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석
3시간 ·
4월 6일 전면 개학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고3(및 중3)만 먼저 개학하면 어떨까 싶다. 나머지 중고생은 온라인 학습으로 수업 대치하고, 초등학생은 온라인 학습의 실효성이 떨어지니 개학을 미루는 편이 나오리라 생각한다.
부활절 이전 개학은 좋지 않다. 4월 12일이 부활절이다. 학교 정상 등교 상태에서 종교 집회에 자제를 요청할 수 없다. 부활절은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의례이기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접촉도 많이 할 수밖에 없다. 우스개소리로 그때 가라앉던 바이러스 파동이 다시 부활할 것이란 말도 있다. 현재 외국에서의 입국자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방역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학교가 가장 안전하다며 개학을 한 결과 1주도 안 되어 유초등에서 19명의 확진자가 나온 경험에서도 배워야 한다.
전면적 등교는 최소 2주 연기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렇게 남은 3주의 기간 동안 이후 사태가 길어질 것을 대비해 (실은 그렇지 않아도 교육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빠르게 준비하면 어떨까 싶다. 그리고 초등 이하 아이들을 대규모로 검사할 수 있는 방역 시스템도 준비해둬야 한다. 아이들 검사는 어른보다 3-4배 시간이 더 들 수 있고 지금의 선별검사 시스템은 어른에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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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석
13시간 ·
지난 주만 해도 선별진료소 자원봉사가 여유가 있었다. 진료실이 한 개만 열렸는데도 검체 채취가 많지 않았다. 전공을 살려서 감염 불안에 시달리는 분과 꽤 길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시간도 있었다.
해외에서 입국자가 쏟아지고 있다 보니 이번 주는 쉽지 않겠다 예상했지만 막상 가보니 그 이상이었다. 내가 일하는 시간 동안 잠시도 의자에 앉아 쉬지 못했다. 보통 선별진료소에서 1인 검체 채취에 걸리는 시간을 '공식적으로' 30분 정도로 잡는다고 하는데 뭐 그건 공식적일 뿐. 5분에 한 명 꼴로 검체를 채취했다.
내가 봉사한 보건소에선 해외 입국자 전원에 대해 무증상이라고 하더라도 검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지역에 거주하는 해외 입국자에게 오늘 오전 보건소에서 문자를 발송했기에 사람들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미국에서 입국한 사람이 절반 이상이었고 유학생이 많았다. 않을 틈도 없이 계속해서 검사를 진행하고, 검사 결과가 음성이어도 열흘은 자가격리를 해야한다고 교육했다. 혹시 잠복기여서 음성일지 모르니까.
나도 놀랐다. 내 생각보다도 공격적으로 우리는 대처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검사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는 무증상자까지 적극적으로 검사하며 막아내고 있다.
어떤 분은 해외입국자 모두를 별도 장소에 격리해야 하지 않냐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유럽 입국자 전체를 검사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별도 장소에 격리하려고 했는데 공간과 인력 문제로 이틀만에 포기했다고 들었다. 하루에 입국하는 숫자가 엄청나다. 공간을 운영하려면 그 공간을 책임지고, 관리하고, 사람들을 돌보는 인력까지 상당한 인력 소모가 있다. 그 역시 만만찮다.
미국 입국자는 유럽 입국자의 두 배인데, 현재 검사에서 확진이 나오는 비율은 아직은 훨씬 낮다고 한다. 그래서 무증상자 전수 조사는 하고 있지 않다. 아마 오늘과 내일 강남/서초지역에서 시행하는 무증상자 중 확진자 발생 비율을 보면서 향후 방침을 정하지 않을까 싶다.
현실에서 완벽한 방법이란 없다. 우리는 주어진 조건과 자원의 한계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으니까.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나름의 최선을 찾아, 때로는 차선책을 사용하며 싸워갈 수밖에 없다. 지금 그렇게 우리는 싸워가고 있다. 빠르고 정확하고 대규모로 할 수 있는 검사가 우리의 상대적 장점 영역이기에 그것을 주무기로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현장에 있는 모두가 절박하게 싸우고 있다. 이 절박함을 모두가 함께 하며 시민으로서 자신의 의무를 다하며 함께 싸워주길 바라고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