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의당원도 아니지만, 노회찬 의원 빈소에서 눈물을 참지 못했습니다. 그분과 가까웠던 정의당원들은 당연히 훨씬 더 했을 겁니다. 그때 어땠습니까? 노의원이 더 버텨주지 못한 걸 야속하게 여기면서도, ‘의혹제기’라는 명목으로 온갖 음해 기사를 쏟아냈던 언론에 분개하지 않았습니까? 저도 당시 노의원 부인에 대해 악랄한 음해 기사를 썼던 조선일보 기자를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노회찬 의원 역시 검찰과 언론에 의해 만신창이가 된 사람이었습니다. 한국 검찰과 언론이 ‘진보정당’에 대해 공정하고 중립적이었던 적은 없습니다. 이 사실은 진보정당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사람들이 누구보다 잘 알 겁니다. 조국은 문재인 정권에서 민정수석과 법무장관을 지냈지만, 민주당원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노회찬 후원회장’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정의당 청년 후보들은 “진보 정치인에 대한 검찰과 언론의 일방적 흠집 내기에 맞서 치열히 싸우지 못했던 것”을 반성하기는커녕 “조국 장관에 더 치열히 반대하지 못한 것을 깊이 반성”한다고 했습니다. 노회찬 의원이 아직 살아있다면 저들이 어떻게 대했을지 생각하니,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한국 ‘진보정당의 역사’는 검찰과 언론의 편파성으로 인한 피해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저들이 자기 당의 역사를 안다면, 치열하게 맞서야 할 상대가 누구인지, 깊이 반성해야 할 지점이 어딘지도 알 겁니다. 진보정당의 역사 전체를 학습할 필요도 없습니다. 노회찬 의원 별세와 관련된 최근의 역사만 학습했어도, 저런 반응을 보일 순 없었을 겁니다.
청년들이 미래의 희망이긴 하지만, 자기 역사를 학습할 의지가 없는 사람들에게 기대를 걸 수는 없습니다. 한 집단의 역사가 끝나는 건, 그 구성원들이 자기 역사를 공부하지 않을 때부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