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 맘대로 해>
오늘 문대통령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자금난 해소를 위한 조치를 지시했다. 모든 금융권 대출을 원금 만기 연장하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상환 부담을 줄이고 전 금융권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금 이자 납부도 유예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잘했다. 그리고 그럴 리도 없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지난 주 아침 MBC 인터뷰에서 추경이 턱도 없이 부족하니 기재부 기다리지 말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라고 촉구했었다. 그리고 마침 그날 아침 회의에서 문대통령은 제2의 추경까지 고려하라고 지시했다.
불이 났을 때는 생명이 먼저다. 노약자부터 구출하고 그 다음 불 꺼도 된다.
한국의 복지제도는 너무 성긴 데가 많아서 누락되는 취약층이 많다. 그래도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걸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할 방법도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기초연금 70%에게 최대 30만원을 주는 것을 일시적으로 50만원으로 올릴 수는 없을까? 건강보험료 납부자 하위 50%에게 3개월간 보험료 면제할 수도 있다. 고용보험으로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에 대해 일괄해서 3개월 연장 적용 할 수도 있지 않을지? 학자금 대출 이자도 당분간 0% 적용할 수도 있다. 사람마다 적용이자가 다르다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데 그런 것 따지면 시간 다 간다. 그냥 학자금 대출 원리금을 3개월간 탕감한다고 할 수도 있다. 주거수당 등 저소득층 복지 서비스 지급액을 3개월간 100% 증액할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은 뭔가 정부가 팔을 제대로 걷어 부치고 나서는 것 같은 소식을 듣고 좋아서 그냥 즉흥적으로 내가 상상해 본 것들이다. 이런 방향으로 적극 검토해보자는 말이다. 그리고 이게 더 급하다.
이상하게 이런 얘기는 안하고 진보진영은 얘기가 이념적으로 흘러 기본소득만 갖고 온통 이러쿵 저러쿵 하는데 그거 탁상공론이다. 그러고 있을 시간이 없다. 그냥 긴급재해수당으로 3개월간 지급하자고 결정하면 그만이다. 대상자 선정은 정부가 알아서 할 것이다. 그건 그것대로 하자.
하지만 그것을 한다고 일이 끝나는 것은 전혀 아니다. 더 급하고 중요한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 기본소득, 기본소득 노래 부르면 자기 할 일 다한 것처럼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정권 초기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니 맘대로 해>가 유행한 적이 있다. 나는 그때 시도한 경제정책 중 상당수에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이니가 맘대로> 할 때다.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게 낫다.
(*********될지 안될지 모르는 기본소득 말고
바로 되는 가능한 것부터 해야죠.
공무원들 빨리 선제적으로 움직여주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