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기세가 오르고 있습니다. 저는 캠프 식구들의 표정과 지인들의 전화 목소리에서 기세를 가늠합니다. 선거운동이 시작되고서부터 짬짬이 캠프에 들어가 보면 뭐가 좋은지 자기들끼리 연신 싱글생글입니다. 오후부터는 문자가 쏟아집니다.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수십 명이 보내줬습니다. 많이 따라붙었나 봅니다.
여전히 현장 분위기는 최고입니다. 먹을 것, 마실 것들이 수시로 들어옵니다. 주신 성의가 고마워 그 자리에서 무조건 한 모금이라도 마십니다. 그래서 유세하다 말고 열린 화장실을 찾느라 아주 애를 먹습니다.
특히 주부님들이 제 목소리를 듣고 냉장고에서 손에 집히는 대로 들고 내려오십니다. 급하게 오느라 핸드폰을 놓고 왔다며 수행원 폰으로 사진을 찍고는 자기 번호를 찍어주고 가십니다.
오늘은 고등학생인지, 대학생인지 남학생이 저를 보고 멀리서부터 쫓아와 물 한 병과 목캔디를 주고 갔습니다. 순간 좀 울컥했습니다. 왜 그런지 20대 학생들만 보면 미안합니다. 우리 부모 세대가 인간다운 세상을 못 만들었습니다. 너무 경쟁이 치열한, 각박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제가 사드려야 할 목캔디를 거꾸로 받아먹고 있으니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어떤 어르신은 슬그머니 뒤로 다가오셔서, ‘걱정마시게, 어제도 서울 있는 딸한테서 전화 왔어, 당신 찍으라고... 우리 딸이 서울서 선생을 하거든’하고 딸 자랑 겸, 격려 겸 제 어깨를 툭 치고 가십니다. 4년 전 선거 때도 끝나고, 이런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수도권 사는 자식들한테서 전화 받은 어르신들이 엄청 많았습니다.
선거운동을 한 보름만 더 했으면 좋겠습니다.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릅니다. 힘이 별로 안 듭니다. 아무래도 이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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