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먹고 오랜 전업에 경력단절에, 가진 자격증은 없고... 대학나와서 전공살린건 결혼하기전 몇년뿐...
제게 대학 타이틀은, 결혼하기좋게 포장한 포장지 역할만 했네요.
이렇게 경력도 없고 시간만 흘러가서 나이먹고 속물이 되어서, 능력은 쥐뿔도 없고, 가진것도 없는 주제에 일에 귀천을 따지고 자존심만 세우는 사람이 되어버렸네요.
나이 50이 다되어 취업을 했고, 생산직에 들어갔다 운좋게 사무직으로 발탁되면서 24시간 1년 365일 기계 쉬는날 없이 돌아가는 회사다보니...
사무직이라도 3교대로 야간업무까지 봐야하는일이지만, 타지역은 모르겠지만 살고 있는 이동네에선 이름들으면 그래도 아 ~~~그정도 규모면 그럭저럭 중소업체 정도는 되는구나~
그런 회사에서 직함 타이틀 달고, 사무직으로 일을 하고 있으니 나름 자존감도 생기고 뿌듯하더라구요.
(처음 생산직 들어가선, 대학나와도 능력없고 나이만 먹으니 결국은 할수 있는게 이것뿐이구나 싶어서 많이 서글펐답니다.사실은 그 생산직 자리에 취업을 한것도 감지덕지인데도 말이죠.)
50이 넘은 이나이에 저런 직함주고 사무직으로 쓰는 이유는..
거의 최저임금수준에 야간수당을 얹어주는 조건이니 한달 세후 220정도의 박봉이라는것..
그래도 요즘 같은때에 저리 취업해서 돈을 번다는게 참 좋더라구요.
좋은게 있으면 나쁜것도 있다고....
야간업무를 자주하게되니, 아무래도 몸에 무리도 오는편이고, 명절에 당직 근무가 부지기수에.. 야간 업무를 하고 나면 심신이 지쳐서 쉬는날이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꼼짝도 못한다거나.
휴무일이 야간 업무 다음날이니 이일을 하고 부턴 시댁에 소홀해질수 밖에 없어진다는것....
처음엔 동서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고....
시누이들이 차라리 식당에 취업을 하거나 요양병원에 취업을 하던가 하는게 어떻겠냐고 타진을 하네요.
늦은 취업에, 생산직으로 들어가서 사무직으로 변경되어 한껏 텐션이 올라가 있던 제겐 그 제안들이 참으로 모욕적으로 느껴지더랍니다.
그런데 이젠 남편도 차라리 마트케셔를 하라네요.
야간업무하고 나서 힘들어하는게 보기싫고, 휴무라고 해도 야간을 하고나온뒤니 어딜(남편 속마음은 시댁이겠죠)가는것도 쉽지 않다면서요.
마트케셔 업무도 어디 함부로 할수나 있답니까. 알고는 있어요, 마트케셔를 무시하는건 아니구요...
그렇치만 나름 직업부심에 한껏 텐션이 오른 저는 웬지 모르게 그 제안이 모욕적으로 느껴져서 남편이랑 한바탕 하고 나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