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다시 집으로 가는 길인데 슬퍼요
3시간 거리 친정에 갔다가
칠흑같은 밤에
개구리 울음소리 자장가삼아
편하게 잠도 잤어요
이른 아침엔
산아래로 내려온 이슬품은 안개에
온 산과 들이 초록 연두빛으로 반짝이니
수채화처럼 아름답고
작은 화단엔 하얀색 불두화 소담히 피어있고
아래엔 붉은색 꽃양귀비가, 그 사이사이에
노란색 창포꽃 잎도 이슬에 촉촉하게 빛나서
바라만 보는데도 마음이 평온해지고
행복했어요
집 뒤란의 대나무 숲과
화단위 담벼락을 부지런히 날아다니며 울어대는
참새와 물까치의 새소리는 시끄러울 정도로 유난스러웠고요
산에 핀 찔레꽃은 어찌나 향이 좋고 진한지
바람을 타고 집 마당으로 내려올 정도고요
시골에서 나고자란 친구들 중에 어떤 친구들은
시골이 정말 싫다는데 저는 어렸을때 일도 많이 했고
나무하러 산에 다니기도 바빴고
이런저런 시골에서의 일들이 참 많았는데도
시골이 저는 참 잘 맞는지
그냥 마음이 너무 평온하고 좋아요
친정이랑 가까운 도시에 살면 주말에 자주 와서
일도 돕고 엄마도 자주 보고 그럴텐데
먼거리에 살고 바쁘게 직장생활 하며 지내니
시골 친정에 자주 올 수 없는게 너무 슬퍼요
왜 멀리 나가서 사회생활하고 결혼하고 삶의
터전을 잡았는지... 가까운 도시에서 살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할 정도에요 ㅎㅎ
산아래 밭에서 베어온 싱싱한 부추랑
상추 돌나물 조금 뜯고
마늘쫑 뽑아 친정엄마가 맛있게 볶아주신
마늘쫑도 담고
맛있게 담근 열무김치도 싸주시고
부추랑 취나물 섞어 반죽한 부추전 반죽도 한통
햇쑥 뜯어 곱게 반죽해 빚어 얼려놓은 개떡도 한뭉치
쪄서 한김 식힌 개떡 한봉지
갓 담아주신 산더덕장아찌...
딸이 다 털어가도 마냥 좋다는 친정엄마를 뒤로 하고
다시 일상으로 되돌아 가려 떠나오는 길
차엔 한짐가득 엄마의 정성과 마음이 담겨있는데
저는 왜이리 슬픈지 모르겠어요
돈이 좀 많아서 집도 있고 먹고 살 걱정없어서
직장 안다녀도 되면 고민없이 친정근처 도시로
내려와 친정엄마 자주 보고 챙겨드리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이또한 욕심이겠지만요.
아... 행복한 주말이 끝나가네요
1. 어마나
'20.5.17 7:35 PM (61.253.xxx.184)세상에
님 글 너무 잘 쓰신다.
특별히 잘난척 기교를 부리는것도 아니고
있어보이는 단어를 기를 쓰고 쓴것도 아니고
어려운 문자를 쓴것도 아닌데
그리고 음식표현에서도 대부분 저렇게 쓰면
다 아는 얘기,,,라디오에서 청취자 사연에서 많이 나오는
아주 식상한 그런 느낌이 들텐데,,,전혀 식상한 느낌이 안드네요
너무나 아름답고 청아한 느낌이 나네요
님....글 좀 쓰세요...
시골의....내가 느끼는 그런 느낌을 이렇게 나보다 더 글로 잘 표현하다니
저도 요즘 하얀 찔레꽃 보면
찔레꽃이 정말 생긴모양은 순수한 애기 같은데
향도 애기같은 아주 짙은 향이 나서 귀여워요..
전 요새 꽃들에게 코를 갖다대고 킁킁거리며 맡다가
진딧물이 두마리나 저한테 붙었더라구요 ㅋ
찔레순도 시골이었으면 제가 꺾어 먹었을텐데,,도심이라 먹지는 못하겠더라구요.
아주 보드랍던데..2. 님의 글이
'20.5.17 7:44 PM (121.154.xxx.40)예술 입니다
3. ^^
'20.5.17 7:50 PM (122.35.xxx.158)코 끝 찡해지는 수필 한편 읽은 기분이네요.
지우지 마세요.
또 읽고 싶어요.4. 원글
'20.5.17 7:54 PM (211.36.xxx.9)기분좋은 마음으로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오월의 산야가 너무 예뻐서 제가 가을마냥
늦봄을 탔나봐요
연두빛을 너무 좋아하는데
촉촉한 연두빛이 눈을 돌리는 곳마다 있으니...
아침에 안개낀 산과 들이 애니메이션 속의
장면 같았어요
이제 아파트와 불빛이 가득한 도시로
돌아왔네요.5. 쓸개코
'20.5.17 7:56 PM (175.223.xxx.199)어제 글쓰신 님이신가요?^^
글 읽으니 저도 원글님 친정에 가고파지네요.ㅎ6. ...
'20.5.17 7:58 PM (175.117.xxx.6)글이 너무 편안해요.
그리고 생생히 전해져와요..
슬프던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어요..
원글님 덕분에 위로가 되네요.감사합니다~7. 블라썸데이
'20.5.17 8:08 PM (180.226.xxx.66)마음이 편안해지는 글입니다
칭찬하려고 로그인했어요
묘사가 뛰어나서 그림이 그려집니다8. 와
'20.5.17 8:13 PM (61.74.xxx.64)원글님 오마나님 글들이 너무 좋아 몇 번을 읽었어요..표현이 생생하고 감성적이라 마음이 깨끗해지는 느낌이에요. 감사하고 또 읽어보게 지우지 말아주세요.
9. 좋아하는
'20.5.17 8:14 PM (39.7.xxx.173)친정잇으면 행복한 사람이요
10. 내고향은
'20.5.17 8:23 PM (39.117.xxx.72)친정이 4~5시간 거리인데 요즘 국내여행이나 외출을 맘대로 못하니 조금 더 가깝고 엄마가 기저질환만 없으시다면 저도 매주 가고싶어요 ㅠ.ㅠ
원글님 글 읽으며 어렸을적 고향풍경 그려봅니다~^^11. 칠산
'20.5.17 9:09 PM (118.39.xxx.236)글만 봐도 그 시골 정경이 화폭처럼 눈에 아른 거리네요
지금 이맘때가 가장 아름답고 청정하고 신록 푸른
그럼서 신선한 먹거리도 풍부한 계절이지요 엄마를 보고 돌아오는길 그 심정 까지도 절절히
공감 가는글
나중 꼭 꿈 이루시길 바래요~12. ㆍ
'20.5.17 9:11 PM (211.109.xxx.163)진심 부럽네요
전 고3때 엄마가 돌아가셔서ㅠㅠ13. ‥
'20.5.17 9:19 PM (122.36.xxx.160)아름다운 곳에서 자라셨군요‥ 친정어머니의 사랑과 아름다운 고향이 인생에 꽃장식과 같네요‥저도 전원생활을 꿈꾸는데 현실이 그렇질 못해서 아쉬워요‥오늘따라 비그친 뒤라서 참 청명하네요‥
14. 그 마음
'20.5.17 9:32 PM (175.117.xxx.71)저도 집 떠나고
30여년 동안 같은 꿈을 꾸었어요
고향집에 갔다가 직장이 있는 도시로 돌아가야 하는데
돌아가기 싫어 미적거리다가 시외버스를 놓쳤어요
어두운 들판을 헤메며 돌아가지도 머무르지도 못 해서 어찌 할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꿈을 30년동안 꾸었어요
고향에서 산 세월보다 도시에서 산 시간이 더 길어지니
언젠가부터는 괜찮아졌어요
내가 이별과 상실을 많이 힘들어하는 사람인가 보다 생각했어요15. 신록
'20.5.17 9:41 PM (106.102.xxx.55) - 삭제된댓글연한 초록잎들 정말 아름다워요
(참, 조심스럽게, 칠흙은 칠흑입니다)16. 원글
'20.5.17 9:57 PM (124.80.xxx.50)쓸개코님 맞아요 ^^
어제 너무 좋아서 짧은 글을 올렸었지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먼 산 아래로 퍼지는
아침안개를 그저 바라보는 일.
유난히 부산스럽고 시끄러운 새들의 지저귐이
거슬리지 않고 유쾌한 아침.
거기에 찔레꽃 향과 나무잎의 연두빛 냄새만
담아서 내려오는 깨끗한 산바람.
그런 날의 아침에만 받을 수 있는 오월의
축복같아요
저는. 좀 일찍부터 혼자 떨어져 생활했어서
고향이나 시골에 대한 그리움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다 친정아버지는 좀 일찍 돌아가셨고
친정엄마 혼자 시골의 넓은 집에서 힘들게
농사짓고 사시고
세월이 지나고 지나니 엄마였던 엄마가 할머니가 되고
저는 마흔이 넘으니 더 친정엄마가 애틋하고
마음 아프고 그래요
어떤 집은 딸들이 많고 가까이 살아서 자주 오가니
얼마나 좋은지 부럽다는 말씀에
엄마도 딸 하나 더 낳지 왜 하나만 낳았어~하니
그러게...너도 바래고 바래서 겨우 낳은 딸 아니냐고.
아들 셋만 내리 낳고서야 겨우 딸을 얻었다는
엄마가 그리 말씀 하시네요.
코로나때문에 저도 고민하고 고민하다
다녀온 시골이었답니디.
멀리 살다보니 자주 갈수도 없고 겨우 토요일 쉬는날
이어서요
치료제가 나와서 그리운 것을 고민하지 않고
보고 만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17. 원글
'20.5.17 10:21 PM (124.80.xxx.50) - 삭제된댓글철자 실수한 거 올려주셨던 님
글 왜 지우셨어요? 감사해요~
흑을 흙으로 쓴지도 모르고 ..ㅎㅎ
칠흑이라고 알고 쓰고 있었는데도 이렇게
실수할때가 있어요.
알면서도 실수지만 몰라서 쓰는 것도 있다보니
알려주시면 저는 감사해요~^^
글 수정했더니 글이 칸마다 엄청 떨어져서
그거 일일이 고치느라 시간 걸렸네요18. 원글
'20.5.18 12:43 AM (124.80.xxx.50)맞춤법 실수한 거 올려주셨던 님
글 왜 지우셨어요? 감사해요~
흑을 흙으로 쓴지도 모르고 ..ㅎㅎ
칠흑이라고 알고 쓰고 있었는데도 이렇게
실수할때가 있어요.
알면서도 실수지만 몰라서 쓰는 것도 있다보니
알려주시면 저는 감사해요~^^
글 수정했더니 글이 칸마다 엄청 떨어져서
그거 일일이 고치느라 시간 걸렸네요19. 쓸개코
'20.5.18 12:48 AM (121.163.xxx.198)역시 그분이셨군요^^
고운글 잘 읽었습니다.20. 폴링인82
'20.5.18 4:20 AM (118.235.xxx.244) - 삭제된댓글첫댓글님
전 요새 꽃들에게 코를 갖다대고 킁킁거리며 맡다가
진딧물이 두마리나 저한테 붙었더라구요 ㅋ
저도 웃었네요
제.웃음 포인트가 이런 쪽이라
재밌어요21. 좋은 글
'20.5.18 11:38 AM (119.205.xxx.234)글 너무 좋네요~ 마음 힘들 때 다시 보고 싶어요 지우지 마셔요
22. 원글
'20.5.18 12:21 PM (211.36.xxx.126)역시 저는 도시가 그리 잘 맞진 않나봐요
돌아와서 머리가 무겁더라고요
점심 먹고 산책 나왔는데 산책길에
찔레꽃이 좀 피어있는 곳을 지나면서
바람타고 오는 찔레향을 맡으러 가까이 다가갔더니만
주변에 온통 새까만 진딧물이 가득하네요
무서울 정도로 많아서 더이상 다가가긴...
근데 시골 산속에선 이렇게 진딧물을 보지 못했는데
여기 찔레와 수풀 주변엔 진딧물이 왜이렇게
많을까요?
진딧물이 좋아하는 여리고 달콤한 나무들이
많은걸까요?
옆 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려고 갔더니
줄타고 길게 내려온 송충이가 보여서
그냥 왔습니다.
바람이 불어오는데
시골 산바람이 더 그리워 지네요
찔레향 맡고 코에 진딧물 애교점으로 붙이신
어머나님 귀여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