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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돈 아끼다가 쓰기 시작하게 된건

새봄 조회수 : 5,506
작성일 : 2020-04-09 11:22:34

아까 돈쓰는글에 죄의식 느낀다는 이야기 있어서 저도 글 써봐요. 결혼하고 나서 한참을 그렇게 아꼈더랬어요. 받은것도 없고 오로지 저희둘이 열심히 벌어 대출도 갚아야 했고요 . 또 동네도 옮기고 싶었구요 .

백화점도 안가고 동네마트에서 세일하는 시간에만 다녀오기도 하고요. 시집가기전에 입었던 여러옷들 돌려입구요. 시집가기전에는 그래도 백화점 매대에서라도 옷 사입곤 했는데 몇년을 그렇게 버티다보니  옷들도 그옷이 그옷이고 매치도 안되고 이렇더군요. 한번 이렇게 되고나니  백화점 가는것이, 매장에 불쑥 들어가는것이 주눅이 들어 좀처럼 백화점 가지 못했어요 . 쇼핑몰 옷들도 제눈에는 질에비해 엄청 비싸보이구요 .

저도 주말에 남편과 외출할때 늘 입던 옷들을 입고 다니면서 그래도 남편이 이해해줄지 알았어요. 이렇게 아끼고  나꾸미는데 안쓰고 바득바득 살고있는 저의 노력하는 삶을요.


그런데 어느날. 남편이 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옷 참 센스없게 입어 이말에.

저도 알죠. 요즘 신상 스커트 이쁜거 많이나오고 검정플랫도 하나 사고 싶고. 카멜색 좋은 가방도 하나 사고 싶고 그런맘을 꾹꾹 눌러담으며 입던옷으로 입고 또입었는데

직장다니면서 꾸미는 여자들 보며 제가 센스없고 마냥 한심하다고 생각되었나봐요.  엄청상처가 되더군요 ㅠㅠ 사실 저도 직장 다니지만 남편 먼저 출근하고 제가 출근하고 퇴근도 제가 일러서 가끔 남편이 저를 보지 못해서 다행이다 생각되었는데 ㅠㅠㅠ 그런 마음 참 싫더군요 ㅠㅠㅠ

그리고 내가 누굴위해 이렇고 사나 싶더라고요


그뒤로 저는 나자신을 위해 소비하는 삶을 노력하고 있어요. 가끔 죄의식 느끼지만 내가 한달 열심히 일해서 번돈 나에게 쓰는데 소비하는 즐거움을 찾아보지 하면서요

소비를 하다보니.

나는 소비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명제가 ㅋㅋㅋ 참 와닿아요

맞나요?ㅎㅎ


여튼 너무 아끼고 사는것도 좋지만 내가 번돈 꼭 내돈이 되지는 않더라고요. (시댁 몇번 도와드렸습니다 . )

저는 이제 저를 위해 좀 살아보고 싶어요.





IP : 211.114.xxx.106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4.9 11:29 AM (211.227.xxx.24)

    잘하셨어요~ 인생 뭐 있나요?? 말 이쁘게 한 신랑입은 그냥 콱 꿰매주시구요.이쁘게 사세요.

  • 2. ..
    '20.4.9 11:40 AM (112.158.xxx.44) - 삭제된댓글

    애 어려서 골프 못친건 제가 게을렀기 때문이랍니다.
    나중에 울지 말고 나 위해 사세요.
    천상천하 유아독존

  • 3. ...
    '20.4.9 11:43 AM (61.105.xxx.31) - 삭제된댓글

    나중에 울지 말고 나 위해 사세요.22222222

  • 4. 맞아요
    '20.4.9 11:46 AM (183.98.xxx.95)

    저는 우리부모님 이것저것 사드려요
    아끼다가 좋은게 뭔지도 모르시고
    시댁은 돈걱정 없으셔서 엄청 잘하고 사시는줄 알지만
    얼마나 아끼시는지 말하기 힘들구요
    다른 이유도 있어요

  • 5. aaa
    '20.4.9 11:54 AM (49.196.xxx.12)

    저는 아이 친구 엄마 유치원생 놔두고 항암하다 멀리 간 것 보니..
    직장도 그만두고 저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애들 키우고 강아지, 고양이 밥주고 정원 가꿔요

  • 6. ㅡㅡ
    '20.4.9 12:00 PM (223.62.xxx.106) - 삭제된댓글

    4만원짜리 방송댄스 이런거도 못하고
    만원아니라 천원도 벌벌떨고
    사람만나면 돈이니까 집콕하고
    내모든 욕구를 죽이고 존버하며 살았었죠
    애는 사춘기
    남편왈
    나는 늙어도 친구만나고 골프치고살건데
    너는 누구랑 뭐하고 살래
    ?????
    저 요즘 돈안벌고 안아끼고
    수영하고 골프하고 써버려요
    저 어디서든 주목받는 스타일이예요
    깍쟁이같은 외모에 농담잘하고 술도 잘마셔요
    오늘 저녁엔 와인 마시러 나갑니다
    남편놈 크게 착각하드라구요
    기가막혀서..

  • 7. 남편들
    '20.4.9 12:21 PM (211.224.xxx.157)

    주댕이를 콱.

  • 8. 지금
    '20.4.9 12:25 PM (110.70.xxx.241)

    당장 나가셔서 데코 가셔서 옷 아래 위 겉옷까지
    매니저님한테 물어보고 세련된걸로 쫙 다 맞추세요
    카드만 들고 가심 끝입니다 한번 크게 지르시면
    다음부턴 이것저것 자잘하게 사들이시게 될겁니다

  • 9. 저도
    '20.4.9 12:45 PM (1.209.xxx.34)

    일이천원에 벌벌 떨고 옷도 안사고 버티거나 지인에게 얻어입었는데요
    정신차려보니 남편은 할거 다 하고 살고 저만 동동대고 살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쓰고 삽니다
    왜 저희집에서는 저만 절약해야 하는건가요?

    몸이 안좋아 피티 50차 받고 있는데 180차까지 받아볼려고요

  • 10. 저는
    '20.4.9 12:47 PM (59.15.xxx.34)

    지금 마흔중반... 결혼초 남편이나 저나 아무것도 없어서 너무 어려워서 돈안쓰고 살았어요. 경조사비는 넉넉히 챙기고 남들에게는 잘 챙겼으나 정작 내꺼 아껴서 챙긴거라 저는 애들 어릴때 예식장이나 이런데 갈때 교복처럼 입고 다녔어요. 사진속 옷이 다 똑같아요.
    지금은 밥은 먹고 살아요. 집이라도 하나 생겼구요.
    그리고 돈을 10년전부터 쓰게된 계기는 제가 전업주부였다가 애들 키우고 돈을 벌기 시작해서 그렇구요. 또 하나의 이유는 제가 아끼고 산다고 남편이고마와하지않아요. 고맙게든 생각하지만 사실 모든 남편이 아내가 알뜰하다고 칭찬을 하면서도 자기는 쓸거 다 쓰고 살거든요.
    주변에 장사하는 집들이고 봐도 오죽하면 먹고살만하면 죽는다 소리가 나올까요?
    그리고 제가 엄청 알뜰하게 살았고 사실 신혼때나 애 어릴떄 애들 옷도 여기저기서 물려받고 제옷도 친구언니한테 물려받았는데 남편이 엉청 싫어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보니 남편이 제가 가진 모든게 다 얻어입은거라 생각하고 싼거라고 생각하더라구요. 무의식중에도...
    제가 백화점에서 허리띠를 하나샀는데 디자인이 이뻐서 남자것을 샀어요 근데 그때 발렌타인데이쯤인가 그래서 선물 준비안한게 미안해서 남편 주면서 "자기 선물이야" 그랬더니 첫 마디가 "이름있는걸 사야지 아무거나 쓰냐?" 그러더라구요.
    그떄 딱 느꼈어요. 이남자는 내가 어디서 싸구려만 다 주워오는줄 아는구나...
    제가 평생에 처음으로 200만원쯤하는 가방을 샀었어요. 그리고 식탁의자에 걸어놓기도 하고 뭐 아무데나 두면서 메고 다녔어요. 몇달후 남편친구를 우연히 모임에서 다같이 만났는데 남편친구가 가방 알아보고 좋은가방 매셨네요 하니까 남편이 그제서야 제가방을 알아봐요.
    얼마주고샀는지 서너번 물어보더라구요. 우리남편 성격에 서너번 물어보면 엄청나게 궁금했다는 소리예요.
    돈이없어서 못쓰지 쓸줄 몰라서 못쓰는게 아니쟎아요. 제가 아끼고 아껴도 살다보니 쓰는 사람 따로 있고 모으는 사람 따로 있고, 모은다고 다 내돈도 아니구요.
    적당히 쓰고 살려구요. 그래야 정신 만족도 저는 되구요.
    돈버니까 좋은 점중에 하나가 예전에는 애들데리고 식당 들어가서도 먹고싶은걸 시킨다개념보다 어떻하면 잘 먹을까 가성비를 따지면서 메뉴를 시키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냥 자기 먹고싶은걸 애들도 저도 돈생각안하고 시키니까 좋아요.
    저는 쓸려고 벌어요. 모으기도 잘하지만 쓰는것도 잘하려구요.
    50살까지 살지 100살까지 살지 모르는데 적당히 사고싶은거 사보려구요.


    아껴쓰는것도 중요하고 돈 모으는것도 중요하지만 적당히 쓰고사는것도 중요해요.

  • 11. 공감
    '20.4.9 1:22 PM (223.237.xxx.7)

    남편의 사업이 위기를 몇번 겪게 되니 돈 쓰는거에 비슷한 마음으로 죄의식이 생기더군요. 그런데 결혼생활 18년만에 깨달았어요. 속옷도 늘어진거에 구멍난건 예사이고 , 머리, 신발등 정말 꼬질꼬질,가족들이 알아줄줄 알았어요. 최소한 미안한 마음이라도 가지고 있는줄 알았지요. 내가 얼마나 자제하고 아끼고 살았는지 남편과 아이는 모르고 있더군요. 어느날 남편이 다니는 골프장 클럽에 앉아 이야기 하다가 나는 모르는 잘차려 입은 여자에게 인사하더군요. 카운터에 있는 여직원과도 스스럼없이 주고 받고요. 이제부터라도 죄의식 버리고 조금씩 쓰면서 골프도 치면서 편하게 살려구요.

  • 12. 굿이요
    '20.4.9 1:57 PM (221.168.xxx.142)

    잘하교 계세요. 저도 저를 위해 써야 되는데 돈이 없어서..ㅠ

  • 13. 남자들이란
    '20.4.9 2:54 PM (223.38.xxx.229)

    파워가있거나 꾸며서 존재를 알려야 인식되는
    뇌구조를 가진듯요
    눈치로 고생하는거 알아줘!
    이게 안먹힘니다
    수시로 말하고 징징대거나 파산할정도로 돈써대는걸봐야
    돈 아끼는 부인맘을 알아요
    엄청꾸며대고 막질러야
    아 내가 과분한 여인네랑 사는구나 아는듯해요

  • 14. ..
    '20.4.9 3:22 PM (14.52.xxx.3)

    아끼고 아끼며 산 사람 여기 추가요.
    정말 돈 쓰는 사람 따로 모으는 사람 따로더라구요.

  • 15. 밸런스가
    '20.4.9 4:20 PM (211.179.xxx.129)

    중요해요.
    이쁜 옷도 다 때가 있고 여행도 늙어는 못가니
    가슴떨릴때 가는 거 맞아요.
    부모님께도 빨리 자잘한 효도 해야 후회 덜 하고요.
    그러고도 노후 자금은 또 모아야죠. 늙어 돈 없는 설움은 또 있음 안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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