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이 미국 대학원생이예요.
3월 10일 갑자기 학교에서 이메일 보내서 3월 15일까지 기숙사를 비우라고 하고
앞으론 온라인으로만 수업할 것이고 언제 다시 강의를 할지 모른다고 했대요.
애들이 이렇게 짧은 통고가 어디 있냐고 난리가 났었구요.
아마도 우리가 온라인이 아니라 직접 만나는 건 이번 주로 끝이겠다라고들 예상했대요.
특히 학부생들은 어려서 캠퍼스 여기저기서 끌어안고 우는 애들 많았고
학부 4학년들은 졸업식도 없을거 같다고 이렇게 갑자기 이별이라니 너무 허망해하고
애들이 다들 정신이 나가서 크게 웃고 다니는 애들도 있고 엉엉 울고 다니는 애들도 있고.
하여간에 난리 났었답니다.
우리 아이는 학교 근처에서 방을 렌트해서 살고 있었기에 그냥 그대로 있었는데요.
제가 한국에 들어오라고 말해도 봄방학 끝나면 온라인으로 수업한다고
자기는 한국에 가서 밤낮 바꿔서 수업에 참가 못하겠다고 계속 있겠다고 하더라고요.
세미나도 다 온라인으로 한답니다.
그때 제가 비행기표 알아봤지만 벌써 비싸졌더라고요.
도서관도 3월 13일 오후 4시에 통고하기를
오후 7시이후엔 도서관이 무기한 휴관이라고 통고를 해서
우리 애는 필요한 건 이미 빌려놓았지만 책 미처 못 빌린 애들은 갑자기 책 빌리느라 소동이었고
도서관이 닫혀서 편히 공부할 자리가 없어요.
레스토랑과 카페도 모두 테이크아웃만 가능하고 안에서 먹을 수 없다고 해요.
마트도 싸그리 사재기 되었는데 계속 마트에서 어느 정도 채워서
자기 먹을 건 동네 작은 그로서리에 걸어가서 살 수 있대요.
없는 것도 있고 살수 있는 선택지가 줄기는 했대요.
애가 간단한 요리는 해요.
그 와중에 과제는 엄청나고 눈문 쓰느라고 자기 방에서 바쁘답니다.
교수님과 면담도 다 온라인으로 대체해서 하고 있다네요.
뭐 어쨌건 지금 자가격리 수준인거죠.
방안에 앉아서 할일 많아 바쁘대요.
어제밤에야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이메일을 보냈답니다.
이번 5월 하순으로 예정된 졸업식은 온라인으로 한다고요.
졸업식 뿐만 아니라 그 즈음에 실제로 모이는 건 어떤 것도 없을거라고 확실하게 했대요.
부랴부랴 학교 온라인 수업이 끝나는 5월 중순으로 비행기표를 끊었어요.
무지 비싸졌더군요. 하는 수 없죠 뭐.
트럼프가 여행금지령을 내렸으니 미국에서 나오는 건 가능해졌어도
다시 미국에 들어가는 건 언제가 될지 모르죠.
그래도 어쨌건 미국에서 애가 혼자 있는거 생각하면 애가 타서
5월 중순에 애가 돌아올 때까지는 맘을 졸이고 있을거 같아요.
건강하기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