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끔 아무것도 아닌 아이질문에

초여름 조회수 : 971
작성일 : 2020-05-19 08:52:52

올해 여덟살인 아들은, 어릴때부터 질문이 많았어요.

이세상의 눈에 보이는 사물들이 전부 질문거리였어요,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콧잔등에 비를 한방울 맞는것도

바람이 옆구리를 비집고 지나가는 것도,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일은

세살때 계속 질문을 해대서 그질문에 응, 응.. 그건있잖아,

하고 대답하다보니까, 저도 밤에 잠자야 하는것을 잊었어요.

28개월에 어린이집을 다녔는데 다니기전의 일이니까 더 어렸던 것같아요.

세발자전거에 아이를 태워서 늘 동네를 돌아다니거나 아이와 놀이터에서 노는식으로

늘 아이와 한몸인것처럼 있었고 워낙 말을 많이 하는 아이라 제가 피곤이 많이 쌓여있었어요.

잠이 부족한 상태여서 그렇게 새벽 다섯시까지 잠을 못잤는데도, 그걸 못깨달았어요.

거실창문밖으로 거센비가 내리고, 천둥이 칠때 벌써 새벽 5시인것을 알고 그때까지

아이랑 말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은거에요.


지금도 아이는 그렇게 말이 많은데, 한편으로는 그게 외로워서 그런것도 같아요.

어릴때의 제가 엄마에게 시덥잖은 질문을 한두개쯤 건넸다가, 히스테릭하게

화를 내면서 덤벼대는 엄마를 많이 봤어요.

안그래도 알콜중독으로 눈동자가 늘 노란 아빠에게 시달려서 힘든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우리아이의 시덥잖은 질문들중에서 유독, 짜증나는게 있어요.

아랍은 왜 글씨가 지렁이 세워놓은것같냐는 질문이라던지, 피라미드는 왜 삼각형이냐는질문보다도

인도네시아를 좋아하냐는 질문이 전 그렇게 싫어요.

그 질문을 자주해요.

책을 찾아보면 어떻겠냐고 하지만, 이상하게 인도네시아나 방글라데시같은 곳을 가본적도 없으면서

그 이름을 떠올리는것만으로도 그냥 싫어요.

이상하게 유난히 그 질문이 싫은이유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책을 찾아서 같이 알아보는것도 싫을만큼 그냥 싫은 이유가 뭔지 잘모르겠어요,


IP : 121.184.xxx.13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20.5.19 9:09 AM (182.208.xxx.58) - 삭제된댓글

    그냥 싫으니까 싫은 거라고 할 사람도 많을텐데
    거기에 합당한 이유를 찾는 거 자체가
    탐구심이 크신 거죠
    아드님도 엄마 닮은 거 같고요ㅎ
    밤새 아이와 대화하고 좋은 엄마시네요^^

  • 2. 세상에나
    '20.5.19 9:19 AM (183.98.xxx.95)

    그걸 다 대답해주셨다니...
    글쎄 왜그럴까 다시 질문공세?를 하셨어야할듯

  • 3. ㅇㅇ
    '20.5.19 9:26 AM (175.207.xxx.116)

    아랍은 왜 글씨가 지렁이 세워놓은것같냐는 질문이라던지, 피라미드는 왜 삼각형이냐는질문보다도
    ㅡㅡㅡ
    아이 생각도 물어보세요
    기막힌 답을 할 거 같아요~~

  • 4. 원글
    '20.5.19 9:28 AM (121.184.xxx.131)

    답변만 일방적으로 하는게 아니고
    저도 글쎄, 왜 그럴까 하고 질문도 하면서 대화하는거죠,
    아이가 제게 운을 떼기시작하면서부터 하던 모든 일을 멈추고 고개를 아주 크게 끄덕여가면서
    현재 네 이야기를 듣고 있다라는 사인도 주고..

  • 5. 동갑인 딸은
    '20.5.19 9:32 AM (1.228.xxx.120)

    저에게 2가 좋아 3이 좋아? 물어봐요. 숫자 중에 뭐가 좋냐구
    돈이면 3이 좋다.. 넌 뭐가 좋아? 하면 둘 다 좋아 하네요
    그 집 아들은 똘똘하네요

  • 6. 원글
    '20.5.19 9:39 AM (121.184.xxx.131)

    우리 아들도, 윗님처럼 저렇게 물어봐요,
    1이 좋은가, 2가 좋은가, 왜 4는 f라고 써있냐,
    그러면 엄마는 1이 좋다, 1등은 기분좋으니까라고 하면 7은 어떻냐고 해요.
    럭키세븐이 생각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넌 어떤 숫자가 좋으냐고 묻기도 하면서
    지내는데, 현재 고등1학년인 딸은 어릴때에도 이렇게 말이 많지가 않았어요,
    늘 서로 조용한 성격들끼리 편안했는데 지금도 큰애는 그런 성격이에요,
    저도 그런 성격으로 태생이 그런것 같아서 버거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79838 (펌) 1440차 수요시위 한 고등학생의 발언문 8 정의기억 2020/05/26 1,007
1079837 작업가들이 윤미향 글에 민주당인 척하며 쓰는 댓글은 12 갑시다 2020/05/26 587
1079836 저희 딸의 친구 엄마 생일에.. 49 희한 2020/05/26 7,825
1079835 인권위 '나눔의 집' 위안부 할머니 인권 침해 조사 7 다행 2020/05/26 617
1079834 토마토가 5키로있어요 ㅜ 10 ㅇㅇ 2020/05/26 2,766
1079833 삼성생명 근황.jpg 2 ... 2020/05/26 2,852
1079832 생리를 하면 같은 또래라도 젊어 보이나요? 6 월경 2020/05/26 3,626
1079831 위안부 없었다....논란 틈탄 억지 5 .... 2020/05/26 488
1079830 백신 나오면 멈출까요? 2 코로나 2020/05/26 1,707
1079829 에어프라이어 써 본 지가... 1 .... 2020/05/26 928
1079828 뭐든 연장 먼저 오븐 2020/05/26 374
1079827 정부재난지원금 남편카드로 신청했는데 잔액조회방법요 1 ... 2020/05/26 1,239
1079826 과외비를 못주는데 중단 안하는 이유가 12 ㅇㅇ 2020/05/26 5,427
1079825 기초체온 높은 아이..내일 개학인데 걱정이네요. 12 향사랑 2020/05/26 3,733
1079824 호주가이버님 오렌지파운드를 굽고 있는데요 6 바보 2020/05/26 1,884
1079823 근데 윤미향스토커들 하나같이 수준이... 25 ... 2020/05/26 866
1079822 구리에서 4명 또 확진 나왔어요 2 ㅜㅜ 2020/05/26 4,089
1079821 이선희 재혼 다시 이혼이라고 27 dama 2020/05/26 21,779
1079820 날씨 더 따뜻해지기 전에 유산균, 오메가3 오일 등등 직구해두세.. 7 날씨 2020/05/26 2,717
1079819 나혼산 쎄리언니 블라우스가 1 ㅇㅇ 2020/05/26 3,503
1079818 경기도에서 경남재난지원금을 어째 써야할지요 3 경남도민 2020/05/26 1,169
1079817 탁현민 의전비서관으로 청와대 복귀한대요 18 다행이다 2020/05/26 3,484
1079816 트레이닝복 2 어딨을까 2020/05/26 719
1079815 야식남녀 재밌네요~ 2 ... 2020/05/26 1,844
1079814 시인 찾아주세요~ 4 ㅇㅇ 2020/05/26 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