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탁현민 페북...

슬프네요 조회수 : 6,249
작성일 : 2020-03-26 00:12:22

십년 넘게 함께 일했던 옛 동료가 어제 죽었다.

그는 어린 아들과 딸이 하나 있다, 이제 겨우 오십 조금 넘었는데 어제 죽었다.

조그만 프로덕션 사업을 하던 카메라 감독이었던 그는 올해 내내 일이 없어 쉬다가 부모님 농사 일이라도 돕겠다며 오산에 내려가 트랙터 운전을 하다가 전복 되어 혼자 길에서 죽었다.

연초에 나는 그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작년에도 받지 않았고 재작년에도 받지 않았다.

나는 그의 전화가 일거리를 부탁하려는 것이라 생각했고, 그게 부담스러웠다. 작은 일거리라도 그에게 주면 그것이 내게 큰 화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내내 피했다.

어제 그의 부음을, 나는 그의 전화번호로 받았다. 전화의 주인이 스스로의 죽음을 알려온 셈이다.( 나중에 들으니 그의 가족이 그의 전화 목록으로 부고를 알렸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의 부친상인줄로만 알고 문자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조화를 보내려다가 그제서야 그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빈소를 찾은 몇몇은 거기서야 죽은 것이 ‘그’라는 사실을 알고 주저앉기도 했다.

나는 그와 일할 때 언제나 그가 원했던 영상비용을 깎았다. 단돈 100만이라도 깎았다. 넉넉치 않은 그의 사정을 알고도 깎았다.

장례식장에서 그의 부인과 아이들을 처음 봤는데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요즘은 찬바람만 불어도 눈물이 나는데 그 흔한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코로나때문에 걱정이 되어서 육개장도 안먹고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데 옛 동료 하나가 와서 내게 말했다.

“ 그 사람 전화 좀 받지 그랬어요 걱정 많이 했는데”
“ 누구 걱정? 내 걱정?”
“ 예... 너무 힘들 것 같다고 그래도 잘하고 있는 것 같아서 참 좋다고 매번 그랬는데... 전화를 안 받아서 말도 못해준다고... “

나는 사람들이 여러 이유로 나를 쓰레기라고 욕하고 그럴 때 아니라고 해왔는데... 아니었다. 난 참 개새끼구나.

잘 가요 웅진씨. 고마웠습니다. 긴 시간.

https://www.facebook.com/tak.hyunmin.5/posts/219146162527987
IP : 116.44.xxx.84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직자
    '20.3.26 12:15 AM (116.44.xxx.84)

    특히 청와대 안에서 근무하는 입장에서 너무나도 이해가 되고, 걱정해주는 고인의 입장도 고맙고....안타깝네요.

  • 2.
    '20.3.26 12:18 AM (223.62.xxx.112) - 삭제된댓글

    너무 슬프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ㅜ

  • 3. ..
    '20.3.26 12:20 AM (112.158.xxx.44) - 삭제된댓글

    잘가세요. 무상합니다

  • 4. ...
    '20.3.26 12:24 AM (116.123.xxx.17) - 삭제된댓글

    여당임에도 저렇게 살얼음을 걸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슬프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5.
    '20.3.26 12:26 AM (210.99.xxx.244)

    ㅠㅠ 뭐라 말할수 없는 아픔이네요ㅠ

  • 6. 눈물
    '20.3.26 12:27 AM (223.62.xxx.192)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7. ***
    '20.3.26 12:33 AM (49.167.xxx.126)

    할 말이.ㅜㅜㅜ
    명복을 빕니다.

  • 8. ㄴㄴ
    '20.3.26 12:33 AM (211.43.xxx.3)

    고인이 아이들 두고 발이 안떨어졌을텐데.ㅜㅜ
    부디 평안히 영면하시길.

  • 9. ...
    '20.3.26 12:39 AM (121.165.xxx.231)

    웅진씨의 명복을 빕니다.
    .....

  • 10. .....
    '20.3.26 12:48 AM (14.37.xxx.202)

    아.....슬프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1. ...
    '20.3.26 12:50 AM (39.7.xxx.121)

    웅진씨 하늘나라에서는 그저 모든것 내려놓고 편안하기만을

  • 12. ㅜㅜ
    '20.3.26 12:56 AM (116.126.xxx.128)

    슬프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3. ..
    '20.3.26 1:01 AM (1.229.xxx.132)

    탁현민씨의 고뇌를 이해 하겠네요.
    그렇게. 다들 조심하며 삽니다.

  • 14. ...
    '20.3.26 1:02 AM (180.71.xxx.232)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5. 슬프네요
    '20.3.26 1:20 AM (122.35.xxx.25)

    공직에 있어서 사람을 피해야 했던 심정도 이해되고
    얼마나 맘에 빚으로 남을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6. ..
    '20.3.26 1:44 AM (1.224.xxx.12)

    조국 갈기갈기 찢는거 봐요

    탁이 꼭 자신을 보호하려고 그랬겠어요

    상대방도 다치니까 아예 차단했을거라고 봐요

  • 17. ..
    '20.3.26 1:52 AM (180.69.xxx.152)

    웅진씨 좋은곳에서 편히 쉬세요.
    탁현민씨도 기운내세요.

  • 18.
    '20.3.26 2:17 AM (67.252.xxx.18)

    가슴아프다

  • 19. 참..서사도 훌륭
    '20.3.26 4:25 AM (211.243.xxx.172) - 삭제된댓글

    자우림 김윤아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마십시오,

    "범죄자에게 마이크를 쥐어주지 마십시오"

    @love_yuna

  • 20. 아이보리플라
    '20.3.26 5:12 AM (180.70.xxx.124)

    ㅠㅠ

  • 21.
    '20.3.26 5:26 AM (58.120.xxx.54)

    힘든 세상이네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22. ...
    '20.3.26 6:46 AM (121.160.xxx.2)

    지금 청와대 계신분들 대다수가 걷고있는 차가운 길이 아닐까싶어요.
    문통 당선직후에 친분있는 신부님이 당부하셨다잖아요. 구설수 나는 일 없도록 친지 단속 철저히 하라고.
    행여나 대의에 누가 될까 숨죽이고 차단하는 자발적 옥살이....

  • 23. ...
    '20.3.26 7:13 AM (116.125.xxx.2)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더불어 탁현민님의 마음도 위로하고싶네요.

  • 24. ㅠㅠ
    '20.3.26 7:26 AM (180.230.xxx.22)

    211.243.xxx.172 좀 닥치세요

  • 25. ...
    '20.3.26 7:53 AM (180.68.xxx.100)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런 글에도 버러지**가 와서 댓글을 다네요

  • 26. 아놔... 중당이가?
    '20.3.26 7:57 AM (211.58.xxx.127)

    참..서사도 훌륭
    '20.3.26 4:25 AM (211.243.xxx.172)
    자우림 김윤아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마십시오,

    "범죄자에게 마이크를 쥐어주지 마십시오"

    @love_yuna

    —————————————

    이거 읽고 디게 한번 써먹고 싶었나봐요.
    우쭈쭈. 그래쪄요???

  • 27. ㅠㅠ
    '20.3.26 9:45 AM (61.73.xxx.218)

    버러지들은 개념이 없네요

    이런 글에

  • 28. phua
    '20.3.26 10:04 AM (1.230.xxx.96)

    웅진씨...
    눈물납니다.

  • 29.
    '20.3.26 10:41 AM (182.224.xxx.119)

    왜 깍으셨어요? 전화 안 받은 건 공직자의 삼가함으로 십분 이해하지만 왜 그렇게 100만원이라도 영상비를 깍았냐구요? ㅠㅠㅠㅠ
    웅진님 명복을 깊이 빕니다. 낯모르는 사람의 죽음에 눈물이 나네요.

  • 30. 마음이 많이
    '20.3.26 1:52 PM (211.206.xxx.50)

    아프시겠어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31. ㆍㆍ
    '20.3.26 3:08 PM (219.240.xxx.222)

    에휴 사는게뭔지 ㅠㅠㅜ눈물 한바가지
    삼가 명복을 빕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56241 분당인데요 담임선생님이 전화주셨는데 9 아정말 2020/03/27 5,868
1056240 새로산 옷인데 단추구멍이 너무 작아서 3 .. 2020/03/27 869
1056239 아이폰에서 다른 기종 폰으로 사진 보내는 법이요 5 ㅇㅇㅇㅇ 2020/03/27 727
1056238 호주 코로나 소식 전해 볼게요 11 호주 2020/03/27 5,223
1056237 걱정되거나 부담스러운 일이 생기면 몸에 힘이 쭉 빠지고 가슴이 .. 9 ㅇㅇ 2020/03/27 1,615
1056236 SMDR 수면영양제 아시는분있나요? ㅇㅇ 2020/03/27 7,812
1056235 이번에는 오징어 18 좋은님 2020/03/27 4,156
1056234 아동수당 추가 지급..왜 주는거죠? 14 이해불가 2020/03/27 2,500
1056233 박원순 "재난긴급생활비 신청하면 3일만에 지급할 것&q.. 4 뉴스 2020/03/27 1,492
1056232 삼성레이저 프린터기에 재생토너 사용해보신분 4 숙제중 2020/03/27 1,021
1056231 인천 연수구는 왜 16 ㅇㅇ 2020/03/27 2,968
1056230 방호복 없어서 쓰레기 봉지 입던 미국 병원 간호사 코로나로 사망.. 4 천조국의 비.. 2020/03/27 2,106
1056229 군포효사랑요양원 어르신들을 살려주세요 8 발꼬락 2020/03/27 2,139
1056228 유학생이 며칠후 입국하는데요 16 내일 2020/03/27 3,692
1056227 대구 정신병원인 제2미주병원서 확진자 61명 추가 19 ㅇㅇㅇ 2020/03/27 2,894
1056226 [봉하마을]눈물흘리는 우희종교수.jpg 18 ........ 2020/03/27 3,667
1056225 영어한문장 해석부탁드려요^^ 5 .. 2020/03/27 743
1056224 서천석 페북-개학 19 개학 2020/03/27 3,364
1056223 오렌지.이즈 뉴블랙 보는데요 1 2020/03/27 850
1056222 [단독] "박사의 허세를 아십니까?"...조주.. 14 ㅈㅂㅈㅅㅈ 2020/03/27 4,691
1056221 요즘 과외하나요? 8 나나 2020/03/27 1,596
1056220 82쿡이랑 함께한지 16년 오래전 은성밀대 찾아요? 10 은성밀대 2020/03/27 2,040
1056219 먼 친척의 대구 장례식 ㅠㅠㅠ 45 어제 2020/03/27 6,861
1056218 [장모님뭐하시노] 최강욱 인터뷰 ㅡ 윤석렬 지금까지 5 장모님뭐하시.. 2020/03/27 1,591
1056217 실크블라우스 정전기 제거방법 없나요 2 ㅇㅇ 2020/03/27 2,7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