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뚝뚝하고 짠돌이인 남편인데
이거 하나는 정말 제가 감탄한게 있어서 소심하게 자랑해봅니다.
지난 일요일 어버이날 미리 챙긴다고
지방 시댁 가는 길인데 저희가 좀 미적거리다 음식점 예약시간에
늦을거 같은 시간이었어요.
휴게소도 짧게 커피만 사가지고 나오는 길이었는데
출발하고 나니 아이가 휴대폰을 화장실에 놔뒀다고 하더라고요.
남편 소리 한번 지르지 않고 조용히 차돌리더라고요.
거의 1시간을 돌아서 다시 휴게소에 도착할 쯤
아이가 휴대폰 차바닥에 미끄러진 걸 찾았대요.
다시 돌아가기때문에 거의 2시간 정도가 늦은 상태
조용히 다시 시댁에 전화 드리라고 하고 운전.
솔직히 화장실에 놔두고 왔다는 거 듣는 순간
전 소리소리 지르고 등짝 후려치고 싶은 걸
남편이 아무소리 하지 않길래
저도 이성적으로 너 물건 왜 안챙기냐고 조용히 잔소리 하게 되더라고요.
저도 몇번 집에 휴대폰 놔두고 와서 남편이 차 돌린적이 있어서 ㅠㅠ
그때도 조용히 차돌려주고 저 출발할때마다 휴대폰 챙겼나 뭐 빠뜨린거 없냐라고
챙기가만 챙겨주거든요.
바닥에 떨어뜨린거 아는 순간
저는 욱 해서 잔소리 했지만 남편은 여전히 조용히 차돌려서 시댁으로
그리고 아이한테 다음부터는 작은 가방이라도 가지고 다니면
휴대폰 빠뜨릴 일 없겠다..... 그렇게 할래?
그러더라고요.
약간 다혈질인데 남편이 조용하고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사는 모습에서 같이 살다보니
저 역시 조금은 이성을 가지고 살게 되더라고요.
그 덕분에 회사생활이나 인간관계에 꽤 도움이 되었구요.
대신 단점은 큰 칭찬이나 뭐 낯간지러운 말은 평생 못들어봤다는거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