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오른 이낙연, 추락한 황교안.'
21대 총선 직후 나온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를 요약한 문장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지난 20~24일 성인 2552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지지율은 40.2%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11개월 연속 1위 수성이자 역대 최고치다.
미통당 황교안 전 대표는 총선 참패만큼 처참한 현실에 직면했다. 지지율 6%에 그쳐 이재명 경기도지사(14.4%)
와 홍준표 전 자한당 대표(7.6%)에게 밀린 4위로 추락했다. 지난해 초 정계에 입문한 황 전 대표는 보수 진영에서
이낙연 전 총리의 유일한 대항마였다.
총선이 끝나자 그에 대한 기대가 너무나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총선 결과만으로 극적인 지지율 변화를 설명하기 어렵다. 총선 국면에서 두 사람은 정반대 행보를 보여줬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정치 지도자로서 역량 차이가 민심 변화를 불러왔다.
이낙연 전 총리는 책임과 신뢰의 정치를 보여준 반면, 황 전 대표는 불신과 반목의 정치를 극복하지 못했다.
호남에서 정치 기반을 다진 이낙연 전 총리의 종로 출마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대선주자 1위를 굳건히 지켰으나, 종로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낙연 전 총리는
당의 요청에 따라 상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전면에 나섰다. 전국을 돌며 민주당 후보들의 지원 유세에
나섰고, 40여명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황 전 대표는 김형오 전 의장(새누리 공청윈원장)을 끝까지 신뢰하지 못했다.
선거 직전 차명진 후보에 대한 우유부단한 모습 역시 지지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영입도 뒤늦게 이뤄지면서 종로 유세에 집중하기 위한 모양새로 비춰졌다.
결과적으로 김종인 카드는 전투(종로)와 전쟁(총선) 모두에서 효과적인 무기가 아니었다.
오히려 총선 참패 이후 당내 갈등을 키우는 기폭제로 남았다.
황 전 대표는 총선 참패 직후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며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가 총선 과정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드러냈던 순간이다. 과연 그의 정계 복귀는 이뤄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