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유시민이사장을 위한변명

김빙삼 조회수 : 1,427
작성일 : 2020-04-18 21:37:39


자주 쓰는비유이긴 한데, 만약 누군가가 그 크고 푸르른 대청호에 각설탕을 하나 떨어뜨린다면 대청호의 물은 설탕물일까, 아닐까? 설탕물의 정의가 설탕을 섞은 물이라고 한다면 대청호의 그 물은 설탕물이 아닐까? 분명 설탕이 물에 섞이는걸 확인했는데.
또 아프리카의 어떤 원시 부족은 숫자를 둘 까지 밖에 세지 못한다고 한다. 하나, 둘, 그리고 많다. 이렇게 세개의 숫자만 가지고 살아 간다고 한다.
우리는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숫자를 배우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배우게 되는 것이 "다음 중 큰 수는?"이라는 물음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2와 5중에 큰 수가 어떤 수인지를 묻지만, 고학년이 되면 2.5와 7/3 중에 어떤 수가 큰지를 묻게 되고 나중에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게되면 로그와 미분 값, 심지어 3차 방정식의 해 중에 큰 것을 묻기도 한다. 그만큼 세상을 살다 보면 '비교'를 해야 할 일이 많고, 또 중요하기 때문에 훈련을 시키는것인지 모른다.
아프리카의 원주민은 그저 3개로 구분 되는 숫자만을 가지고도 살아가는데 큰 지장이 없을 수 있을지 몰라도 오늘날 우리는 그렇지 않다. 물론 그렇지 않다고 해서 우리가 항상 '비교'를 잘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아니다. 당장 대청호를 설탕물로 바꾸기 위해서 얼마만큼의 설탕을 투하하여야 하는지 금방 상상하기 힘들다. 더구나 일어나지 않은 일을 가정해서 비교해야 한다면 그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21대 총선이 여당 압승이라는 기분좋은 결과로 끝난 가운데, 뜬금없이 유시민이사장이 앞으로 정치 평론은 하지 않겠다는 폭탄과도 같은 선언을 해서 많은 사람들이 적잖이 놀랐다. 그 이유가 어이없게도(?) 선거 며칠 전 유이사장인 개인적인 선거 판세 분석을 유투브에서 잠깐 언급한 것을 가지고 야당 선거대책본부에서 약간 각색해서 '여당의 오만함'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보수 언론에서 이를 대거 받아 쓰는 바람에 '여당 심판론'이 발동해서 이길 수 있는 지역을 뺏기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고 탓한다는 것이다. 특히 부산 지역에서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분위기가 좋아서 지난 총선 때 얻었던 5석보다 훨씬 늘어난 의석을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2석으로 3석이 줄어들었는데 이게 바로 유시민이사장의 그 '180석'발언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산 지역에서 여당이 석패한 지역구를 아까운 순서대로 3군데를 찾아보니 순서대로 , 부산진갑(3.5% 패), 기장(5.2% 패), 영도(6.0%)이다. 즉, 만약 부산에서 역풍이 불지 않아 원래 기대했던대로 까지는 아니더라도 지난 번 의석 정도만 얻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 세군데를 승리했어야 했다는 말이다. 만약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분위기가 좋아서 이기고 있었는데 역전된 것이라면 유 이사장의 발언 때문에 최소한 6.0%, '이기고 있었다'란 표현의 최소치로서 1% 정도 앞서고 있었는데 역전당한 것이라면 적어도 '7%'정도의 지지가 유이사장의 발언 때문에 뒤집어진 것이란 뜻이 된다.
7%, 민주당 지지자의 3.5%가 전부 미래통합당으로 지지를 바꿨어야 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유이사장의 그 발언이 담기 유투브가 부산 지역에만 방송된 것도 아니고, 또 그걸 각색해서 퍼뜨린 보수 신문도 부산 지역에만 배포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전국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졌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런 현상이 부산에서만 일어났을 리도 없다. 즉, 이번 선거 결과에는 선거 막판에 민주당 지지에서 미통당 지지로 돌아선 유권자가 각 선거구 별로 평균적으로 3.5% 있었다고 봐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만약 3.5%의 유권자가 이동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어떻게 되는 지를 살펴 봤다. 즉, 이번 민주당의 지역구 163석은 유이사장의 발언 때문에 3.5%의 지지자를 뺏긴 결과일 뿐이고, 그렇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대충만 살펴보더라도 서울에서는 용산, 송파갑, 송파을, 인천에서는 중구강화옹진, 동미추홀, 경기에서는 평택을, 성남분당갑, 충청에서는 공주부여청양, 보령서천, 아산갑, 강원에서는 강릉 등 최소한 11석 이상을 더 얻었어야 한다. 즉, 원래 민주당은 지역구에서만 최소한 175석을 얻을 수 있었다는 주장과 같다.

만약에 민주당 내부 조사 어디 한군데서라도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175석을 얻을 수 있었다는 내부 문건이 나온다면 이 주장을 믿어주겠다. 하지만 만약에 선거 전 민주당의 내부 분석이 지역구 164석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다면 유시민이사장의 180석 발언은 원래 민주당 지지자들이 '민주당의 오만함'에 야당 지지로 돌아선 것이 아니라 야당 지지자들이 대세에 따르기 위해 '민주당 지지'로 돌아선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아를 두고 박형준 미래통합당 선거대책 본부장은 마치 자기가 유시민 이사장의 이 발언을 이용해서 잘 써먹었다는듯이 얘기했다는데, 이건 바보나 할 수 았는 자랑에 다름 아니다. 민주당은 유시민이사장을 탓할 것이 아니라 고마워서 절을 해도 모자랄 지경이란 걸 알아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유시민이사장이 더 이상 정치 평론을 하지 않겠다는 그 마음 십분 이해한다, 그리고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가지 가슴 졸였을 그 심정 백번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중등 교육을 제대로 바친 정도의 학습 능력이라면 이 선거 결과를 얻기 위해 투입되는 수만, 수백만, 수억의 정보량에 유이사장의 발언 하나는 대청호에 빠뜨린 각설탕 하나만도 못하다는 것즘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정말로 큰 산이었던 21대 총선을 가볍게 넘어섰기 때문에 다음 대통령 선거가 본격 시작되기 전까지 한 일년 정도 시간이 있으니 유시민이사장님은 그동안 정치 평론 따위(?) 잊어 버리시고 휴식도 취하시고 생업(?)이신 글쓰기도 많이 많이 해주시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유시민이사장님과 같은 중학교 출신이어서 편든다고 쓴 글이 아님을 명확히 밝혀 둡니다.)

김빙삼
IP : 223.62.xxx.72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참말로
    '20.4.18 9:39 PM (221.143.xxx.25)

    고만 좀 하라는데 어쩜 이렇게 올려대나요

  • 2. ?
    '20.4.18 9:40 PM (39.115.xxx.181) - 삭제된댓글

    변명을 왜 해요?
    아무 잘못 한 게 없는데.
    그냥 푹 쉬게 냅두는게 도와주는거.

  • 3. 패딩턴
    '20.4.18 9:40 PM (121.128.xxx.42)

    근디 유옹의발언은 그자신의 말처럼 너무 파장이 큽니다
    99번 잘해도1번잘못하면 안된다구 본인도 마지막 방송서 말했어요
    또 분란 일으키고 떠나네요
    배웅잘하려던 맘, 상하게 하네요

  • 4. 항상
    '20.4.18 9:42 PM (222.104.xxx.175)

    언제나

    유이사장님 믿고 응원합니다!!!

  • 5. #고마와요 유시민
    '20.4.18 9:43 PM (218.236.xxx.162)

    김빙삼옹 이렇게 글 길게 쓰는 것 오랫만이네요

  • 6. 제가
    '20.4.18 9:46 PM (211.193.xxx.134)

    이야기 했다면 각설탕 하나보다 작겠지만
    유시민님이 각설탕 하나라니 그건 정말 웃기는 이야깁니다

  • 7. 쓸개코
    '20.4.18 9:46 PM (218.148.xxx.86)

    빙삼옹이 농담끼 빼고 글 쓰는거 처음 봅니다.
    언젠간 꼭 존재감 나타내주길 바라요.

  • 8. 원래
    '20.4.18 9:48 PM (211.193.xxx.134)

    글이
    변명할 때는 길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각설탕 하나는 아무 효과도 없는 변명입니다
    어찌 평소와 이렇게 다른지 이해가 안되네요

  • 9. ...
    '20.4.18 9:52 PM (122.36.xxx.170) - 삭제된댓글

    김빙삼옹 리스펙!!!

  • 10. ...
    '20.4.18 9:54 PM (218.236.xxx.162)

    유시민 이사장이 일일이 따지지않겠다고 한 것
    빙삼옹이 대신 분석해봤나보네요

    김빙삼옹 리스펙!!! 222

  • 11. lsr60
    '20.4.18 9:57 PM (168.126.xxx.50)

    김빔삼옹이 이렇게 긴글을? ^^

  • 12.
    '20.4.18 10:35 PM (223.62.xxx.148) - 삭제된댓글

    뭐야. 변명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닥치고 유시민 귀하다

  • 13. ...
    '20.4.18 11:10 PM (122.44.xxx.50)

    문프 지지자들이 진짜 화난건 180석 언급 때문이 아님
    마지막에 이재명 언급해서 오늘 기사난게 한두개가 아니예요
    레알 빅똥임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72963 화재보험 어느 회사가 좋을까요? 1 .. 2020/05/07 817
1072962 전 회사에서 원천징수 금액을 잘못 신고 3 머리찌끗 2020/05/07 1,206
1072961 지하철 수십년에 오늘 처음 본 아주머니, 신박하다는 말. 4 별 사람 다.. 2020/05/07 3,182
1072960 김태년 의원 원내 대표 당선 (내용무) 17 원내대표 2020/05/07 1,852
1072959 사불 현빈역을 하정우가 했음 어땠을까요 26 . . . 2020/05/07 3,504
1072958 대나무돗자리 쓰레기봉투에 버려도 되나요 1 쓰레기 2020/05/07 4,789
1072957 소비자보호원에 유해물질 테스트 신청할 수도 있나요? ... 2020/05/07 320
1072956 키 2m 남자바지 사고 싶어요 12 쇼핑이 힘들.. 2020/05/07 1,887
1072955 설민*삼국지 초3이 읽어도 될까요 4 2020/05/07 1,033
1072954 서울집값이 살짝 오르는것같아요 25 무주택10년.. 2020/05/07 5,099
1072953 정교수님 재판중간정리 9 ㄱㄴ 2020/05/07 1,195
1072952 문대통령 따라서 저희집도 재난지원금 기부에 동참합니다 19 기부동참 2020/05/07 2,533
1072951 마스크 답답해서 입벌려 숨쉬면 냄새나요. 다른 분들도 그러시나.. 5 마스크 94.. 2020/05/07 2,585
1072950 깜깜한 터날에 있는 기분 (feat.사주) 9 저도 2020/05/07 1,833
1072949 이 불안 2 비즈 2020/05/07 855
1072948 인천시는 광고비 0원쓰는거같아요. 4 ㅇㅇ 2020/05/07 882
1072947 영어가 너무 안되는 아들때문에 8 고민입니다... 2020/05/07 2,339
1072946 집값 어마무시하게 올랐네요 ㄷㄷ 38 .. 2020/05/07 18,023
1072945 남편이 영화 라라랜드를 좋아합니다. 21 ㅇㅇ 2020/05/07 3,446
1072944 보험권유 전화 한방에 떨칠 수 있게 됐어요. 11 보험권유 2020/05/07 3,879
1072943 친정엄마 감정선때문에 기념일 편한적이 없어요 14 ... 2020/05/07 4,215
1072942 서울 한복판에 놀고있는 1만평 땅 근황.JPG 13 매국노윤덕영.. 2020/05/07 3,435
1072941 요즘 사시출신 로스쿨출신 차이가 없죠? 3 ㅇㅇ 2020/05/07 1,732
1072940 댓글명언 : 나이들수록 교양이 경쟁력이다 14 . . . .. 2020/05/07 5,064
1072939 자식들 사이가 좋아서 좋아요 9 들들맘 2020/05/07 2,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