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독한 짝사랑의 상흔이 평생을 가네요
고등학교때 가세가 기울었어요
안그래도 폭력을 휘두르는 아빠가 실직하고 나서는
정말 날마다 분노를 폭발시켰는데 그 대상이 저였어요
온몸에 멍투성이였던 날도 많았네요
남들보다 살이 많이 쪘어요
그땐 두꺼운 안경도 쓰고 외모도 꽝인데다 친구들도 은근히 따돌리고 있었고요 가정불화가 겹치니 우울증도 심하게 왔었어요
맘붙일곳 없고 성적도 곤두박질치고..
초등~고1까지는 상위권이었는데 공부할때 집중이 정말 하나도 안되더라고요 집에서 독서실로 도피해 종일 울거나 망상속에 빠져있었어요
온몸에 멍투성이인 날도 많았거든요
집에서 겪는 폭력을 이겨낼 힘이 하나도 없었고 자살충동이 자주 들었어요
정신질환을 앓고있던것 같아요
그러다 아이러브스쿨이라는 동창 모임 사이트에서 초등시절 좋아했던 남자애에게 연락이 왔어요
그애는 고등시절의 상찌질이 모습을 못보고 옛날 저의 모습을 기억해주고 생각이나서 연락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는 핸드폰이 막 보급되던 시기라 초기에는 폰이없어 메일을 주고받았어요
그러다 폰이생기고 문자를 하기시작하고
독서실서 집에오면 밤새 통화를 했어요
다행히 지역이 멀리 떨어져있어 그런 온라인 연애가 가능했고
그땐 폰에 사진기능도 없었던 시절이라 서로 사진을 교환하거나 그런일도없었어요
그친구가 저한테 니가 좋다고 전화로 얘기했을때는 세상이 달라보였어요
학교에서 집에서 맘붙일곳없이 혼자 있다가 저와 이야기를 나누고 맘이 맞는 사람이 생긴것이 정말 행복하고 기뻤어요
여름방학 기점으로 당분간 연락하지 말자고 했을때는 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어요
제가 많이 찌질하게 굴다가 자연스럽게 멀어졌고요
저는 재수를 했고 그친구는 좋은대학에 갔어요
몇번 보자고 얘기가 나왔는데 전 당연 핑계를 대고 안나갔죠
대학 잘가 살빼고 보고싶었거든요
대학을 갔을때 걔는 군대에 있었어요
저도 절치부심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네요
대학생활중에는 뭐 그친구 거의 기억 못하고 바빴죠
제대로 만난건 직장 들어가서였어요
집을 나오고, 나름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고, 살을 빼고나니 그제야 연락할 용기가 나더라고요
다시만난 그친구는 여전히 너무 멋졌지만 사귀진 않았어요
그냥 뻘쭘했던것 같아요ㅎㅎ
몇번 만났고 어느날 술먹고 만취한 저를 젠틀하게 데려다줬고 서로 연락을 다시 하진 않았어요
외모 가꾸고 하면서 이성 대쉬가 많이 들어왔고 저도 아쉬울게 없었던 시절이라 쿨하게ㅋㅋ 보냈어요
그후 누가봐도 좋은사람 만나 결혼했고 결혼생활에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어요 일부러 누군가를 생각할일도 없고요
근데 산후 육아휴직중이라 그런가 이친구가 꿈에 그렇게 나와요 일종의 현실도피일까요?
생각을 하다 꿈에 나오는게 아니라
꿈어 나와서 그친구 생각이 나네요
여전히 꿈에서는 세상 멋지게 나오고
꿈을 깨고나면 그렇게 애틋할수가 없어요
그런꿈을 꾸고나면 남편에게 미안합니다
담백하게 연락이 끊겼기때문에 다시 만나 잘해볼 일도 없는데
왜그렇게 꿈에 나오는걸까요?
첫사랑을 넘 지독하게 앓아서 무의식 깊숙한곳에 뿌리내린걸까요?
제가 생각할때 일종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인것 같기도 해요
일요일아침 오랫만에 시간이 좀 여유로워서 이런글도 써보네요
근데 진짜 궁금해요 왜 그친구는 제 꿈에 계속 나타나는건지
1. ㅇㅇ
'20.4.12 10:34 AM (223.62.xxx.81)그생각을 했을때 괴롭지 않다면 문제 없지 않나요?ㅎㅎ만나서 뭔가를 할것도 아니고..그래도 힘든 시기를 그분덕에 잘 넘기셨네요..하늘이 보내주신 수호천사같은 느낌이에요
2. ,,
'20.4.12 10:39 AM (121.148.xxx.10)취업 후 그 친구를 만났을 때 사귀지 못한 회한 아닐까요..
3. ..
'20.4.12 10:41 AM (116.88.xxx.138) - 삭제된댓글힘든 시기 잘 보내시고 잘 자리잡으셔서 어무 다행이고 원글님 애쓰셨다고 응원드리고 싶어요..
이제 살짝 삶의 여유가 생기니 젊을 때도 생각나고 그런것 아닐까요? 우리 다 알쟎아요..그런 첫사랑이랑 지금의 남편처럼 생활을 공유하면 낭만이 다 없어질거라는걸^^ 그 남자가 아니라 그때의 내가 그때의 내 감정이 그냥 생각나는 것 같아요.
그냥 내 속에 숨겨 놓은 낭만 한 덩어리라 생각하고 가끔씩 꺼내서 단맛 빨면서 사시면 어떨까 싶어요.4. 화난다
'20.4.12 11:03 AM (211.244.xxx.149)님을 그리 괴롭히던
님 애비는 어찌되었는지 궁금하네요
힘 없는 딸을 화풀이 대상으로 삼다니
짐승보다 못 하네요5. ..
'20.4.12 11:12 AM (110.8.xxx.173)저도 상흔이라 생각해요. 어떤 큰 계기가 있지 않는 한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 같기도해요. 이제 15년이 다 되가는데도 바빠서 정신없던 날에도 가끔 꿈에 나와서 다시 생각나요.
아마 제 무의식은 저도 모르게 계속 생각하고 있는 것일수도요6. 그래도
'20.4.12 11:47 AM (175.209.xxx.73)님은 그 친구덕에 어려운 환경을 극복할 힘을 얻었네요
상흔이라고 하지만시고
추억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을 간직하시면
더 편안해지실 듯7. ᆢ
'20.4.12 12:05 PM (223.38.xxx.98)너무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223님이 수호천사라고 표현해주셨는데 맞아요 그시절 제가 붙잡을 수 있는 단 하나의 끈이었어요
그친구와 연락할때는 천국에 있는것 같다가 현실에서의 저는 지옥이었거든요
현실과의 괴리가 너무 커서 그친구를 좋아하는 마음이 덫같이 느껴질 정도였어요
아마 정우성 이정재가 옆에 있었어도 그친구 말고는 아무도 안보였을거에요
제모습도 스스로 받아들이기 힘든 시기라 그친구에게 저를 당당히 표현하지도 못했네요
정말 정말 많이 좋아했었지만요
그친구를 좋아하는 마음도 한번도 제대로 표현을 못했지만 여러모로 제 인생에 넘 큰 영향을 미친 친구에요
지금은 잘살고있어서 어떤 보상심리일 수도 있을것 같아요
궁상떠는 글 올렸다고 비아냥 들을줄 알았는데 따뜻한 댓글들 덕분에 그친구에 대한 고마움이 더 커지네요 다들 진심 감사드립니다
그친구가 혹시 인생에 어떤일을 겪게되면 제마음을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
너는 내 인생에 정말 빛같은 사람이었다고요8. ㅎㅎ
'20.4.12 12:28 PM (114.203.xxx.5)원글님과 똑같은 대학가서 만난 풋사랑 있어요
친구로 가장해서 같은 스터디그룹이고 친했어요
여자들에게 인기는 있었지만 말도 잘 안 섞는 남자애 유일한 소통하는 여사친이었죠
풋사랑인데 짝사랑?
나만의 감정이었던거 같고 각자 흩어져 소식통 묻고
중간다리 남자애가 연락차단했던 중간다리의 질투
동창들이 궁금해하고 찾았던 그남자애가 25년동안 꿈에 나타났어요
아 물론 정말 멋진남편과 아들이 있어서 행복해요
그런데 후배녀석이 우연히만났다고 연랃처알려주고 해서 단톡방을 만들고 이젠개인톡도 하게됐어요.
그런데 알게되니 그리웠던 마음도 사라지고 꿈에도 사라지더군요9. ....
'20.4.12 12:37 PM (168.126.xxx.50) - 삭제된댓글내 인생에서 빛 같은 사람이라는 말 ... 정말 그래요
꿈에 나오면 꿈 속에서도 아 꿈이구나 싶어요
맘 껏 좋아할 수 있어서요
근데 꿈 꾸고 나면 좋은 일 생겨요 ㅎㅎ
원글님도 지금 편안해지신 상황이라 꿈꾸신 것 같아요
좋은 꿈 꾸세요~~10. 그게
'20.4.12 12:59 PM (211.36.xxx.252)옛사랑을 떠올리며 마음의 동요를 느끼는 시기까지
그때까지가 젊음이 있을때라고 전 개인적인 생각
아직 무의식 속에서 지나간 존재를 붙잡을 여유가 남아있는 거
아직 갑자기 출산으로 바뀐 삶이 실감이 안나는 것이기도 하고
그러다 아이가 학교갈 나이쯤 되면 완전히 어느새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구나 예전의 삶으로 다시 돌아갈수 없는걸 깨달아요11. 저도
'20.4.12 1:24 PM (211.208.xxx.47)대학생 때 첫사랑 선배.. 지금도 가끔 꿈에 나옵니다
님 마음 알 것 같아요..
다음 생에 만나서 다시 사랑하고 싶..12. 그것도 한때
'20.4.12 3:01 PM (175.196.xxx.50)옛사랑을 떠올리며 마음의 동요를 느끼는 시기까지
그때까지가 젊음이 있을때라고 전 개인적인 생각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