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덟살인 아들은, 어릴때부터 질문이 많았어요.
이세상의 눈에 보이는 사물들이 전부 질문거리였어요,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콧잔등에 비를 한방울 맞는것도
바람이 옆구리를 비집고 지나가는 것도,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일은
세살때 계속 질문을 해대서 그질문에 응, 응.. 그건있잖아,
하고 대답하다보니까, 저도 밤에 잠자야 하는것을 잊었어요.
28개월에 어린이집을 다녔는데 다니기전의 일이니까 더 어렸던 것같아요.
세발자전거에 아이를 태워서 늘 동네를 돌아다니거나 아이와 놀이터에서 노는식으로
늘 아이와 한몸인것처럼 있었고 워낙 말을 많이 하는 아이라 제가 피곤이 많이 쌓여있었어요.
잠이 부족한 상태여서 그렇게 새벽 다섯시까지 잠을 못잤는데도, 그걸 못깨달았어요.
거실창문밖으로 거센비가 내리고, 천둥이 칠때 벌써 새벽 5시인것을 알고 그때까지
아이랑 말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은거에요.
지금도 아이는 그렇게 말이 많은데, 한편으로는 그게 외로워서 그런것도 같아요.
어릴때의 제가 엄마에게 시덥잖은 질문을 한두개쯤 건넸다가, 히스테릭하게
화를 내면서 덤벼대는 엄마를 많이 봤어요.
안그래도 알콜중독으로 눈동자가 늘 노란 아빠에게 시달려서 힘든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우리아이의 시덥잖은 질문들중에서 유독, 짜증나는게 있어요.
아랍은 왜 글씨가 지렁이 세워놓은것같냐는 질문이라던지, 피라미드는 왜 삼각형이냐는질문보다도
인도네시아를 좋아하냐는 질문이 전 그렇게 싫어요.
그 질문을 자주해요.
책을 찾아보면 어떻겠냐고 하지만, 이상하게 인도네시아나 방글라데시같은 곳을 가본적도 없으면서
그 이름을 떠올리는것만으로도 그냥 싫어요.
이상하게 유난히 그 질문이 싫은이유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책을 찾아서 같이 알아보는것도 싫을만큼 그냥 싫은 이유가 뭔지 잘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