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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부부사이) 조언을 구합니다.

깊은밤 조회수 : 2,597
작성일 : 2020-03-20 01:45:42
함께 해온 세월이 24년을 넘겼네요.
아이도 없이 베프처럼 동반자처럼 싸우고 화해하고 함께 놀고 일하고 많은 부분을 함께 해온 시간입니다.

남편이 직장을 바꾸면서 무척 바빠졌고 둘이 함께 하던 세계에서 내가 모르는 다른 세계로 이사간 것처럼 느껴져요.
설날 전후로 상처를 주고 받으며 싸웠어요.
그때로 지금도 이야기를 하면 넌 너무 짜증을 낸다 신경질을 낸다 라는 비난
이런 걸 객관적으로 평가할 순 없겠죠.
주관적인 제 가늠에는 제 짜증이, 신경질이 더 늘었다기 보다는 저를 바라보는 그사람의 시선이, 저를 대하는 그사람의 마음이 변한 것처럼 느껴져요.

부부사이 애정이란 공든 탑도 금새 무너지겠구나... 참담한 심정이예요.
머리를 한 때 쎄게 때리면 내가 함께 살아온 사람으로 돌아올것도 같고...

세상 끝날때까지 서로 기대어 용기주고 위로 받으며 그렇게 살아가리라는 확신이 무너졌어요.
함께 만들어온 소중한 우리 인생을 지키고 싶어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그다지 없더라구요.

이런 걸 권태기라고 하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어떻게 대해야 지혜로운 것인지
어떤 마음으로 견디어 내야 하는 것인지
내가 무엇을 바꾸고 노력해야 하는지
오래오래 혼자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아 초라한 마음입니다.

이제 50에 들어서는 남편,
물리적으로는 살아온 시간 중 가장 바쁜 때는 보내지만 더 공허하고 행복하지 못한듯합니다.

어찌해야 할지... 너무도 답답한 마음에 코로나 시국에 동지, 선배님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IP : 222.111.xxx.235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20.3.20 2:09 AM (87.236.xxx.2)

    신경질과 짜증이 많은 성격은 배우자나 다른 가족을 정말 힘들게 해요.
    저도 그런 남편과 오랜 세월 살았고, 제 형제 중에도 그런 배우자와
    사는 형제가 있는데, 정말 영혼을 갉아 먹히는 일이에요.
    모르긴 해도 남편분이 참다참다 지치신 모양이네요.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님이 자신의 성격을 냉정히 돌아보고 고치려고
    노력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 2. 민들레홀씨
    '20.3.20 2:11 AM (98.29.xxx.202)

    부부사이에 느끼는 그 감정은 불행히도 맞아요. 바쁜 것과 나를 대하는 태도가 변한 것은 그리 연관이 없을 거에요. 그사람의 생활이나 가치관/생각에 내가 알지못하는 변화가 생긴 것일거에요. 이런경우 싸우고 치대면 더욱 상황이 안좋아져요. 싸워서 바꿀수 있는 것은 없어요.

    이제 남편을 바라보고 그 반응에 기뻐하고 슬퍼하지 말아요.
    본인을 바라보고, 본인에게 기쁜 일 시간을 쏟을수 있는 일을 찾아 하세요.
    내가 바꿀수 있는 것은 나에 속한 시간과 생활뿐이에요.

    남편과는 하던대로 담담하게 함께하는 생활/시간 갖구요, 더 요구하거나 애닯은 반응을 보이지 마세요.
    따로는 열정적으로 같이는 담담하게 생활해 나가다보면 남편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올 거에요.
    돌아오지 않더래도 독립적인 마인드로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남편의 반응에 따라 휘둘리는 내모습...자존심 상하잖아요...

  • 3. 깊은밤
    '20.3.20 2:35 AM (222.111.xxx.235)

    음...님,
    돌아보고 고치는 것...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이것 뿐이다 라는 생각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항상 친절하고 항상 부드럽게 대해야 하는것인가... 그것을 진심으로 할 수 있를까(사람이라면 힘들때도 의기소침 할때도 있쟎아요.) 진심이 빠져도 그렇게 하는 것이 맞는가가 또 갈등하고 있는 지점이예요.
    좋은 말씀 세겨 들을께요.
    민드레홀씨님,
    불행히도 맞다... 라는 말씀에 심장이 아프네요.
    제가 하는 일이 바쁘고 하루하루 여유가 없을 때라... 내인생에 더 일어날 수 없는 비극이 일어나도 맡은 일은 해내야 하니까
    독립적인 마이 웨이가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의 상황을 맞이하는 게 아닐지도 두렵고요.
    조언 감사히 들었어요.
    연애하던 시절 마음을 돌이키고 싶어 하는 행동은 오히려 관계를 해친다는 그 것이 25년차 부부에도 해당하는 말이겠네요.
    잘 세겨서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4. ...
    '20.3.20 9:11 AM (218.52.xxx.191)

    결혼 10년차에 제 남편 어려운 시험 합격하고 좀 변했었어요. 자존감 상승 시점에 좀 그런대요. 저도 관심에서 멀어지고. 이제 또 괜찮아요. 막상 헤어지네 마네 하다 보이 더 나은 사람이 없더라고요. 피차.
    아이 없이 결혼 15년차입니다.

  • 5. ...
    '20.3.20 10:55 AM (180.229.xxx.17)

    제가 보기엔 님이 남편 상황을 이해를 못하고 칭얼대는거 같네요 아이도 없이 오로지 서로만이 관심을 가지고 24년을 살아오다 남편이 갑자기 님 표현대로 내가 모르는 세상으로 나간거 같으니 불안한 마음.. 님이 마음적으로 독립을 하세요

  • 6. 혹시
    '20.3.20 11:05 AM (112.169.xxx.222)

    남편분이 잠시 마음에 들어온 다른 여성이 있는건 아닐까요? 마음이 떠난 듯한 느낌이 든다 하셔서요. 남자들 오십무렵 중년의 위기로 그런경우 많다던데 한번 지켜보심이..

  • 7. ...
    '20.3.20 12:06 PM (223.62.xxx.216)

    아이없는 결혼 15년차 입니다.
    제 고민도 님과 같아요.

    도움되는 댓글들 감사합니다.

    짧은 인생이 라지만, 경험하지 않은 미래는 늘 두렵네요.
    그냥 하루하루 내 안의 나를 편안하게 하는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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