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은 화분키우기와 같다고 하더라고요.
화분 돌보기처럼,
계속 같이 붙어 있진 않아도
물도 때 되면 주고, 볕도 봐주고, 한번씩 바람도 쐬게 해주고
식물마다 맞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서 이따금씩 들여다 보고 그러면
시간이 지나면 공간도 풍성해지고, 애정은 커지고요.
우리집,, 화분이 들어오면 첨에 좀 반짝 하다가 얼마 지나면 죽어있는데,
'화분 키우기에 소질이 없다, 할 줄 모른다' 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제가 애정이 없는 거였어요.
근야, 내 방 구석 한쪽을 환히 밝혀주기는 원하지만
거기에 내 에너지는 쏟고 싶지 않은 이기심 정도,,
가끔 초록 이파리 보니 좋다~ 딱 여기까지인 거죠.
그러다 보니, 서서히 관심이 약해지고 어느날 보면 사망..
사람 관계에서도
'나는 먼저 연락 같은거 못해,,성격상,,대신 연락오면 잘나가'
이런 말 하는 사람들 가끔 만나요.
첨엔, 그 말을 믿고,,아,, 성격이 그렇구나,,
하고 늘 사람에 관심많은 내가 먼저 손내밀고 했는데요.
시간 지나고 보니,
'그 관계에 애정이 없다, 쏟는 에너지가 아깝다' 인 경우가 많아요
우선 순위가 한참 뒤로 밀리기 때문일 뿐이에요.
혼자 있으면 외로울거 같으니
구색맞추기로 불러주면 나가기도 하고, 나름 즐거운 시간 보내지만
돌아서면 뒷방 창고에 화분 두고 돌보지 않아요.
자신의 일에 더 바쁜게 많아서 딱 거기까지인 거.
각자 사람에게 맞는 식물이 있쟎아요.
자주 돌보고 흙 젖었나 만져보고, 심지어 잎도 하나하나 애정담아 쓸어주고,,
여행갈 때도 화분 배려해서 다 안배해두고 가고,,,
이런 거 잘하는 사람에게 맞는 식물이 있고.
저 처럼 화분에 소질 없는 (실상은 애정이 없는) 사람은
자꾸 화분 들여서 죽이지 말고,
조금 삭막하게 사는 것도 책임지는 행동인거 같아요.
가끔 꽃이나 좀 사서 잠깐 좋고 말고,,
아님, 물 자주 안줘도 되는 선인장 같은거 좀 키우고..
자기에게 안맞는 식물 들여서 쩔쩔매거나, 괜히 죽이지 말고,,
자기를 좀 더 파악해서 관계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많은 화분은 필요 없고,
나한테 맞는 화분 몇개랑 같이 늙어가는게 좋은 거 같아요
너무 큰 것도 너무 화려한 것도 버겁고,,소박~~하게.
덧:
화분은 자꾸 죽어 나가는데,
또 양파나, 무, 고구마, 감자는 잘 자란다는 아이러니.
지음은 만들기 힘들어도,,인간관계에 똥파리는 가끔 꼬이는 그런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