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 의원님보다 당신 아버지가 더 맘에 듭니다.

../.. 조회수 : 1,930
작성일 : 2020-04-12 21:10:13
[펌]

<불효자>

일요일이라 아침 일찍 욱수골로 갔습니다. 나지막한 야산인데 원점 회귀형이라 평일에도 등산객이 많이 다니십니다. 욱수골은 원래 아버님 구역입니다. 어제부터 오던 비가 여전히 내려서 오늘은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도 아버님이랑 한참 같이 서 있었습니다.

아버님은 원래 공군이셨습니다. 사병으로 입대해 중령까지 진급했습니다. 그러나 운동권 아들 때문에 진급 길이 막히면서 끝내 군문(軍門)을 나서야 했습니다.

군포엔 수리산이 있습니다. 2000년 첫 선거에서 이긴 후, 뒤늦게 들은 소문입니다. 어느 날부터 수수한 행색의 노인네가 아파트 단지 뒤에서 수리산으로 연결되는 길목에 나와서 지나가는 동네 사람이나 등산객들께 고개 숙여 인사를 하더랍니다.

그런데 손에 까만 비닐봉지가 들려있어서 그게 뭐냐고 하니, 그득 담긴 담배꽁초를 보여주더랍니다. 그러면서 김 아무개 아버지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그제사 첫인사를 나누었답니다. 그 뒤로 ‘수리산 등산로엔 담배꽁초가 없다’는 전설이 생겼다면서, 소문을 전해준 어르신이 ‘김 의원 자네는 두고두고 아버님께 효도해야 하네’고 신신당부하셨습니다.

벌써 관내 총 136군데 경로당을 세 번씩 다 도셨다고 합니다. 저는 여전히 불효자입니다.

그저께와 어제 양일간 사전투표에서 수성구 투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고 합니다. 반면 대구 평균은 전국에서 꼴찌입니다. 저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곱씹어 봅니다.

저는 대구가 활기 넘치는 도시로 거듭나기를 소망합니다. 정치부터 활발해져야 합니다. 서울서 공천장만 받으면 국회의원이 되는 지금 모습으로는 절대 저들이 대구에 헌신하지 않습니다.

군포에서 대구로 돌아올 때, 아버님은 엄청 반대하셨습니다. 지금도 저는 아버님을 고생시키고 있습니다. 대신 저는 제 꿈을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아버님께 못한 효도를 하려 합니다.

대구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습니다. 대구 정치가 갖다 꽂은 작대기들이 아니라, 대구를 향한 열정으로 심장이 펄떡거리는 인간들이 하도록 만들겠습니다. 이미 수성구는 그 점에서 앞서가고 있습니다. 부활절입니다. 대구의 부활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펌끝]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 하나를 한다는 거..
보통 참 어렵습니다. ㅠㅠ

IP : 222.105.xxx.21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4.12 9:13 PM (1.229.xxx.132)

    아버님이 감동을 주시네요.

  • 2. ..
    '20.4.12 9:15 PM (175.223.xxx.3) - 삭제된댓글

    김부겸 후보 아버님이신가요?

  • 3.
    '20.4.12 9:24 PM (59.10.xxx.135)

    감동입니다.
    주어가 빠졌어요.

  • 4. ㅇㅇ
    '20.4.12 9:32 PM (106.102.xxx.68)

    군출신 아버님은 체력이 넘사벽이시네요.
    등산로에서 인사.
    136개 경로당이라니.
    가슴 찡~~

  • 5. 쓸개코
    '20.4.12 9:37 PM (218.148.xxx.86)

    아버님 참 좋은분이네요.

  • 6. ..
    '20.4.12 9:50 PM (116.88.xxx.138)

    김부겸후보님 꼭 당선되셔야 될텐데요. 그래야 대구도 희망을 꿈꿀 수 있습니다.

  • 7. 김부겸후보
    '20.4.13 12:15 AM (121.166.xxx.137)

    외람된 말씀이지만 어렸을 때 굉장히 귀여우셨을 것같아요.
    서울인데 울 엄니가 걱정하세요. 김부겸 후보 꼭 되야되는데 ... 하시면서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63729 이재갑쌤 페북 파란점퍼 입으셨네~ 6 ㄱㄴ 2020/04/15 1,719
1063728 20대국회, 15번이나 보이콧했던 정당 3 .. 2020/04/15 828
1063727 투표소에 4 ㅇㅇ 2020/04/15 700
1063726 열린민주 12번 찍고 왔어요 33 .... 2020/04/15 2,855
1063725 아닌거 같아요 xlo 2020/04/15 882
1063724 저 투표하러 갔다 당황@@ 9 ㅋㅋ 2020/04/15 4,932
1063723 쉽게 넘길수 없는 사진.jpg 10 ... 2020/04/15 4,522
1063722 시내 사찰에 갑니다` 2 ㅇㅇ 2020/04/15 866
1063721 부산이 초박빙 입니다. 부산분들 힘좀 내주세요. 11 Ooo 2020/04/15 1,568
1063720 저소득층 프린트 지원 해주나요? 5 2020/04/15 1,028
1063719 대구 경상도 투표율 놀랍네요 19 ..:: 2020/04/15 4,535
1063718 지금 OCN에서 영화 스물 해요 1 베이코리 2020/04/15 1,077
1063717 미용실에 가시나요? 11 질문 2020/04/15 2,832
1063716 오늘 한일전 4 슈퍼콩돌 2020/04/15 833
1063715 반포 줄 꽤 있네요 7 ..... 2020/04/15 1,350
1063714 20% 부족한 나박김치 구제방법 여쭙니다..ㅠ 11 나박김치 2020/04/15 1,117
1063713 오세훈이 당선되어야 하는 이유 56 나무 2020/04/15 5,420
1063712 코로나 대응 빛난 한국, 올 성장률 OECD 1위 예상..美 -.. 8 ㅇㅇ 2020/04/15 1,020
1063711 살다살다 NYT 메인에 김치찌개 레시피 뜨네요! 14 ... 2020/04/15 3,626
1063710 빨리 개표방송 보고 싶어요 3 ... 2020/04/15 716
1063709 왜 태구민이어야 했던거죠? 14 궁금 2020/04/15 1,934
1063708 학력고사 만점이 360점인 때도 있지않았나요? 14 ㅇㅇ 2020/04/15 2,495
1063707 Mbn에 나온 경희대교수라는 여자 태구민이 17 방금 2020/04/15 3,050
1063706 땅을 잃었지만 정신은 잃지않은 땅은 잃지 않았지만 1 .. 2020/04/15 755
1063705 외신 "여당 총선 이기면 문재인 경제정책 힘받아.. 패.. 9 .. 2020/04/15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