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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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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별희 봤어요~ 스포와 의문

... 조회수 : 2,249
작성일 : 2020-05-05 14:43:08
오전 조조로
사람들 몇명 있더라고요,

어려서 볼때 육손이 손자르는것만 보고 무서워서 안봤는데
오늘 제대로 3시간 감상했지요

일단 연기들이 하나같이 최고
장국영 청초한 연기, 공리 아름답지만 제것 챙기는 연기
항우역은 참 남자가 생긴것만 남자지 좀 줏대가 없고 제갈길만 사는 소인배 느낌
장국영 어린 역도 넘넘 잘하고

화려한 화면과 중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스토리 하며 정말 대작입니다.

청데이 인생이 너무 가련합니다.
어려서부터 본인의 성을 부정당한채 역할로서만 자라와서
사내아이로 태어나 ~ 이 가사를 하면서 매를 맞으면서도 끝끝내 주장하다가
마침내 소녀임을 억지로 인정하고 모호한 성정체성으로 키워졌지요.
항우역을 사랑하게 되고
항우는 성인이 되어 기생에 빠져 자기살길 찾고
여시같은 공리의 사사건건 방해에 둘은 떨어지게 되고

그럼에도 청페이는 우아하게 공리를 거절하죠, 눈에 다 보이니까 여우짓이

한번만 남편 살려달라고 그럼 내가 기방으로 돌아가겠다고 눈물로 호소하고
그때문에 일본군들 앞에서 친일의 연극을 하며 항우를 도와줬는데
둘은 보란듯이 정식으로 결혼하고
일본군들 앞에서 청페이는 홀로 남겨졌죠

이리저리 경극 공연과 최상위 권력층의 노리개로 불려다니며 청페이는 아편을 하게 되고

나중에 모두가 배신을 하죠, 일본을 위해 공연했다 하며

특히 문화혁명 시대에 청데이의 후배가 청데이 몰래 우희역을 선점하고 청데이 배신 후 군부에 선배들을 밀고하며 배신할때 와...
본인 살려고 항우는 청데이를 비판하고
참다못한 청데이는 비로소 본인이 당한 이야기들을 하며 소리지르죠

문화의 보존이라는 가치로 인함인지 우희와 항우는 살려두고
밀고한 후배를 처단하고
공리는 자결합니다.

11년 후 항우와 우희는 본인들만의 공연을 하는데
아 비로소 우희가 원하는 경극과 항우와 함께하는 시간이 주어지죠
그런데 공연중 우희가 자결을 합니다. 노랫말의 가사처럼
비로소 우희가 원하는 삶을 살게 되었는데 왜 우희는 자결을 한건가요???

사람들이 경극을 안들어서 둘만의 공연을 하니 삶의 의미가 없어진 것인가요.
끝까지 불행한, 
한번도 제대로 행복한 적 없는 우희의 인생이 너무나도 가련합니다.

영화의 처음부분
경극을 가르치는 스승과 아이들의 모습에도 충격이었어요
그냥 노예부리듯 매찜질로 아이들을 단련시키는 스승의 모습에 비정함을 느끼며
그곳에서 살아남으면 스타가 되는거고 못견디면 그릇이 그것밖에 안되는 거고 철저하게 본인에게 책임을 씌우며
결국 청페이는 살아남아 스타가 되었지만
어려서부터 매찜질에 영문도 모르는 여성으로의 압박에 스스로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강요당하며
만들어진 유혹적인 탈렌트에 이리저리 권력의 노리개감이 된 우희가 너무너무 안되었어요.

처음 말도 제대로 못하는 이빠진 장내관이 어린 소년 청데이를 탐할때 너무너무 충격이었어요.
변태같은 권력압잡이 원대인도 소름끼치고...

명작이고 대작이지만 너무 슬픈 영화입니다.

역사가 발전해서 그런건지 옛시대에는 다들 저렇게 슬픈 운명을 견디며 받아들이며 살았겠지요.

 
IP : 121.165.xxx.164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5.5 3:11 PM (117.111.xxx.122)

    https://youtu.be/d3HwaoRXCds

  • 2. 저는
    '20.5.5 3:20 PM (58.225.xxx.220)

    초반에 아이들 때리는장면이 너무폭력적이라 몸서리치면서 봤어요,게다가 청데이가 당하는 성폭력까지 ㅜㅜ
    잔인하다는 생각에 힘들더군요..

    중국의 혼란스럽던 역사를 살아내야했던 한 사람의 인생이
    슬프고 애처로웠습니다

  • 3. ㅇㅇ
    '20.5.5 3:24 PM (221.154.xxx.186)

    마지막에 자살이 저도 이해가.
    어차피 나이 들었고 병에 걸렸거나
    10년만에 재회.
    사랑하는 이의 품에서 죽고 싶은건가.

  • 4. ..
    '20.5.5 3:27 PM (221.154.xxx.186)

    극심한 공포에 빠져서 주인공이
    공리와 데이를 고발했을때,
    이미 데이는 정신적으로 죽은거나
    다름없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 죽었으나,나중에 죽으나 별차이는 없는거죠.

  • 5. 경극
    '20.5.5 3:41 PM (210.178.xxx.131)

    패왕별희가 우희와 항우 자결로 끝나요. 경극처럼 진짜 자결해버리고 우희로 삶을 끝낸 셈이죠. 둘이 다시 만나 경극하는 것을 저는 그다지 희망으로 보진 않았어요. 자살의 의미는 각자 해석하기 나름인 거 같아요. 오래 전에 봐서 다 기억나지 않지만 장국영 마지막 씬에서 많이 울었던 생각이 나네요

  • 6. 기즈모
    '20.5.5 3:44 PM (123.98.xxx.76)

    모호한 정체성..즉 우희가 데이의 삶 그 자체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남과 동시에 삶도 끝내버렸다? 끝나버렸다고 생각했어요. 비극적인 삶이죠..저도 너무 좋아하는 영화라 원작 소설도 봤는데 원작에선 자살하지 않아요.. 영화의 결말이 데이의 삶의 비극성을 상징적으로 더 확 들어오긴 하죠.

  • 7. 아..
    '20.5.5 4:27 PM (59.18.xxx.56)

    장국영..그의 인생과 겹쳐지며 너무 슬픈 결말이네요..ㅜㅜ 그시절 울면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 8. 제 감상은요
    '20.5.5 8:31 PM (58.148.xxx.122)

    청데이가 경극을 할때 현실과 경극을 구분을 못 지어요.
    나는 남자인데 경극에선 여자역을 맡아. 이게 안되는거죠.
    경극이 더 중요한 현실.
    그래서 패왕을 사랑하고
    중국이든 일본이든 경극을 인정해주면 되고
    경극을 못할때는 아편에 쩔어 살고
    마지막에는 경극의 내용대로 자신의 삶을 경극 속에서 마감하죠.

  • 9. 예전에
    '20.5.5 9:04 PM (211.117.xxx.43)

    극장에서 볼 때는 중국 문화혁명이 뭔지 잘 모르고 봐서
    자아 비판하고 서로 고발하고 이 장면이 잘 이해가 안 갔어요.

    다시 보고 중국 문화혁명에 대해 찾아 보니
    내용이 더 잘 이해 가더라고요.

  • 10. ...
    '20.5.6 2:29 PM (121.165.xxx.164)

    예전님 맞아요 문화혁명등 역사배경 잘 모르니 그런가보다 하는데 알면 더 잘보이겠죠! 이기회에 공부좀 해봐야겠네요^^

    제감상님 청데이가 경극과 현실 동일시 맞아요, 경극 이외의 현실을 경험한게 거의 없으니ㅠㅠ
    근데 왜 그대로 살다가 마지막에 자결을 할까요, 그간 경극 안했을텐데, 마지막에 욱해서 그랬나. 결말이 아쉬워요

    아..님 맞아요 다들 그런생각 한켠에 갖고 있을것 같아요, ㅠㅠ

    기즈모님 아, 소설에선 자살하지 않았군요! 책까지 읽으셨다니 진정한 팬이십니다. 영화 극적장치를 위해서였을까요,,

    경극님 경극에서는 둘의 자살로 끝나는 스토리군요, 극중에 청데이가 한 말이 생각나네요, 우희 자결하고 자기도 우희처럼 희생되는거 아니냐고, 그대로 됐네요, 그 대사가 의미심장한 듯..


    ..님 오 항우역이 본인 살려고 문화혁명에서 청데이 비판할 때 데이 이미 죽은거나 다름없다. 오 신선한 해석이시네요, 맞아요 연이은 배신과 못볼꼴로 점점 그렇게 되어가고 있던건가봐요. 그래도 자결은 넘 슬프네요

    ㅇㅇ님 맞아요, 저도 여전히 이해가 안가요. 그래도 너무나 황폐했던 청데이의 삶을 생각하면 생을 더 이을 이유를 못찾은거였나 싶기도 해요, 경극마저도 침체기니 본인도 살아있을 이유를 못찾은것 같기도 하네요

    저는님이 느끼시는 부분 영화 전체로 제가 느낀 감상입니다. 인격 없는 시대. 너무 슬픈 영화에요

    첫댓님 좋은 링크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찬찬히 볼게요!

    이렇게 감상을 나누다보니 영화에대한 이해도 더 깊어지고 결말도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다들 깊이있는 감상과 의견 감사드립니다!

  • 11. 거너스
    '20.5.7 11:52 PM (14.138.xxx.13)

    반가워서 덧글남겨요 저도 오늘 다시 봤거든요
    쥬샨 자결할때 이미 그들셋은 죽은거구요
    안만난게 11년 경극한게 23년만이랬나?
    데이는 햇수를 정확히 기억하더라구요 마치 기다렸던 사람처럼요
    무대에서 죽겠다고 오래 결심했던듯 보였구요
    사내로 태어나라고 대사를 하고 자결
    모호한 정체성을 버리는순간 본연의 두지로 돌아오고
    그래서 샬루가 웃는것같았어요 두지라고 부르면서요
    결국 그렇게 우희로 죽으면서 평생 여기저기 휘둘렸던인생
    본인이 결정한 인생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산 느낌 자결이라는 방법으로요
    정말 너무 여운이남고 데이가 너무 가련해서 계속 생각납니다 ㅜㅜ

  • 12. ...
    '20.5.8 4:24 PM (121.165.xxx.164)

    오~ 해석이 좋으시네요, 사내로 태어나고 이야기 한 후 자결했지요
    우희를 죽인건가봐요 ㅠㅠ 참 가슴아픈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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