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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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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40대 조회수 : 4,953
작성일 : 2020-04-27 16:45:24

뱃살이 늘어나고, 주름이 생기고, 흰머리가 늘고, 관절이 전 같지 않은 게 아니라..
정확히는 '답답한 사람', '꼰대' 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랄까요.

지금까지 쉬지 않고 일하고 있는 40대 싱글입니다.
원래 성격도 느긋한 편은 아니고, 일하는 환경도 그렇고
빠르고 정확하게... 라는 모드로 계속 살게 되는 것 같아요.

독신 싱글이고,
회사 업무 뿐 아니라, 집안 일은 물론 살면서 처리해야할 일에 있어서
크게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잘 해결하고 삽니다.
혼자 할 건 혼자 하고, 돈으로 할 건 돈으로 하고.
지인들이 넌 등 긁을 때 빼고 다른 사람이 필요 없을 것 같다고..

언젠가, 나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시간이 올까.. 막연히 두렵습니다.
신체적으로가 아니라 내 머리와 사고력이요.
세월이 흐르면, 흔히 말하는 이 '총기' 가 사라질까요.

무인계산대 앞에서 계산을 하지 못해서 버벅 거리거나,
은행 어플을 잘 쓸 줄 몰라서 은행 창구를 찾게 된다거나,
집에 날아온 고지서를 이해하지 못해서 때를 놓쳐버린다거나,
보일러 사용법을 정확히 몰라서 쩔쩔 맨다거나..

한마디로 사지 멀쩡한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나도 될까...?

내가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분명 나를 이렇게 키워낸 내 부모님이
그렇게 변해가서, 이제는 내가 '보호자' 가 된 것처럼 나도 그렇게 될까.
스마트폰까지는 잘 썼지만, 20년 30년 후에 나오는 로봇은 몰라서 버벅일까..

그리고,
지금은 복잡하고 머리아픈 스릴러나, 뭔가 곱씹게 되는 예술영화를 좋아하는데
언젠가는 나도 아침드라마나, 주말연속극을 최애로 꼽게 될까...
센스있고 예의있는 토론이 아닌, 내 고집만 세우고 내가 맞아 라떼는~ 만 외치게 될까...

한편으로는
이런 모든 것들에 대해서, '생물학적 노화'는 그저 핑계일 뿐이라고 마음을 다짐할 때도 있지만
내 의지만으로 거스를 수 없는 무언가도 분명 있겠죠.

어떤 중년이, 어떤 노년이 되어갈지, 설레임보다는 아직도 두렵네요..

IP : 221.140.xxx.139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4.27 4:57 PM (61.255.xxx.135)

    저 60 이제 들어섰는데
    기억력 감퇴는 좀 되었고 판단력은 더 좋습니다
    젊은이들에 대해 이해도 좋고요
    70이상 되면 저도 알 수 없지만 너무 걱정마세요. 이제 40대인데 뭘요

  • 2. 원글
    '20.4.27 5:00 PM (210.94.xxx.89)

    윗님 감사해요.
    '난 안 그래, 나이먹는다고 다 그러지 않아..'
    아마 그 말이 듣고 싶었나봐요..

    인생에 대한 팁~ 좀 공유해주세요

  • 3. ㅁㅁ
    '20.4.27 5:02 PM (175.223.xxx.130) - 삭제된댓글

    거꾸로 알고 계심 ㅠㅠ
    정신 명료인데 내 몸이 내맘대로 안돼
    밥 떠 넣어주고 기저기 맡기고
    그게 얼마나 비참인건지

  • 4. 크리스티나7
    '20.4.27 5:03 PM (121.165.xxx.46)

    나이들어 좋은점도 나름 있어요.
    인생을 관조하고 서두르지 않으며
    그릇된 판단하지 않으며
    유혹에 빠지지 않아요.

  • 5. ㅠㅠ
    '20.4.27 5:21 PM (175.223.xxx.40)

    저도 40살 싱글인데
    전 프리랜서 12년차라서
    완전 고립된 인생을 살고 있거든요.

    전 벌써 많이 뒤쳐졌어요.
    일단 스마트폰도 사용시작한지 몇년 안됐고
    카톡도 안깔았고
    각종 앱도 하나도 안깔렸어요.
    은행업무도 인터넷뱅킹으로만하고..

    와이파이설치 하는것도 몰라서
    폰 데이터 쓰고..

    제 직업의 다른 사람들은
    맥이나 신티크로 작업하는데
    전 쓸줄 몰라서 그냥 삼성 데스크탑만 주구장창 쓰고
    노트북이나 아이패드도 한번도 안써봤고...

  • 6.
    '20.4.27 5:26 PM (58.140.xxx.13)

    나이가 들어가니 돌아가신 시어머니도 이해하게되고..

    자식들도 크니 자기인생에 바쁘고 .
    .

    자식들 도움안받고 잘살다가 가는게 소원입니다

  • 7. 원글
    '20.4.27 5:35 PM (210.94.xxx.89)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생기면, 어쩔 수 없겠죠.
    그래서 돈 벌어놔야하는 거고.
    내가 내 세금 잘 관리하도록 감시해야하는거고.

    전 요양병원의 노인들 거부감 없어요. 간병도 했었고..
    광화문에 태극기 휘두르는 노년이 되는게 500배는 더 두렵습니다.

    길을 물어보는 건 두렵지 않지만,
    알려준 길도 못 찾을까 두려운.

  • 8. menopause
    '20.4.27 5:38 PM (112.214.xxx.67) - 삭제된댓글

    50대 중반 넘어가고 있는데요. 제가 요즘 새로 느끼는 것은 남에게 배우고 귀 기울이는 태도입니다. 나름 열심히 꾸역꾸역 사회생활 하면서 살다보니, 활동과 성취가 누적될수록, 나도 모르게 어느새, 젊은 날의 이런 능력을 잃어버렸더라고요. 내가 알아서 상황 판단하고 일 나누고 시키고 평가하는 능력이 대신 장착되면서 말이지요. 그래서 은퇴 후를 잘 살려면 정말이지 인생 새내기의 자세를 갖춰야 하겠다고 스스로 세뇌하고 있어요. (은퇴를 기다리며ㅠㅠ)

  • 9. ..
    '20.4.27 5:39 PM (14.37.xxx.243)

    그래도 님처럼 이런 생각이라도 하시는 분들은 현실에서 꼰대가 아니라 어르신으로 나이 드실겁니다 나이가 벼슬이고 대장인 사람들이 꼰대소리 듣죠 저도 나이를 먹다보니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해요 이게 내의지랑 상관없이 내몸이 내생각이 흘러가는 부분이 일정 있거든요 생각이 많아지죠 어떻게 나이를 먹어야 할것인가를..

  • 10. ...
    '20.4.27 5:39 PM (175.223.xxx.173) - 삭제된댓글

    50대. 아직은 총기 멀쩡하고 스마트 기기 아이들 못지않게 잘 다루고 운동 열심히 해서 아픈데 없고~
    늙어간다는 것은 환영할 일은 아니지만, 세상 공평한 일인 것 같아요. 그 나이 1년 365일씩만 정확히 살잖아요.
    누군 하루 더 사는 것도 아니고...
    운명에 따라 몇살에 죽느냐가 문제인 거죠.
    사는 동안은 공평하니 그 나이에 맞게 잘 살아가면 되는 것 같아요.
    반백년 이상 살고 보니 어느 정도 세상도 알고 경제력도 생겨 편안하고 참 좋은 나이네요.
    20대 때 50을 보며 무슨 재미로 살까 했었는데 이 나이가 참 좋아요.

  • 11. menopause
    '20.4.27 5:40 PM (112.214.xxx.67)

    50대 중반 넘어가고 있는데요. 제가 요즘 새로 느끼는 것은 남에게 배우고 귀 기울이는 태도를 다시 배워야겠다는 것입니다. 나름 열심히 꾸역꾸역 사회생활 하면서 살다보니, 활동과 성취가 누적될수록, 나도 모르게 어느새, 젊은 날의 이런 능력을 잃어버렸더라고요. 내가 알아서 상황 판단하고 일 나누고 시키고 평가하는 능력이 대신 장착되면서 말이지요. 그래서 은퇴 후를 잘 살려면 정말이지 인생 새내기의 자세를 갖춰야 하겠다고 스스로 세뇌하고 있어요. (은퇴를 기다리며ㅠㅠ)

  • 12. 원글
    '20.4.27 5:45 PM (210.94.xxx.89)

    남에게 베우고 귀 기울이는 태도... 이게 키일 것 같네요.

    나이먹고 있구나.. 그렇게 꼰대같던 상사가 어느 순간 측은해지고
    똘똘한 후배가 부럽고 배워야지 하다가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지는.

    14.37 님 맞아요.. 꼰대가 아니라 언니로 선배로 늙고 싶은..
    그러면서도 철 없단 소린 또 좀 싫을 것 같은...?

    아직은 좀 더 외적인 것에 신경써도 되지 않냐..는 말도 듣긴 하는데
    인생 껍데기가 뭐가 중하누... 라서.

  • 13. 겨우
    '20.4.27 6:22 PM (175.211.xxx.106)

    40대밖에 안됐는데 눍었다고 생각하는것 자체가
    당신을 노화하게 만드는거예요.
    딴나라 얘기해서 좀 그렇지만
    유럽에선 여자의 최고 나이를 40대라고들 해요.
    정신적,육체적으로 여성미의 최고조의 성숙미라고.
    우리나라도 티비보면 그런 시대가 왔잖아요?
    꼰대스럽지만 않아도 중간은 됩니다^^

  • 14. 두렵지요.
    '20.4.27 6:24 PM (175.194.xxx.191) - 삭제된댓글

    신체적으로 떨어지면 머리와 사고력도 따라가지
    몸과 머리가 따로 노는법은 없어요.

    드라마는 늙었다고 보는게 아니고
    젊어서 드라마 보던사람이 늙어서도 보는거고

    자신이 보기엔 사지 멀쩡해보여도
    젊은사람들 눈에는 그냥 도와주어야할 노인임.

    가는세월 막을수가 있나요. 세월 이기는 장사 없고..

  • 15. ㅇㅇ
    '20.4.27 6:31 PM (121.130.xxx.111)

    저랑 아주 똑같네요.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니 걱정이 돼요. 뭐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할 치매만 피하고싶지만 그것도 선택이 아니니. 제가 생각한건 1) 기부 유언장 공증받기. 2) 70이후엔 물건 관계 다 간소화시키기. 차 없애기 3) 정보와 신간을 다양하게 읽어 한소리 맨날 똑같이 안하도록 새로운 시대 받아들이기 4) 요양원 안가고 내집에서 일하다 쓰러져 죽을수있게 스트레칭하고 늘 바지런히 몸 움직여 텃밭가꾸기

  • 16. 원글
    '20.4.27 6:40 PM (210.94.xxx.89)

    ㅇㅇ 님 처지가 비슷하면 생각도 비슷한가봐요 ㅎㅎㅎㅎ

    아 근데 4) 는 좀 넘 슬프다. 우리 죽을 때까지 일해야해요? ㅋ
    요양원이 어때서요.
    나중에는 괜찮은 실버타운들도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를 좀 해보고 있어요.

    겨우..님 저는 제가 '늙었다고' 하진 않았는데요...

  • 17. 그게
    '20.4.27 6:50 PM (14.138.xxx.36)

    50 향해가고 기억력 완전 감퇴되서 깜짝 놀라고요. 총기 떨어지고.
    무엇보다 다쳐서 목발 집고 다녔는데.. 허.. 힘들더라구요.

  • 18. ...
    '20.4.27 7:09 PM (27.100.xxx.92)

    그 정도는 괜찮아요

  • 19. abedules
    '20.4.27 11:13 PM (152.171.xxx.222)

    저도 자주 자주 깜빡거려서 나이들면 누구 도움 필요할까 걱정입니다. 저도 자녀없는 부부인지라.

  • 20.
    '20.4.27 11:36 PM (61.74.xxx.64)

    늙어간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비슷한 고민이 시작되고 있어요. 현명하고 건강하게 독립적으로 늙어갈 수 있도록 매일 다각도로 노력하려고 합니다.

  • 21. 자끄라깡
    '20.4.27 11:45 PM (14.38.xxx.196)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여기저기 아파오는게 무서워요.
    무릎도 아프고 눈도 잘 안보이고
    협업이 안돼서리 씹고 삼키는걸 동시에 하는 에러발생.
    예전에는 계단 3칸씩 뛰어 내려갔는데
    스텝이 꼬여 한칸씩도 불안하하는 나를 발견
    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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