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초등2학년 담임이자 초등 아이들 엄마예요
지난 일요일 교육부에서 발표한 온라인 개학 뉴스 들어보셨을 거예요
학교에서 공문보니 어처구니 없는 내용이 많아서 알려드리고 싶어 글 씁니다.
1. 3학년은 뭐지?
현재 초등학교는 학년군으로 묶어서 1-2학년, 3-4학년, 5-6학년 이렇게 수업시수, 일수 함께 계획, 운영하고 있어요
온라인개학일을 1,2,3학년은 20일로 나머지는 16일로 했길래 정말 초등교육과정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구나 싶었어요
3-4학년군으로 묶여 있는 건 모든 활동에서 연계성 갖고 교육과정 짜라는 거예요
수업시수, 일수 달라지면 그렇게 못하는 상황이 생기죠
비상상황임을 고려해서 그 정도는 이해해야지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가장 기초적인 학년 체제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서에서 계획을 짠다는 사실이 좀 답답했습니다.
2. 수업은 어떻게????
일요일에 교육부에서 발표한 내용은 시도교육청, 교사 아무도 몰랐던 내용입니다. 그전까지 회의다니셨던 장학사, 교육장 분들 모두 벙쪘구요.
저희도 그 방송 보고 초등 1-2학년은 ebs 방송으로 수업한다고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월요일 출근하면 공문으로 자세한 지침 올 줄 알았어요. 근데 공문 안 와요. 기다려도 안 오고 전부 올스톱이에요. 이전까지 교육과정 재구성해서 짰다 엎었다, 실시간 화상수업하냐 마냐 등등 얘기만 계속하고 결론이 없으니까 현장에서도 이제 정확한 공문보고 하래요. 근데 안 와요.
그리고 월요일 오후에 교육청 통해서 알음알음 들리는 소리가 ebs로 학습하는 거는 교사들이 오해한 거래요. 학교에서 컨텐츠 제작하고 그걸로 온라인수업하고 ebs는 그럴 사정이 안 되는 아이들만 보는 거래요.
그럼 전 국민이 오해한 건가요????
결국은 ebs랑 협의한 사실도 없이 교육부에서 그냥 발표한 거예요 지금까지 아침에 아이들 방송한 거 있으니까 그거 틀어주면 되지 한 거겠죠 그리고 그거 연계한 학습지 등으로 학습꾸러미 주면 되겠지 했을 거구요
그리고 저학년은 디바이스 최대한 안 쓰는 수업으로 방향을 다시 잡아서 방송 보라고 하는 거예요
아마 각 학교에서 기기 보유 현황 등 조사했을 거예요 중고등 위주로 기기 돌리고 저학년은 수요 만큼 기기 대여가 안 되기 때문에 방향을 이렇게 잡았다고 합니다.
3. 학습꾸러미????
교육부에서 학습꾸러미 나눠줄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보도했죠.
아마 이전 ebs 방송 재방 예상하고 그렇게 쉽게 발표한 것 같아요. 그 방송내용 관련해서 자료있겠지 싶었는지 암튼...
(혹시 방송 보신 학부모님 계시면 아시겠지만 그 방송은 교과서 기반이 아니에요 수학교과는 교과서 좀 보고 나머지는 문제 풀이가 대부분 입니다.)
수요일 공문 : 학습꾸러미는 일주일마다 업로드 되고 그거 일주일마다 학부모에게 배부하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4월 10일에 첫 학습꾸러미 나오니까 그걸로 하든, 아니면 학교에서 제작하든 하래요.
오늘 출근해서 들었던 내용 : ebs에서 새로 교과서 기반으로 방송 컨텐츠 제작한다
좀 전에 : ebs 홈페이지에서 학습꾸러미 없다는 내용 확인했습니다.
그럼 학교에서는 새로 만든 방송 확인해서 새로 학습자료 제작하고 인쇄하고 배부를 적어도 다음주 목요일까지는 마쳐야 하는데 새로 만든 방송을 언제 확인할 수 있는지 아무도 몰라요. 그냥 교사끼리 알아서 해버리면 방송 내용이랑 학습자료랑 안 맞으니까 뭘 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투표도 있네요. 그럼 방송 내용 확인, 모든 자료 제작, 인쇄 등등 작업을 월요일, 화요일에 다 해야 돼요. 방송예정 내용이 월요일에 안 나오면 화요일 하루에 다 해야 되는 거죠.
제일 힘든 부분은 통합교과(봄, 여름)입니다. 교과서 보시면 진짜 몇 글자 없죠? 그건 교사 발문과 대답을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고 활동 위주로 하기 때문입니다.
처음 왔던 공문에는 통합교과가 방송 시간표에 없었는데 그 다음에 온 공문에는 방송이 된다고 하네요 그런데 어떤 내용으로 방송될지 아무도 모르니까 어떤 준비물과 학습자료를 가정에 배부해야 하는지 감도 잡히지 않아요.
4. 저작권은???
아이들 교과서 맨 뒷장에 보시면 출판사 이름 쓰여져 있어요 그 회사가 그 교과서의 저작권을 갖고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 대비해서 교사가 컨텐츠 제작하려고 해도 교과서 전체를 화면에 못 보여줍니다.
노래, 반주, 사진, 삽화 등등 교과서에 실린 내용이라 해도 저희 맘대로 업로드 못해요.
그런데 이 내용을 잘 모르는 교사도 많습니다. 이런 내용으로는 공문에 단 한 줄도 없고 문의해도 답도 안 줘요.
교육부 보도자료 보면 정말 기가 찬 내용이 너무나 많습니다. 제발 회의에 초등교사3명, 중학교 교사 3명, 고등학교 교사 3명만 불러도 저런 말도 안 되는 계획을 세우지는 못할 텐데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각 가정에서 아이들과 몇 달 째 고생하시는 학부모님들 힘내세요!!!
학교에서 아이들이랑 얼굴보고 인사나누며 공부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