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 사진관의 '겨울'이란 곡입니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소리
그 바람에 날리는 눈송이
창밖은 어느새
하얀 세상이 되어서
이제 아무것도 보이질 않고
아무도 지나지 않는 거리
외롭게 깜박이는 전구불
나도 모르는 새 거리에
혼자 나가서 발자욱을
조용히 남겨보네
한참을 걸어 얼마나
멀리 왔는지도 모른 채
낯선 골목에 서서
이제는 다시 돌아가야만
하는 지도 모르지
한참을 멈춰서 있네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
사랑했던 사람들의 기억
눈은 또 내리고 지워진 발자욱
위로 조용히 걸음을 되돌려 보네
얼마나 멀리 왔는지
발걸음은 하얀 세상 속으로
이 노래를 들으면
제가 좋아하는 어느 동네에 눈이 하얗게 쌓여 있는 풍경이 떠올라요.
그냥 상상을 해 봐요.
돈이 좀 더 모이면 그 동네에 이사를 가서,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아파트를 얻어요.
어느 겨울 아침에 일어났는데 창밖이 환한것 같아요.
커튼을 젖히니 온 세상에 눈이 하얗게 쌓여 있어요.
저는 롱패딩을 입고 나와서 사람들이 아직 지나가지 않은 깨끗한 거리를 걸어요.
이 노래를 들으면서요.
돌아오는 길에는 일찍 문을 연 카페에서 커피도 한 잔 마시면서 천천히 돌아옵니다.
그리고 또 하루를 살겠지요.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사십대 후반.
인생에서 내 맘대로 되는게 별로 없었는데,
좋아하는 동네에 살아보는 것 만큼은 꼭 해보고 싶네요.
그리고 아늑한 집, 산책하는 시간, 좋아하는 음악. 재밌는 책, 다정한 친구들, 맛있는 음식.
행복한 추억들이 있는 인생.
동네만 바꾸면 얼추 다 채워질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노래 듣고 나면 그 날이 그려지는것 같아서 힘이 납니다.
오늘도 화이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