 국민 여러분 모두가 현재 상황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 지 당혹스러우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투쟁 과정의 문제들이 공론화되길 기대했던 것인데,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나면서 그 과정이 복잡해질 듯 합니다. 제겐 운동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던 여러분이 계십니다. 먼저 한 발을 내디뎌 새로운 길을 열어오신 분들께서 밝은 지혜로 시민과 함께 문제를 풀어낼 수 있도록 도움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올해 93세입니다. 제게 남은 시간은 별로 없습니다. 어떤 이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피해자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력하게 당해야 했던 우리들의 아픔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그리고 미래 우리의 후손들이 가해자이거나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 모두가 걱정하고 있는 코로나19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이미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그 길을 닦아나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느 길에도 오르막과 내리막은 함께 합니다. 중요한 것은 한 걸음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를 위한 모두의 한 걸음을 이제 국민이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 드림.

IP : 90.202.xxx.13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5.25 7:09 PM (223.38.xxx.149)

    할머니 힘내세요

  • 2. 이용수할머니
    '20.5.25 7:09 PM (90.202.xxx.138)

    할머니는 처음부터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고싶어했고,
    윤미향과 관련자들이 치매노인 만들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되고
    언론의 폭로가 이어졌습니다.

    윤미향이하 통진당들은 할머니 욕보이는 짓 그만하시길..

  • 3. ..
    '20.5.25 7:09 PM (223.38.xxx.149)

    할머니 욕하는 것들 천벌을 받으리라

  • 4. 힘내세요
    '20.5.25 7:25 PM (223.62.xxx.26)

    험한 시절 살아내신것도 마음아픈데, 논란의 내용은 정말 기가막히네요. 할머님이 더 이상 억울하실이 없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 5. ..
    '20.5.25 7:30 PM (223.62.xxx.48)

    할머니 욕하는 것들 천벌을 받으리라22222

  • 6.
    '20.5.25 7:55 PM (61.74.xxx.175) - 삭제된댓글

    이 글은 누가 써준걸까요?
    지금 할머니를 보호하고 기자회견을 열게 한 주체가 누군지 궁금하네요

  • 7.
    '20.5.25 7:56 PM (61.74.xxx.175)

    이 글은 누가 써준걸까요?
    지금 할머니를 보호하고 기자회견을 열게 한 주체가 누군지 궁금하네요
    할머니가 쓰신건 아닌거 같고

  • 8. ㅇㅇ
    '20.5.25 7:59 PM (90.202.xxx.138)

    윤미향, 아파트구입 금액 설명이,

    첫날, 살던 아파트 팔아 경매아파트 대금 지불- 살던아파트가 훨씬 뒤에 팔렸음.
    다음날, 적금깨고 친지에게 빌렸다.


    이용수할머니님이 윤미향보다 훨씬 총명하고 논리적임.

  • 9. .....
    '20.5.25 8:57 PM (175.123.xxx.77)

    이동형이랑 박지훈이 수다맨에서 윤미향 아파트 경매로 산 이야기 하면서 대출 없이 현금으로 산 건 너무 이상하다면서 돈세탁할 때에 하는 전형적인 숫법이라고 무조건 쉴드 치다가는 망하겠다고 했어요. 그 이후로 이동형이 윤미향에 대해서는 굉장히 주의하는 듯.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81216 동네 야채가게 캐셔 한명이 너무 불친절해요 12 ... 2020/05/31 4,900
1081215 그알 여수사건 봤는데 남편이 범인 같네요 40 추리 2020/05/31 11,747
1081214 안쓰던 빌트인 생선그릴 ㅠㅠ 모르고 켰는데요 1 후아 2020/05/31 1,476
1081213 인간관계 ㅡ 사회생활에서 서운함을 내보이면 관계는 망하네요 9 .. 2020/05/31 5,015
1081212 오피스텔 관리비는 전기세 포함인가오 5 ㅇㅇ 2020/05/31 2,480
1081211 사람들 참 잔인하네요 6 ㅇㅇ 2020/05/31 5,846
1081210 은행직원분 계시면 문의드려요 1 문의 2020/05/31 798
1081209 급질: 한글 컴 잘 아시는 분 2 센스 2020/05/31 561
1081208 광고홈피가 자꾸 뜨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3 에고야 2020/05/31 570
1081207 어묵구이 왜이렇게 맛있죠? 10 어묵 2020/05/31 3,158
1081206 이거 택배 스미싱 문자일까요? 4 ... 2020/05/31 1,070
1081205 이번 코로나사태도 빈부격차 많이 나네요 29 역시나 2020/05/31 14,050
1081204 82쿡 언제 가입하셨나요? 42 ㅇㅇ 2020/05/30 2,118
1081203 에브레봇 엣지에 물대신 알콜넣고 돌리면 안될까요? 11 WMQM 2020/05/30 3,266
1081202 옥스포드 천은 세탁하면 얼마나 줄어들까요?! 3 .. 2020/05/30 932
1081201 사람이 죽는걸 보고 자녀 안낳길 잘했다고 13 ㅇㅇ 2020/05/30 6,729
1081200 10키로 빼기 8 what 2020/05/30 4,545
1081199 일산 초중들 학군 어디가 좋은가요? 4 n 2020/05/30 2,534
1081198 화장실인데,..창자꼬이는거같아요 10 도와주세요 2020/05/30 2,791
1081197 코로나 터지고 제일 먼저 뭐 챙기셨어요? 26 .. 2020/05/30 5,766
1081196 김용수 할머니 패딩. 마지막 편에 들어보세요. 18 중앙일보 오.. 2020/05/30 2,741
1081195 요즘 같은 때 약국 알바 괜찮을까요 3 알바 2020/05/30 2,960
1081194 젊은시절의 양가휘 좋아하시는 분 계세요? 15 연인 2020/05/30 4,607
1081193 유실수 날벌레 어떻게 없애죠? 4 아이고 벌레.. 2020/05/30 1,033
1081192 길동물 안락사 저 조언좀.. 9 ..... 2020/05/30 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