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늦게 결혼할 바엔 아예 안 하는 게 나은 거 같애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가장 남자들한테 나름 핫(?)했던 30대 초반에 결혼을 선택할 것인가에 아직도 고개가 저어지지만..
3돌 딸내미 데리구 아스퍼거 비슷한 남편과 사는 게 쉽지는 않아요..
결혼/출산/육아로 인한 사회적 지위의 곤두박질을 상쇄해줄 뭐 뾰족한 만족감은 그닥..
어차피 나이먹을 수록 혼자 감담해야 할 건 미혼 때마다 더 많아진 거 같구요..
감정장애인 남편과 딸 키우며 살아내려니 억척아줌마에 몸, 정신 골병 들구요..
그럭저럭 괜찮은 커리어 있음 강아지 두마리 정도 키우고, 취미 생활, 공호회 즐기며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요..
매일매일 잠한번 실컷 자보지 못한 스케줄인데 미혼 때 이정도 스트레스와 이정도 노동강도로 일했으면 이 정도 나이엔 널널하게 살고 있었겠다 싶기도 하구요..
간혹 여기 82에서 말하는 관운이 남편운이랑 직업, 사회적 지위가 상통한다는 말이 와 닿기도..
직업에 크게 무리 없으면 굳이 손많이 가는 남편, 필요한가 싶기도..
딸이 예쁘긴 한데, 어차피 크면 놓아주려니.. 내 건 아니지만 내 살 파먹여가며 곱게 키우고 있긴 하죠..
그치만 한가닥 남은 커리어줄,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모니터 보며 외롭게 일하다 보니, 예전에 북적북적했던 회사생활이 생각나기도 하구..
그 땐 브랜드옷 아니면 안 입었는데, 이제 10키로 불은 몸에 항상 런닝 비슷한 나시에 반바지, 회사 다닐 때 입었던 블링블링 옷들은 6년째 그냥 옷장에 대롱대롱.. 가끔 애 봐주러 오시는 분이 보면 놀라더라구요.. 이렇게 날씬했었냐구..
2돌 되면 운동다녀야지, 3돌 되면 한의원 다니면서 산후풍 고쳐야지, 시간 나면 요가도 하고 얼굴마시지도 해야지.. 맨날 마음만 그렇구..
오늘도 이렇게 새벽에 일어나서(여기 미국이라 새벽요..) 밤에 잘 때까지 레이싱 모드인데, 그래도 제 얼굴 처다볼 시간도 없고, 맨날 바쁘고.. 나를 위한 시간, 여유는 맨날 최하위순위.. 가슴이 싸해요..
늦게까지 회사생활해서 사회적 지위가 주는 말의 힘, 권력의 달콤함도 알아버렸기에.. 그 땐 애들이랑 미팅하면 다들 제 말이 먹혔죠.. 물론 상사 앞에선 완전 복종모드였지만.. 말 안듣는 남편, 딸.. 맨날 물르고 싶죠 뭐.. 예전에 해고했던 직원들.. 착했어요.. 제가 까탈스러웠지.. 그 땐 도닦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진짜 도닦는 게 결혼생활..
항상 생각해요..
내 딸한테는 어떤 인생을 가이드할까..
결혼은?? 직업은??
내 딸이 데려올 남자를 믿을 수 있을까??
결혼으로 얻을 수 있는 바운더리.. 결혼으로 잃는 것들..
6년되니 후자쪽이 점점 커지는 거 같아서..
요즘도 82보면 나이 찬 아가씨들 고민 올라오는 거 같아서..
저도 그랬었고..
근데 항상 별로 없더라구요.. 괜찮은 남자는..
20대나 30대나 40대나..
그냥, 남들과 비슷해져서 할 수 있는 말이 생겼다 뿐이지..
좋아지는 건 별로 없는 거 같애요..
소속감?? 어차피 혼자.. 아프면 혼자 아파야 함.. 딸이 얼른 크길 기다리고 있어요..
경제적 안정감?? 글쎄.. 왠만한 남편 아님 혼자 벌어서 쓰는 게 훨씬 윤택함.. 드라마에 나오는 여자들이 하는 거 다 하고 살았었는데, 지금은 돈을 떠나 시간이 우선 없고, 돈 생겨도 애한테, 집안 살림에 우선 들어가고 내 껀 아마존 꺼..
사랑?? 남의 편이라고 하더니 점점 정 떨어지고, 없을 때 더 편함.. 자택근무 하니 밥먹을 때마다 밥냄새도 맡기 싫음.. 어차피 눈치 없어서 멀찌감치 있을 때가 더 편함..
아이?? 세돌 되니.. 이제야 겨우(!) 사람 같아지네요.. 아직은 많이 안 겪어 봐서.. 여태까지는 그냥 힘들기만 했어요.. 예쁜지, 좋은지도 모르고 언제 자나, 왜 안 먹나, 왜 느린가.. 가끔의 행복감과 긴 안달복달, 시달림..
노처녀일 때가 제 인생 피크였는지도..
안정된 직장, 건강, 숙련된 업무에서 오는 자신감, 권위, 경제력, 미모(?) 경제력과 시간 되니 여러 가지 투자를 하게 되죠.. 문화생활도 그렇구요..
그냥.. 외로워서 결혼 질렀는데..
여기 말대로 결혼하니 너무 괴로워서(?), 라기보다 너무 바쁘고 정신없어서 그냥 하루하루 살아냈는데 6년 지났네요..
그 때보다 한 20년은 늙은 거 같구요..
그냥 헛웃음만 나네요..
애 깨나봐요..^^;
1. 제목을
'20.3.25 10:02 PM (39.7.xxx.51)수정하심이..
늦게 결혼할 바엔이 아니라
이상한 남자랑 결혼할 바엔.2. ㅎㅎㅎ
'20.3.25 10:05 PM (39.119.xxx.66)미국에 사는것 너무 부러운데 내 꿈이 한국을 벗어나는 겁니다.
너무 부럽습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남편이 없다는것은 부럽지 않네요.
그래도 더 나쁜 환경에 사는 분들 보고 위로받으세요~3. ㅎㅎ
'20.3.25 10:06 PM (112.166.xxx.65)원래 다 겪어봐야 아는거에요.
4. ㅎㅎㅎ
'20.3.25 10:06 PM (39.119.xxx.66)그리고 그냥 외로워서 결혼 지르면 안됩니다요~*^^*
5. 그런데
'20.3.25 10:07 PM (14.138.xxx.241) - 삭제된댓글본인성향을 나이 들어서도 잘 몰랐다는 거네요
가끔 보면 결혼이 안 맞는 사람 있긴 해요 그런데 혼자셨으면 여기 남자가 없어요 글 쓰셨을지도 모르죠
이미 선택한 거니...6. ...
'20.3.25 10:08 PM (14.138.xxx.241)외로워서 결혼 돌진하신 건가
7. ㆍㆍ
'20.3.25 10:13 PM (117.111.xxx.172)30대 초반이셨으면 노처녀도 아니었는데요.
다들 외로워서 결혼하죠ㅎㅎ8. ㅎ
'20.3.25 10:16 PM (14.54.xxx.173) - 삭제된댓글결손 안하고 지금 나이 됐어요
이렇게 긴 글 쓸만큼 수만가지의 헛헛함이 있을겁니다
그게 인생의 본성이니까요
인생에 있어서
결혼 자체보다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가
스스로의 인생에 가장 큰 변수를 가져다 줘요
그 변수를 뛰어 넘을 수 있는게 자신의 내공 이구요9. 더늙으면
'20.3.25 10:18 PM (180.69.xxx.126)더늙으면 결혼하길 잘했따 싶을거에요 노처녀인데 자식도없고 손주도없고 ..그냥 그러네요 돈있든없던 아프면 절대고독에 시달려야해요 무료한 삶이 지속되는거져
10. ㅡㅡㅡ
'20.3.25 10:20 PM (70.106.xxx.240)남편이 아스퍼거라면
치료도 알아보세요
답답하시겠네요
연애땐 귀신같이 속이더군요 그 가족들까지11. 아
'20.3.25 10:21 PM (125.179.xxx.89)동병상련..국내라면 차한잔 하고싶네요
12. ...
'20.3.25 10:21 PM (1.233.xxx.68)예전에 제가 선을 보러 갔다가
상대방 남자분이 " 홍길순씨네 회가에 근무하는 여.성.분.들의 연령대가 어떻게 되나요?" 질문을 하더라구요.
다녔던 회사가 인지도가 있는 회사였는데 ... 다른거 안 묻고 저 질문응 하더라구요.
그 때는 몰랐는데 ... 회사 분위기로 제가 몇살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는지 돌려서 물어본거죠.
원글님이 회사 근무에 미련이 있으신데
주변을 보시면 전문직, 공사, 공무원 아니면 40대 중반 넘어서 경력 이어서 일하는 여자들 많지 않아요.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나오면 경력 이어서 기존의 임금 수준으로 재취업이 힘든 시기가 옵니다.
남자 별 것 없다고 하셨죠? 회사 근무하는 여성도 어느 나이 지나면 회사에서 나오면 진짜 ... 결혼을 안하면서(못하면서) 지켜온 경력이 별것이 아닌 것 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13. 일부러 로긴
'20.3.25 10:23 PM (121.168.xxx.65)진솔하게 잘쓰시네요 . 절절히 공감하고 갑니다 저도 차한잔 하고파요
14. 유끼노하나
'20.3.25 10:29 PM (221.154.xxx.193)어머.. 지금 제 맘속에 들어와보신거 같아요.
헐.. 진짜요.
저와 똑같이 생각하는 분과 얘기한번 해보고싶을 만큼요.15. ..
'20.3.25 10:31 PM (223.62.xxx.53)저는 원글님 백퍼 공감해요
40대 싱글인데 후회 안 해요
연예 많이 하면서 느낀 게 진짜 인품 좋고 괜찮은 남자는
로또 일 뿐.
결혼한 친구들 보면 그나마 조건 보고 간 애들이 평타
혼자 사는데 시간이 넘 빨라요
나를 알아가는 것도 끝이 없네요16. ...
'20.3.25 10:35 PM (115.40.xxx.94)글 되게 잘쓰시네요
17. 스마일01
'20.3.25 11:12 PM (223.38.xxx.6) - 삭제된댓글늦게 결혼해서 완전 저한테 끔찍한 남편이랑 행복하게 살아요 결혼 5년찬데 연예하는 더처럼 케바케인듯요 님이 그냥 남자 질못만난듯요
18. 123123
'20.3.25 11:22 PM (180.230.xxx.74)결혼5년차에요 늦게 결혼해서 애 하나 낳고 그냥저냥 살고 있습니다 원글님 글에 공감합니다
요즘 계속 드는 생각.. 혼자살걸 왜 결혼을 해서는 ㅋㅋㅋ
힘들어요 애도 남편도 결혼생활도 모든게 다
그냥 내 몸뚱아리 하나만 책임지면 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네요19. 다라
'20.3.25 11:24 PM (218.146.xxx.65) - 삭제된댓글저도 늦게 결혼했는데 능력 집안 조건 인성 다 훌륭한 연하남하고 했어요. 저도 미국에서 살고 워킹맘인데 가정이 너무 평화롭고 행복하고 커리어도 만족스러워요. 서른 중반에 했어요. 그 전까진 괜찮은 남자들도 다 싫다하고 제 남편 만나려고 그랬나봐요.
20. ..
'20.3.26 12:12 AM (39.120.xxx.155)그냥 지금 애때문에 퍼져살고 나에게 신경못쓰고
남편이 하나도 안도와줘서 힘드니 이런생각드는거에요
아직 젊으니까 옛날 잘나가던때 비교해서
그대로 살았으면 계속 잘나갔을것같은생각 드는거지.
50되고 60되고 혼자 늙어가면 그게 더 고통스러울것같지 않나요? 평생 잘나가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사람은 그냥 20 30 40대 지나면 별볼일없어지는듯.21. 헉
'20.3.26 5:39 AM (175.223.xxx.56)구 노처녀 였던 일인.... 공감요 ㅠ
22. ㅇㅇㅇㅇ
'20.3.26 9:04 AM (211.196.xxx.207)어디 보면 여자들이 생각하는 괜찮은 남자 계산법이 있던데
여자들이 생각하는 괜찮은 남자는 상위 0.1% 여자들이 가져가요.
없는 게 아니라 님들 몫이 아닐 뿐이에요.
남자들은 or 계산법을 쓰고
여자들은 and 계산법이라
여자들 눈에 차는 괜찮은 남자는 0.1% 밖에 안 나온대요.23. .....
'20.3.26 9:53 AM (58.238.xxx.221)사실 결혼은 언제 하든 누구와 하느냐가 관건이더군요..
경제력도 중요하지만 정말 누구와 하느냐가 살면서 제일제일 중요해요..
언제하는건 사실 중요하지 않은듯해요..
넘 늦게하면 차라리 애는 안낳는게 낫단 생각도 들고..24. 원글
'20.3.26 10:17 AM (108.253.xxx.178)그러게요..
항상 이혼을 꿈꾸며 사는 게 행복하지 않은 게 맞겠죠??
얼른 제 커리어가 정상화가 되어 딸아이랑 잘 살 수 있게 됐음 좋겠어요..
상위 0.1% 아니면 여자들 다들 힘들게 사는 건가요??
울 딸두 결혼시키지 말아야 하나..
오늘도 생각이 많아지네요..
울 딸 저 아니면 지킬 사람도 없는데..
주위에 아스퍼거가 있으니 생활이 피폐하고 힘드네요..25. ...........
'20.3.26 11:29 AM (165.243.xxx.169) - 삭제된댓글수정하심이..
늦게 결혼할 바엔이 아니라
이상한 남자랑 결혼할 바엔. 2222222222222226. ..
'20.3.26 1:19 PM (122.37.xxx.19) - 삭제된댓글앞으로 20년후엔 결혼제도가 없어질거예요
그래야 된다고도 생각되고요
여자들도 나와 잘 맞는 남자 아니면 결혼 안한다는 각오를 해야하고요
그러려면 사회적으로도 혼자살수있는 장치가 마련되면 좋을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