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수락 여부를 확답하진 않았지만, 비공식적으로 지도부에 여러 ‘조건’을 제시했다고 한다. ‘당이 변화할 의지가 있는지, 왜 비대위를 꾸려야 하는지 등에 대해 당내 이야기를 들어 보고 다시 오라’는 것과 ‘비대위원장을 하게 되면 최소한 연말까지는 당을 맡겨 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비대위원장 취임ㆍ수행 과정에서 발생할 갈등의 소지를 미리 제거해 달라는 뜻으로,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수락을 사실상 결심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통합당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이 연말 임기 보장을 요구한 건 ‘위기관리형 임시 지도자’에 자신의 역할을 한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김 전 위원장 측근도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조기 전당대회가 열리는 5, 6월까지만 당을 이끄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했다. 이를 놓고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이상의 ‘큰 꿈’을 품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