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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잣대

ㄱㄴㄷ 조회수 : 702
작성일 : 2020-05-12 19:16:55
-- 계보의 대물림. (제작사 조/중/동) --

이른바 '진보'인사들에 대해 한국 전통 언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즉 '보수' 인사들에 비해 조금만 흠결이 보여도 죽어라 물어뜯곤 했다.
예컨대 정치자금법 관련해서 시달리다 투신해 목숨을 끊는가 하면, 자녀 입시 개입'설'만 갖고 온 언론을 통해 반 년을 두들겨 맞기도 했다.

반면, '보수'인사들은 어리둥절할 정도로 부드러운 '대우'(?)를 받는다. 이를테면 자원 외교 와중에 천문학적인 돈을 빼돌렸다는 혐의를 받는데두 그냥 대충 넘어가고, 없던 입시를 만들어서 자식을 대학에 들여보냈다는 게 증명됐는데두 얘깃거리 자체가 안 되었다.

어째서 우리 나라엔 이렇게 두 개의 잣대가 있는 것일까? 이건 마치 축구 경기를 하는데 팀별로 다른 2 명의 주심이 경기를 진행하는 것과 같다.
'진보'인사들에게 이 잣대는 매우 타이트하고 가혹하다. 반면 '보수'인사들에겐 자인지 고무줄인지 헤깔릴 정도로 마구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진보'인사들에게 상습적으로 씌워지곤 한 그 프레임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건 결국 돈 문제였다.
한명숙 전 총리에게, 줬다는 사람도 없는 돈을 9억이나 받았다고 우겨대서, 그 '우김'만으로 결국 한 전 총리를 매장시키는 데 성공한 검찰. 그 재판은 정말로 국사 교과서에 나와야 된다. 세계적으로 역사적 순간 중 하나였으니.
대한민국 언론 검찰은, 없는 죄를 있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인 셈이기 때문이다.
약 150년 전, 루이 파스퇴르는 생명의 '자연 발생설'을 부정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는 '죄의 자연 발생'이 가능하다. 검찰과 언론이 손을 잡으면, 이토록 전능에 가까운 이적을 행할 수 있다.

이들은 재판 이전에 이미 한 전 총리에게 도덕적으로 치명타를 입혔었다. 그 전에 논두렁 시계는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심지어 더한 악랄한 프레임은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보상금을 더 받으려고 집단으로 떼를 피운다고 몰고 갔던 일이다. 유가족이 무엇을 하건 "저것들 때문에 세금을 얼마나 더 내야 된다는 거야" 이렇게 떠들었다.

노회찬의 정치자금법 사건이 나오자 조중동은 앞다투어, 그 부인이 전용 운전기사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고, 조국 전 장관 사태가 나오자 그 딸이 포르쉐를 몰고 다닌다며 보도하는 그런 말도 안되는 짓들을 하는데, 그게 모두 면면한 "진보 인사 물먹이기" 계보의 적자 대물림이다.
이제 윤미향과 정의연 기부금 사건으로 그 조중동 제작 계보의 한 페이지를 다시금 화려히 수놓을 생각인가보다.

이런 진보 인사들의 사정과는 달리, '보수'인사들에게 돈은 그런 심각한 의미가 별반 없어 보인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전광훈 목사만 얘기해도 된다. 광화문에 사람들을 모아 놓고 하나님께 바칠 헌금을 거둔다고 하고는, 헌금함에 쌓인 돈을 어따 쓰는지 회계 단 한번도 보여준 적이 없다. 그게 법원이 사실상 정치자금이라고 판단해 구속까지 당했는데 나와서 또 돈을 거두고 다닌다.
김기춘 10만 달러, 허태열 7억원, 유정복 3억원, 홍준표 1억원, 이완구 3천만원.....이런 게 리스트에서 줄줄이 나와 언론에 까여도, 그 주인공들은 무슨 반성, 가책, 투신? 이런 거 절대 없다. 배에 기름을 바른 듯 아주 잘 살고 계시다.

문제는 그 기사를 소비하는 시민들이, 정말로 이런 '보수'인사들한테 높은 도덕적 수준을 별로 요구하지 않는 것같다는 점이다.

어떻게 한국에는 이런 '두 개의' 잣대가 공존할 수 있는 것일까? 다른 저울로 양쪽을 재고 있는 셈이다.

사실은 언론-검찰이 그런 이중 잣대의 구조를 아주 자연스럽게 정착시켜 놨다는 게 사실이겠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어떻게 하든간에, 그저 시민들이 하나의 제대로 된 잣대를 갖고 모든 걸 볼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진보' = 도덕, 양심. 성인. 군자. 그런 거 아니다.

적어도 한국에서 진보란, "상식을 찾는 것"을 말하는 것일 뿐이다. 왜냐하면, 그것조차 단 한번도 제대로 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진실, 정의, 공정, 이런 것들을 말하는 사람들은 먼지 하나 없어야 한다는 관념들을 세상이 공유하기 때문에, 조중동이 노회찬이나 한명숙을 신나게 쥐어 뜯을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을 뿐. 티끌 하나도 없이 흰 백조를 구경하겠다는 게 아니다.

이주혁
IP : 175.214.xxx.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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