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릴 때가 그리워요

.............. 조회수 : 1,154
작성일 : 2020-03-19 12:03:15
지금 된장찌개에 비벼서 김치랑 밥 먹고 있는데요.
김치를 며칠 전에 담궜는데 찌개하기엔 덜 시어진 것 같아 조금 덜어 한나절 밖에 뒀거든요. 
그걸 지금 먹고 있는데 빠른 시간 안에 시어진 김치 맛이 나요.
이게 뭐 같냐면 어릴 때 도시락으로 김치 싸가면 냉장고에서 바로 나온 것과 다르게 갑자기 시어진 김치 맛, 딱 그건 거예요. 
도시락 먹는 기분이네요.

저희 어머니는 도시락을 아주 정성들여 싸주셨어요. 
매일 직장 나가는 분인데도 어찌 그리 부지런한지 아침에 아침식사와 도시락 반찬을 다 하셨어요. 저라면 도저히 못해요...
마른 새우 볶음, 이거 제가 안 좋아하던 반찬인데 지금 생각하니 그 비린 맛이랑 입에서 부숴지던 식감이 그리워요.
캔참치 넣고 김치찌개 끓여서 보온도시락 국칸에 넣어 주셨고. 이게 제가 제일 좋아하던 메뉴였고요.
돈까스 손수 만드셔서 아침에 튀겨서 작게 잘라, 케찹 뿌리고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좋아했던 건 아침에 재서 구운 바삭한 김. 언제 그걸 하실 시간이 있었는지...
입도 징그럽게 짧은 딸이라 그렇게 싸준 도시락도 남겨오기 일쑤였고
저녁에 퇴근하셔서 또 새 음식, 새 밥. 그게 당연한 건 줄 알고 자랐는데
저는 엄마 반만도 못한 어른인 것 같아요.

언제가 행복했니 물으면 잘 모를 정도로 그저 그렇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절은 행복한 거 맞았네요.
엄마 그늘에서, 엄마 품에서, 눈물나게 그리워요.
IP : 72.226.xxx.88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3.19 12:21 PM (61.75.xxx.155)

    이 글 읽고 저는 엄마가싸주시던 계란옷 입힌 분홍소세지가 먹고 싶네요

    야채 박힌 타원형 소시지도 ㅜ

  • 2. 둥둥
    '20.3.19 12:31 PM (61.75.xxx.84)

    이 시국에 이런 글 소중하네요
    엄마밥.. 다시는 못먹어요 ㅜㅜ
    공기 걱정 물 걱정 바이러스 걱정없이 공부 걱정도 없이
    늘상 뛰놀던 그 시절 그립죠..

  • 3. 사무치게
    '20.3.19 12:43 PM (39.7.xxx.250)

    그리워요
    저희는 가난해서 김치볶음 장떡 너무 그리워요
    책가방 집어던지고 해가지도록 놀다가
    엄마가 부르시면 짜증내면서 가곤했는데
    그때차려진 저녁밥상
    빠다간장밥 너무 맛있었어요
    옛날이 좋았어요

  • 4. 맞아요
    '20.3.19 1:33 PM (1.253.xxx.54) - 삭제된댓글

    식어빠진 돈까스조각도 점심시간엔 밥이랑 먹으면 그렇게 맛있었어요ㅎㅎ 참치도 정말 좋아했어요. 애들 여럿 모이면 김이나 고추참치캔 짜장참치캔 싸오는애 꼭 하나씩은있어서 좋았던..ㅎ

  • 5. 맞아요
    '20.3.19 1:34 PM (1.253.xxx.54)

    식어빠진 돈까스조각도 점심시간엔 밥이랑 먹으면 그렇게 맛있었어요ㅎㅎ 참치도 정말 좋아했어요. 애들 여럿 모이면 김이나 고추참치캔 짜장참치캔 싸오는애 꼭 한명씩은있어서 좋았던..ㅎ

  • 6. 저도요
    '20.3.19 3:47 PM (218.235.xxx.125)

    지금은 제가 다 만들어야 먹을 수 있네요. 엄마가 해주는 밥 불평도 많이 했는데 그 시절 그립고 코 끝 찡해집니다.

  • 7. ..
    '20.3.19 4:39 PM (211.108.xxx.185)

    저도 장떡 먹고 싶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52838 국제 택배에 처방전 약 보낼수있나요? 4 국제 배송이.. 2020/03/19 1,741
1052837 춘천 아파트, 지역 좀추천해주세요. 7 ........ 2020/03/19 1,770
1052836 병원에서 일하는데 6 코마 2020/03/19 3,799
1052835 스포트라이트, 신천지에서 새누리가입종용! 13 스포트 2020/03/19 2,705
1052834 맹물 넣어도 코로나 양성 나온 영남대 왜 이래요??? 9 왜이래 2020/03/19 4,598
1052833 단독이닷~ 윤석열 장모 건 수사도 없이 사건 종결한다는 녹취 6 mbc 2020/03/19 1,964
1052832 눈동자가 맑은 사람 8 유리같이 2020/03/19 4,778
1052831 임영웅 방금 미스터트롯으로 보고 있는데 21 동그라미 2020/03/19 4,707
1052830 요즘 창문만 보면 별 생각이 듭니다 3 ㅇㅇ 2020/03/19 1,995
1052829 속보-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600억달러 규모 ㅎㄷㄷ(좋은일인.. 34 무슨뜻알려주.. 2020/03/19 6,948
1052828 저주파 목마사지기 추천 부탁드려요 바다 2020/03/19 1,020
1052827 어떻게해요 저 지금 퇴폐모드예요..ㅠ 55 2020/03/19 16,841
1052826 문화상품권 사용이 너무 불편하네요 8 .. 2020/03/19 2,417
1052825 영화 제목 알려주세요 6 가을 2020/03/19 1,069
1052824 해외에서 와서 자가격리 어기면 벌금을 6 딴건 2020/03/19 1,282
1052823 마스크안하면 아파트출입도막는다 10 서울소식 2020/03/19 3,340
1052822 우리도 2주간 활동금지 내리면 안될까요? 19 그냥 2020/03/19 4,300
1052821 산지애 사과 흠과 어떤가요? 6 홈쇼핑은 처.. 2020/03/19 1,951
1052820 양파도 싼 곳 소개 시켜주세요 6 양파 2020/03/19 1,733
1052819 잘 게워내는 아이요.. 8 Gday 2020/03/19 1,068
1052818 김강립 본부장이 마스크를 안쓴게 넘 충격이였어요ㅠ 18 뉴스 2020/03/19 7,162
1052817 마스크 중국 다 퍼주냐고 지랄하던 기레기들 이제는 6 잡것들 2020/03/19 2,336
1052816 튠페이스 어떤가요? 3 고주파 2020/03/19 2,001
1052815 천식일까요ㅣ 1 ... 2020/03/19 856
1052814 스포트라이트 신천지 방송해요 3 합니다 2020/03/19 1,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