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한민국 의료보험

ㄱㅂㄴ 조회수 : 898
작성일 : 2020-03-23 16:20:54
전우용 교수 글 펌

“박정희가 의료보험 하나는 잘 만들었다”는 글이 자주 보이기에, 한마디 얹습니다.

우리나라 의료보험법은 1963년에 처음 제정되어 1964년부터 시행됐습니다. 당시 군사정권은 '무상의료'를 자랑하는 북한에 맞서기 위해 이 제도를 만들었지만, 임의가입 방식이었기 때문에 가입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고용주와 피고용인이 보험료를 분담하는 강제 가입 방식의 의료보험 제도가 시행된 건 1977년이었습니다. 이때는 공무원, 군인, 교사, 상시 500인 이상을 고용하는 대기업 노동자만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습니다.

1977년은 유신체제가 종말을 향해 치닫던 때였습니다. 특히 당시 주력 수출산업으로 육성하던 중화학 공업 분야 대기업 노동자들은 극단적인 저임금에 불만이 매우 높았습니다. 대기업에서 파업이 일어나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이라 판단한 박 정권은 대기업 노동자들을 회유하는 한편, 공무원 군인 교사 등 정권의 중추를 이루는 사회세력의 환심을 사기 위해 ‘특권적 의료보험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당시 의료보험증은 특권층의 신분증 구실을 했습니다. 의료보험증만 맡기면 어느 술집에서나 외상술을 먹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민정당 노태우는 ‘전국민 의료보험 혜택’을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의료보험증이 우리 사회의 불평등 양상을 두드러지게 표현하는 ‘증거물’이었기 때문이죠. 이 ‘가시적인 불평등의 증거물’을 없애지 않고서는, 6월 항쟁으로 뜨겁게 분출한 민주화 열기를 가라앉힐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1989년부터 ‘전 국민 의료보험 제도’가 시행된 건 이 때문입니다.

현재의 국민 건강보험 제도는 박정희가 준 ‘선물’이 아닙니다. 우리 국민들 자신이 살인적 폭력과 최루탄에 맞서 싸워 만든 제도입니다. 자기 자신이, 또는 자기 부모가 싸워서 얻은 권리를 남이 ‘선물’한 것으로 생각하면, 허무하게 빼앗기기 쉽습니다. 우리 스스로 만든 것을 누구라도 함부로 훼손하게 놔둬선 안 됩니다. '민영 의료보험증'을 가진 사람이 공공연히 특권층 행세하는 시대로 되돌아 가서도 안 됩니다.

ㅡ전우용 2018년 페북에서.
IP : 175.214.xxx.20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아요.
    '20.3.23 4:39 PM (123.213.xxx.169)

    지극히 국민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국민들 환심 살려고 달래기로 만든 겁니다
    국민들의 희생과 화냄 달래려 만들 겁니다..
    국민이 똑똑해야 정치인들은 움직입니다...대한민국 국민 멋지다!!

  • 2. 인정
    '20.3.23 5:30 PM (117.111.xxx.233)

    인정할건 해야죠
    박정희가 김종인씨한테
    조언을 구해서 들여 온게
    지금 우리나라 의료보험이죠

    이건 뮈
    경제를 살린것도 박정희구만
    부정하려하고
    독재나 인권을 탄입한거 비판 받아야하지만
    모든 것을 부정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68895 열나고 몸살같은데 설마 코로나일까요? 5 .... 2020/04/25 2,572
1068894 (주식고수님께)에이블씨엔씨 아세요? 8 주알못 2020/04/25 1,699
1068893 원작과 달리 둘이(부부의 세계 원작 보신 분만) 11 ㅇㅇ 2020/04/25 5,088
1068892 정신과 선생님 oo 2020/04/25 1,007
1068891 8년만에 욕실 공사 새로하는거 8 ㅇㅇ 2020/04/25 2,267
1068890 [시사기획 창] 검찰총장 장모의 ‘17년 소송’ 총정리 8 ㅇㅇㅇ 2020/04/25 1,184
1068889 cineF 채널에서 파리로 가는 길 해요 12 파리 2020/04/25 1,287
1068888 코로나19, 어떻게 모든 장기를 공격할까 17 뉴스 2020/04/25 3,372
1068887 부부의 세계, 많이들 보시나요? 17 dma 2020/04/25 3,748
1068886 마스크는 언제쯤 안 써도 될까요? 10 바람처럼 2020/04/25 3,590
1068885 펌) 한국 정부 전세계 한국 입양인들에게 마스크를 22 .. 2020/04/25 3,518
1068884 유튜브 추천해주세요. 12 초보 2020/04/25 1,741
1068883 새차에 좋은향 나게 하려면요. 4 기대 2020/04/25 1,593
1068882 맞춤법이나 틀리게 알고있는 단어 고쳐주는거요 22 공수래 2020/04/25 2,393
1068881 부부의세계 그 웅장한 음악 알려주세요 2 ff 2020/04/25 1,607
1068880 운동화 세탁 유투브 신세계네요 6 00 2020/04/25 4,105
1068879 자식 모두가 골고루 다 잘사는 집 드문가요? 4 2020/04/25 2,559
1068878 오늘 밖에 춥나요 ?? 5 서울입니다 2020/04/25 2,127
1068877 삼성 AKG이어폰 귀속 마찰소리 너무 거슬려요 1 이어 2020/04/25 869
1068876 장아찌 담그기 박사님들 나와 보세요 ~ 11 ... 2020/04/25 2,333
1068875 정부에서 주는 긴급생계비요... 6 스폰지송 2020/04/25 2,403
1068874 36살에 금공 신입 23 ㅇㅇ 2020/04/25 5,776
1068873 그때그때 제철음식 사고 싶어요 16 요알못 2020/04/25 3,551
1068872 뉴욕이나 파리 나오는 영화 추천해주세요~ 6 추천 2020/04/25 1,202
1068871 잘사는 집 애들이 학폭 많이 나오나요? 14 .. 2020/04/25 4,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