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 의원님보다 당신 아버지가 더 맘에 듭니다.

../.. 조회수 : 1,888
작성일 : 2020-04-12 21:10:13
[펌]

<불효자>

일요일이라 아침 일찍 욱수골로 갔습니다. 나지막한 야산인데 원점 회귀형이라 평일에도 등산객이 많이 다니십니다. 욱수골은 원래 아버님 구역입니다. 어제부터 오던 비가 여전히 내려서 오늘은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도 아버님이랑 한참 같이 서 있었습니다.

아버님은 원래 공군이셨습니다. 사병으로 입대해 중령까지 진급했습니다. 그러나 운동권 아들 때문에 진급 길이 막히면서 끝내 군문(軍門)을 나서야 했습니다.

군포엔 수리산이 있습니다. 2000년 첫 선거에서 이긴 후, 뒤늦게 들은 소문입니다. 어느 날부터 수수한 행색의 노인네가 아파트 단지 뒤에서 수리산으로 연결되는 길목에 나와서 지나가는 동네 사람이나 등산객들께 고개 숙여 인사를 하더랍니다.

그런데 손에 까만 비닐봉지가 들려있어서 그게 뭐냐고 하니, 그득 담긴 담배꽁초를 보여주더랍니다. 그러면서 김 아무개 아버지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그제사 첫인사를 나누었답니다. 그 뒤로 ‘수리산 등산로엔 담배꽁초가 없다’는 전설이 생겼다면서, 소문을 전해준 어르신이 ‘김 의원 자네는 두고두고 아버님께 효도해야 하네’고 신신당부하셨습니다.

벌써 관내 총 136군데 경로당을 세 번씩 다 도셨다고 합니다. 저는 여전히 불효자입니다.

그저께와 어제 양일간 사전투표에서 수성구 투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고 합니다. 반면 대구 평균은 전국에서 꼴찌입니다. 저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곱씹어 봅니다.

저는 대구가 활기 넘치는 도시로 거듭나기를 소망합니다. 정치부터 활발해져야 합니다. 서울서 공천장만 받으면 국회의원이 되는 지금 모습으로는 절대 저들이 대구에 헌신하지 않습니다.

군포에서 대구로 돌아올 때, 아버님은 엄청 반대하셨습니다. 지금도 저는 아버님을 고생시키고 있습니다. 대신 저는 제 꿈을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아버님께 못한 효도를 하려 합니다.

대구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습니다. 대구 정치가 갖다 꽂은 작대기들이 아니라, 대구를 향한 열정으로 심장이 펄떡거리는 인간들이 하도록 만들겠습니다. 이미 수성구는 그 점에서 앞서가고 있습니다. 부활절입니다. 대구의 부활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펌끝]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 하나를 한다는 거..
보통 참 어렵습니다. ㅠㅠ

IP : 222.105.xxx.21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4.12 9:13 PM (1.229.xxx.132)

    아버님이 감동을 주시네요.

  • 2. ..
    '20.4.12 9:15 PM (175.223.xxx.3) - 삭제된댓글

    김부겸 후보 아버님이신가요?

  • 3.
    '20.4.12 9:24 PM (59.10.xxx.135)

    감동입니다.
    주어가 빠졌어요.

  • 4. ㅇㅇ
    '20.4.12 9:32 PM (106.102.xxx.68)

    군출신 아버님은 체력이 넘사벽이시네요.
    등산로에서 인사.
    136개 경로당이라니.
    가슴 찡~~

  • 5. 쓸개코
    '20.4.12 9:37 PM (218.148.xxx.86)

    아버님 참 좋은분이네요.

  • 6. ..
    '20.4.12 9:50 PM (116.88.xxx.138)

    김부겸후보님 꼭 당선되셔야 될텐데요. 그래야 대구도 희망을 꿈꿀 수 있습니다.

  • 7. 김부겸후보
    '20.4.13 12:15 AM (121.166.xxx.137)

    외람된 말씀이지만 어렸을 때 굉장히 귀여우셨을 것같아요.
    서울인데 울 엄니가 걱정하세요. 김부겸 후보 꼭 되야되는데 ... 하시면서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64872 민경욱 되면 곰보빵 안먹을래요. 내 최애 빵인데 ㅈㅈ 10 젠장 2020/04/15 974
1064871 유이사장 좀 건들지마라 ㅡㅡ 22 누구냐 2020/04/15 1,700
1064870 오~~~지금 EBS에서 가제트 하네요... 3 추억이 방울.. 2020/04/15 570
1064869 180석 못하면 공수처 힘든가요? 6 ㅇㅇㅇㅇ 2020/04/15 3,584
1064868 부산대구 경상도 22 부산 대구 2020/04/15 1,778
1064867 선거 기대했는데 경상도는 안바뀌네요 눈썹없는사람 어떤가요 9 바다 2020/04/15 965
1064866 북한에서 태구민한테 공작들어올 듯.. 7 .. 2020/04/15 917
1064865 출구조사 경악 16 ..... 2020/04/15 5,781
1064864 180석에 뭐가 걸려있나요????? 11 ........ 2020/04/15 3,917
1064863 길에서 책 읽으면서 다니는 사람 흔치는 않죠? 2 ㅇㅇ 2020/04/15 549
1064862 지금 kbs 유시민 작가 인터뷰 보셨나요? 25 ㄱㄱ 2020/04/15 5,532
1064861 전남북 민생당 없어요 6 그래도 2020/04/15 977
1064860 그냥 대구는 코로나때 놔뒀어야.. 31 대구경북 2020/04/15 1,853
1064859 언론에선 민주당 압승, 통합당 참패라는데요. 20 ㅇㅇ 2020/04/15 3,441
1064858 부산 사람인데 너무 창피합니다.. 41 .. 2020/04/15 2,965
1064857 제가 물건 훔치는 사람으로 보이나봐요 3 가가 2020/04/15 1,623
1064856 민주당 종부세 조정 어쩌고 이제 2020/04/15 435
1064855 부부동반 모임 슬퍼요 13 ... 2020/04/15 3,925
1064854 대전중구..1%예측 차이인데,분위기로 제압하는거임? 대전 2020/04/15 762
1064853 경북 노답 정 떨어지네요 24 ㅇㅇ 2020/04/15 1,970
1064852 민주가 이기고 있는 거 아닌가요? 13 ㅇㅇ 2020/04/15 2,437
1064851 강남갑은 이제부터 대한민국이 아닙니다. 7 강남갑,,,.. 2020/04/15 1,206
1064850 출구조사 질문요.. . . 2020/04/15 441
1064849 뭐라 할말이 없네요. 6 울산살아요 2020/04/15 1,499
1064848 나씨는 지고있네요? 12 나씨 2020/04/15 2,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