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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정리하다가 2020/1/7 일 메모를 발견하니 기분이 이상해요

벌써 조회수 : 2,440
작성일 : 2020-05-21 14:35:31
신천지 31 번이 나타나서 온국민이 공포로 얼어붙었던 게 제 기억엔 1월 중순쯤이었던 것 같은데.. 맞나요? 1월 25일 무렵부터 집콕 했던 기억이 나요.

오늘 정리하다가 “2020/1/7 면허증 00경찰서” 라고 적힌 포스트잇을 발견했어요. 면허증 갱신한 걸 받아야 해서 그 때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아마 7일 되자마자 경찰서 가서 받아왔는데 그 때 기억이 생생해요. 그 땐 일상이었거든요.

1/7일은 분명히 자유롭고 평온한 날이었어요. 아무도 마스크를 안 썼고.. 면허증 찾으러 경찰서 들어가려니 공익이 왜왔냐고 면허증은 저 컨테이너 박스라고 맨얼굴로 알려줬고 저도 감사합니다 맨얼굴로 꾸벅 인사했었죠.

좁은 컨테이너 박스에 경찰 한분 계셨는데 여기 사인하고 구 면허증 확인하자고 달라고 하셨고 맨얼굴로 대화도 많이 했어요. 심지어 제가 무슨 법규 같은 걸 물었는데 담당직원이 식사하러 갔다면서 좀 기다리셔도 된다 하셨고,,,,

그분 앞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다른 사람이 면허증 찾으러 와서 제가 일어나면서 여기 앉으시라 하고 서고 그분이 그 자리에 앉았어요. 경찰관 그분 저 세명이 밀폐된 곳에서 50센티 정도만 두고 붙어 있었죠....

너무 오래 걸려서 귀찮아져서 그냥 가야겠다 하고 나와서 버스를 타고( 버스도 모두가 무마스크) 동네 카페앞에서 내려서 시원한 아이스라테 한 잔 사서 들이키며 집에 왔어요.

집에와서 커피 마시며 3월 중순에 동남아 해외여행을 예약해 뒀던 터라 그 때 요긴하게 써먹겠구나 국제면허증을 흐뭇하게 바라봤던 기억이 있어요. 그 후 갑자기 한국에서 확진자 나오기 시작했고 2/1일에 재빨리 여행 다 취소했는데 빨리 취소한 덕에 다행히 수수료 2만원만 내고 전액 돌려받았어요.

이 포스트 잇을 보니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고... 아무런 기쁜일도 없던 그냥 평범한 날이었는데도 사무치게 그리워요. 그날은 잠들며 오늘은 별거 없는 날이었다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진짜 행복한 거였어요. 다시 평온한 일상이 돌아온다면, 불평하지 말고 맨얼굴로 공기 마음껏 들이키며 다닐 거예요. 다시는 인생 안풀린다고 화 안 낼 거고, 남이랑 비교도 않고 길을 아무 때나 맨얼굴로 다닐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하며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람 많은거 극혐하는 기약한 집순이인데 어깨빵 하는 진상들한테도 스트레스 안 받을 것 같고 사람 많다고 투덜대지도 않으려구요. 그런 날이 곧 오기를.

모두가 모두를 감염원을 생각하지 않고 자유롭게 대화하고 활보하던 그시절을 상징하는 것 같아서 포스트잇 안 버리고 간직하려구요. 그리운 그시절 (불과 4달전)...이렇게 미니멀리즘은 오늘도 실패를...
IP : 180.70.xxx.144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ㄴㄴㄴ
    '20.5.21 2:42 PM (103.6.xxx.177) - 삭제된댓글

    기억의 왜곡

    신천지 31번 확진자
    2월 18일인가애 나타났어요 가족 생일이라 기억해요

  • 2. 원글
    '20.5.21 2:43 PM (180.70.xxx.144) - 삭제된댓글

    윗님 이런 팩트를 기다렸어요. ㅎㅎ 그렇다면 전 참으로 모범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자였군요. 그 이른 시절부터(1월말) 집콕을 해야 한다며... ㅎㅎㅎ

  • 3. ㄴㄴ
    '20.5.21 2:43 PM (103.6.xxx.177) - 삭제된댓글

    기억의 왜곡

    신천지 31번
    2월 18일 확산자로 나타났어요 가족 생일이라 기억해요

  • 4. 원글
    '20.5.21 2:45 PM (180.70.xxx.144)

    윗님 오타수정하셨죠~
    이런 팩트를 기다렸어요. ㅎㅎ 그렇다면 전 참으로 모범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자였군요. 그 이른 시절부터(1월말) 집콕을 해야 한다며... ㅎㅎㅎ

  • 5.
    '20.5.21 2:49 PM (121.141.xxx.138)

    1월7일..
    님 글 보면서 제 사진첩을 뒤적여보니 그날 고3 딸아이 겨울방학이라 기숙사 퇴소하는 날이었네요. 그날 비도 왔었네요. 하남스타필드가서 맛난것도 사먹고 돌아다니고. 맨얼굴로.

    그전날은 큰딸이랑 찜질방 갔었구요..

    정말이지 너무 그리운 나날들입니다. 이제 다시는 그런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게 슬퍼요.

  • 6. 원글
    '20.5.21 2:56 PM (180.70.xxx.144)

    고3 따님기숙사 퇴소..ㅠㅠㅠ 다같이 모여서 얼마나 정다우셨을까요
    따님이랑 스타필드 데이트,, 그전날엔 다른 따님이랑 찜질방 ... 너무 아름답네요. 남인 제가 봐도 넘 아름다운 풍경인데 그런날이 꼭 다시 올 거예요
    대학생인 딸과 데이트 또 하세요

  • 7. 그낭
    '20.5.21 3:27 PM (223.62.xxx.36)

    굉장히 비가 많이 온걸로 나오네요.
    저는 미트 파이를 구웠고요.
    여러가지 일상적인 고민을 했네요.

  • 8.
    '20.5.21 3:36 PM (121.141.xxx.138)

    아 ㅎ 지금 고3인 딸이니까 그땐 고2 겨울방학이었네요.
    넉달 반을 집에 있다가 이제 고3된 딸래미는 그저께 다시 기숙사 들어갔고.. 모의고사중이겠네요..
    그러니까요.. 그땐 참 그렇게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일상이라는걸 몰랐죠..

  • 9. 쓸개코
    '20.5.21 3:39 PM (211.184.xxx.42)

    영화본게 1월마지막 구정연휴때였어요;

  • 10. 뭐였더라
    '20.5.21 3:48 PM (211.178.xxx.171)

    아직도 일상으로 못 돌아가고 자발적 사회적격리 중인데
    술집 돌아다니다 퍼뜨리니 너무 허무해요.

  • 11. ㅇㅇ
    '20.5.21 3:56 PM (218.237.xxx.203)

    그 날 병원에 갈 일이 있었는데 저만 마스크 쓰고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유별나보였죠 ㅎ
    오후에 비가 제법 내렸고
    저녁에는 골든글로브시상식을 봤네요....

  • 12. ㅇㅇ
    '20.5.21 3:58 PM (118.33.xxx.199)

    원글님 기억이 틀렸어요.
    코로나 1번 확진자가 처음 나온게 1월 20일 경이예요.
    31번 확진자는 2월 중순 경이구요.

  • 13. ...
    '20.5.21 4:32 PM (220.118.xxx.86)

    2월 맞아요. 31번 확진자 나온게 2월 10일이나 그 무렵으로 기억해요.
    그때부터 저희집 카투사가 집에 못왔거든요.

  • 14. .....
    '20.5.21 5:20 PM (49.163.xxx.41)

    31번 확진자 나온 건 2월 17일.
    생생히 기억나요.

  • 15. 원글
    '20.5.21 5:37 PM (180.70.xxx.144)

    그냥님 운치있게 보내셨네요. 맞아요 그날은 비가 많이 왔어요. 저희지역은 계속 흐린하늘만 있다가 집에 들어가고 나니 비가 쏟아졌어요 댓글 보고 나서 기억나요

    아님 이해했습니다^^지금 고3이군요 올해 좋은 결실있기를...

    쓸개코님 댓글 보니 영화관 과고 싶어요ㅜ

    뭐였더라님 글 내용 공감합니다

    ㅇㅇ님 트렌드리더셨군요. 그때도 중국관련 루머는 있었는데 전 남의일이라 생각을...ㅠㅠ

    ㅇㅇ님 네 아까 첫댓글이 2/18일이라고 알려주셨는데 댓글 지우셨네요 저는 1월 말부터는 집콕해야된다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지금 확진자수 보면 헛웃음이~

    ...님 2/18일에 31번이라고 아까 첫댓글님이 달아주셨었어요 그래서 제가 사회적거리두기 모범실천자라고 댓글 달았던 것! 1월 말에도 나혼자 거리두기 들어갔는데, 불가 그 2주전만 해도 그렇게 평화롭다는 게 믿기지 않고 그리워서 쓴 글이에요~

    ....님 2/17일인가요? 어떤 분이 18일이라 하셔서.. 뭐 하루차이니까 상관 없죠. 31번 나오고 나라 전체가 싸해진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그다음날은 진짜 아파트에 아무도 안다녔구요

  • 16. 이해해요
    '20.5.22 4:38 AM (124.80.xxx.198)

    저는 작년에 아기가 한국나이 3살일때
    박물관 수영장 동물원 과학관 미술관 공원을 그렇게 매일 다녔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그거 아무 소용없다고 (82에서돜ㅋㅋ)
    아기 어릴때는 집에 있고 5-6살되면 다니라고 그러셨었는데

    그때가 마지막으로 마스크 안쓰고 자유롭게
    야외 수영하고 박물관 가서 다른 아이들이랑 어울려 놀고
    미술관 과학관 다녔던 때였어요.

    2월에 잠시 소강상태 있었을때 (신천지 발생 전)
    마스크 쓰고 잠깐 과학관 한번 갔다가
    신천지 이후에는 아예 국립 박물관들은 문을 닫았고
    이제 재개장 한다고는 하지만 마스크를 꼭 쓰고 가야겠죠

    그때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어린애 데리고 이곳 저곳 진짜 많이 다녔는데
    다니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는 마스크 쓰고 더운데 헉헉 거리면서 야외 다닐 수도 없고
    수영장은 언감생심 꿈도 못꿀거 같고요 (마스크를 다들 벗으니까 실외라해도)
    밀폐된 공간에 외국인 내국인 어울렁 더울렁 모이는
    어린이 박물관이나 과학관도... 아무래도 터치형 기구가 많으니
    기구 만지다 감염될수도 있어서 잘 못가겠어요 ^^;;;

    생각해보니 슬프기도 하고
    하나님이 제게 주신 좋은 추억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땐 다들 왜 맨날 나가냐며 뭐라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감사한 기간이었어요 ㅠ

  • 17. 원글
    '20.5.23 8:56 AM (180.70.xxx.144)

    윗님 너무 잘하셨어요 제가 다 안심이에요
    아마 선견지명(?) 감(?) 같은게 있는 분 아닐까요
    그래서 매일 나가셨던 거죠
    이렇게 감금되니 그 때의 추억으로 버티는데
    아가랑 윗님은 작년까지 활동해둔 기억으로 코로나 잘 지나가시겠네요
    써주신 글 읽으며 저도 여기저기 활동하고 체험하고 다니는 것처럼 대리만족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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