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 의원님보다 당신 아버지가 더 맘에 듭니다.

../.. 조회수 : 1,967
작성일 : 2020-04-12 21:10:13
[펌]

<불효자>

일요일이라 아침 일찍 욱수골로 갔습니다. 나지막한 야산인데 원점 회귀형이라 평일에도 등산객이 많이 다니십니다. 욱수골은 원래 아버님 구역입니다. 어제부터 오던 비가 여전히 내려서 오늘은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도 아버님이랑 한참 같이 서 있었습니다.

아버님은 원래 공군이셨습니다. 사병으로 입대해 중령까지 진급했습니다. 그러나 운동권 아들 때문에 진급 길이 막히면서 끝내 군문(軍門)을 나서야 했습니다.

군포엔 수리산이 있습니다. 2000년 첫 선거에서 이긴 후, 뒤늦게 들은 소문입니다. 어느 날부터 수수한 행색의 노인네가 아파트 단지 뒤에서 수리산으로 연결되는 길목에 나와서 지나가는 동네 사람이나 등산객들께 고개 숙여 인사를 하더랍니다.

그런데 손에 까만 비닐봉지가 들려있어서 그게 뭐냐고 하니, 그득 담긴 담배꽁초를 보여주더랍니다. 그러면서 김 아무개 아버지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그제사 첫인사를 나누었답니다. 그 뒤로 ‘수리산 등산로엔 담배꽁초가 없다’는 전설이 생겼다면서, 소문을 전해준 어르신이 ‘김 의원 자네는 두고두고 아버님께 효도해야 하네’고 신신당부하셨습니다.

벌써 관내 총 136군데 경로당을 세 번씩 다 도셨다고 합니다. 저는 여전히 불효자입니다.

그저께와 어제 양일간 사전투표에서 수성구 투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고 합니다. 반면 대구 평균은 전국에서 꼴찌입니다. 저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곱씹어 봅니다.

저는 대구가 활기 넘치는 도시로 거듭나기를 소망합니다. 정치부터 활발해져야 합니다. 서울서 공천장만 받으면 국회의원이 되는 지금 모습으로는 절대 저들이 대구에 헌신하지 않습니다.

군포에서 대구로 돌아올 때, 아버님은 엄청 반대하셨습니다. 지금도 저는 아버님을 고생시키고 있습니다. 대신 저는 제 꿈을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아버님께 못한 효도를 하려 합니다.

대구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습니다. 대구 정치가 갖다 꽂은 작대기들이 아니라, 대구를 향한 열정으로 심장이 펄떡거리는 인간들이 하도록 만들겠습니다. 이미 수성구는 그 점에서 앞서가고 있습니다. 부활절입니다. 대구의 부활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펌끝]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 하나를 한다는 거..
보통 참 어렵습니다. ㅠㅠ

IP : 222.105.xxx.21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4.12 9:13 PM (1.229.xxx.132)

    아버님이 감동을 주시네요.

  • 2. ..
    '20.4.12 9:15 PM (175.223.xxx.3) - 삭제된댓글

    김부겸 후보 아버님이신가요?

  • 3.
    '20.4.12 9:24 PM (59.10.xxx.135)

    감동입니다.
    주어가 빠졌어요.

  • 4. ㅇㅇ
    '20.4.12 9:32 PM (106.102.xxx.68)

    군출신 아버님은 체력이 넘사벽이시네요.
    등산로에서 인사.
    136개 경로당이라니.
    가슴 찡~~

  • 5. 쓸개코
    '20.4.12 9:37 PM (218.148.xxx.86)

    아버님 참 좋은분이네요.

  • 6. ..
    '20.4.12 9:50 PM (116.88.xxx.138)

    김부겸후보님 꼭 당선되셔야 될텐데요. 그래야 대구도 희망을 꿈꿀 수 있습니다.

  • 7. 김부겸후보
    '20.4.13 12:15 AM (121.166.xxx.137)

    외람된 말씀이지만 어렸을 때 굉장히 귀여우셨을 것같아요.
    서울인데 울 엄니가 걱정하세요. 김부겸 후보 꼭 되야되는데 ... 하시면서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74932 이태원클럽발 154명, 이번 주말이 고비라고 하네요 7 끊자 2020/05/16 2,389
1074931 이태오 시끄럽게 먹는 장면 어땠어요? 21 혹시 2020/05/16 6,823
1074930 부세 한소희집 식탁어디건가요? 5 ㅗ,ㅗ 2020/05/16 3,026
1074929 김고은은 도깨비때도 연기논란 있었나요? 20 -- 2020/05/16 6,797
1074928 남편이 화를 엄청 내고 나가버렸어요. 55 ㅇㅇ 2020/05/16 19,230
1074927 삼시세끼보다가..공효진 머리(카락) 엄청 기네요 9 .. 2020/05/16 5,837
1074926 우리는 위안부 피해자 구호단체가 아닌 운동단체다 정의연 15 .. 2020/05/16 1,480
1074925 아파트 전세 줄때 미리 말해야 하는건 뭐가 있나요? 7 궁금 2020/05/16 1,809
1074924 카톡으로 선물 받은 쿠폰 2 둥이 2020/05/16 1,554
1074923 코스트코에 파는 밀레 식기세척기 어때요? 9 밀레식세기 2020/05/16 3,441
1074922 소파추천부탁이요(이태오 서재방 소파) 3 ..... 2020/05/16 1,733
1074921 재난지원금과 기부금 2 자유 2020/05/16 1,120
1074920 옆으로만 자서 어깨가 아플 경우 6 수면 2020/05/16 2,579
1074919 식기세척기 꼭 사세요 13 .. 2020/05/16 3,750
1074918 [속보] 일본 "한국·중국 코로나 경험 공해주길&quo.. 45 웃기네 2020/05/16 5,327
1074917 기자들, 쉼터 매수자 왜 못찾죠? 8 .. 2020/05/16 1,528
1074916 부세의 여 회장같은 아빠나 슬의의 주인공들 캐릭터 오빠 있었으면.. 8 .. 2020/05/16 2,644
1074915 카드한도 늘리면 현금서비스 한도도 늘어나나요?? 3 궁금이 2020/05/16 1,121
1074914 경기도 재난기본소득과 국가에서 주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문의 4 .. 2020/05/16 1,409
1074913 남편이 정상인지 아닌지 17 혹시 2020/05/16 4,888
1074912 개인명의 법인카드의 경우 10 ... 2020/05/16 2,858
1074911 재난지원금 들어왔다 카톡왔눈데 13 Asdl 2020/05/16 2,845
1074910 웹툰 쌍갑포차 좋아하시는 분들 3 복돼지 2020/05/16 1,319
1074909 저울없는데 키톡 빵재료 샀어요;;계량법을 모르겠어요 19 빵만들어요 2020/05/16 1,578
1074908 보라매병원 유방진료 어떤가요? 5 .. 2020/05/16 1,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