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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일갖고 싶었던 지우개.

always. 조회수 : 1,962
작성일 : 2020-05-17 22:33:08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들은 요즘 학교를 못가는대신

숙제가 은근히 있어요,

연필과 지우개를 일상생활속에서 하루 한번은 쓸일이 생겨요,

아침9시부터 온라인 개학을 하는데, 다행히 선생님들이 이쁘고 상냥해서

무척 좋아하더라구요,

"친구들, 와아~~~잘했어요오?선생님보다 더 잘하는데요?"

화면속의 선생님들이 살짝 웃어주면서 상냥하게 말해주면 흐..

넋놓고 바라보고있기도해요.

"친구들, 선생님이 기다려줄께요, 천천히 해도 좋아요, 울것까진 없어요~?"

아, 저렇게 따듯하고 온화한 말투를 어디서 들어봤더라,

소싯적엔 나도 저렇게 말을했을테지?이런생각도 하기도 하다가, 나중에

숙제를 하기도 하고 문제도 풀을때쯤 되면 지우개가 참 많이 사용되더라구요.


말랑말랑하게 슬슬 잘 지워지는 지우개들을 보면

가난하고 허기졌던 제 초등시절이 떠올라요,

그땐 왜 그렇게 지우개가 늘 닳아없어졌는지, 엄마에게 지우개살돈을 달라고 하면

늘 엄마는 그돈을 여간해선 잘 주지 않았어요,

어릴때는 가난하고 척박한 가정환경에서 밥도 늘 굶는 날이 더 많아서 지우개를

가질수 없는게 당연한 일이었으면서도 왜 우리엄마는 지우개는 매일을 잊고

못들은척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탄모양의 까맣고 향이 나는 지우개가 문구점에 있었어요,

문구점 주인은 색깔은 까맣지만 잘 지워진다고 했어요.

갖고싶었고 지우개가 없어서 필요했는데도 엄마는, 그냥 돌아섰어요.

그 무렵에도 체념이 빨랐어요, 지우개대신 틀린글씨는 연필칼로 살살 지웠어요.

종이에 구멍이 났어요.

그땐 힘들여서 지워도 글씨가 잘 안지워지고 딱딱했는데

요즘 지우개들은 한번만 살살 문질러도 깨끗이 지워져요.

이렇게 많이 지울일이 있나,

그래서 어릴때 나도 지울일이 많아서 지우개가 늘 없었나,

늘 그런 생각이 아이의 공책에 수도없이 등장하는 지우개를 보면 떠올라요.

유난히 지우개사주는 것에 인색했었던 엄마라고 추억할 일이 있다니,

한편으로는 너무 웃기기도 해요.

IP : 121.184.xxx.13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0.5.17 11:04 PM (116.32.xxx.6)

    어머님이 관심이 없으셨다기보다 지우개를 써보지않으셔서 그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못하셨을것같아요
    좋은 기억만 해요^^

  • 2. 789
    '20.5.17 11:10 PM (14.40.xxx.74)

    전 어릴적 잠자리 지우개가 포실포실 잘 지워져서 그게 그렇게 갖고 싶었어요 ㅎ

  • 3. ㅡㅡ
    '20.5.18 12:40 AM (39.7.xxx.209)

    요즘 화랑 지우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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