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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는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다 크고 나서야 알았어요.

치즈 조회수 : 7,579
작성일 : 2020-03-18 23:06:41
정확히 말하면 피자.. 치즈스틱..후라이드 치킨

몰랐어요.

가난했거든요ㅎㅎ 옛날 얘기도 아니고 아직 우리 형제 엄청 젊어요.

피자 시키면 엄마는 한조각? 두조각? 먹고 나면 안먹었어요. 치킨은 목뼈부분이나 자식들 안먹는 퍽퍽살 몇조각 먹고 땡. 나머지는 다 저랑 동생이랑 먹었어요. 그래서 우리 형제는 엄마가 피자랑 치킨 좋아하는 걸 모르고 컸어요.

자식들 다 대학 보내고 취직하고 자기 밥벌이하고 나니 엄마가 그제서야 말하는거에요. 피자가 너무 맛있다고.. 치즈스틱이 너무 맛있다고.. 치킨이 맛있다고...

그말이 너무 슬펐어요. 맛있는데 우리 더 먹으라고 엄마는 안 먹은 거잖아요. 맞죠?

저 사는 동네에 치킨 맛집이 있거든요. 엄마가 놀러왔을 때 그 치킨 먹으러 갔는데 그 이후로 그집 치킨 너무 맛있었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시는거에요ㅋㅋ

그당시 저는 면허가 없었거든요. 사실 대중교통 너무 잘 되어있어서 면허 필요성도 못 느끼고 있었는데 시외버스 타고 다니면 냄새때문에 엄마한테 그 치킨을 한번 못 사가겠더라고요.

그래서 면허를 땄어요. 이번주에 오랜만에 내려간다고 뭐 사다 줄까 했더니 또 그 집 치킨 얘기하시네요.

이렇게 좋아하는 음식이 있었는데... 어떻게 자식들 다 클 동안 참았을까요.

저는 우리 엄마가 너무 대단한 것 같아요.


IP : 211.243.xxx.115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말
    '20.3.18 11:08 PM (211.193.xxx.167)

    엄마는 이런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말 엄마는

  • 2. 우린 반대
    '20.3.18 11:09 PM (222.97.xxx.219) - 삭제된댓글

    저흰 엄마가 우릴 위해 안먹는 줄 알았어요.
    억지로 한두개라도 드시게 했는데
    알고보니 고기 별로 안 좋아함.
    왜 안좋아한다고 말을 안했지?
    속았다.

  • 3. 이뻐
    '20.3.18 11:09 PM (210.179.xxx.63)

    님도 그런 엄마이실탠데요
    지금 이렇게.엄마 챙겨주심 되지요
    효녀십니다 ^^
    맛있게 드세요

  • 4. 대견
    '20.3.18 11:10 PM (116.34.xxx.209)

    지금이라도 아신게 다행이죠.
    50인 저희집에 있는 남자는 치매인 본인엄마가 뭘 좋아하는지도 몰라요...ㅠㅠ
    시댁갈때 어머니 좋아하는 ★★샀다고 하면....울엄마가 ★★ 좋아해? 합니다.
    엄마한테 맛난거 많이 사드리세요~~착한따님!

  • 5. ...
    '20.3.18 11:10 PM (125.176.xxx.76)

    계실 때 잘 해드리세요.
    엄마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일상생활 동영상 촬영이라도 해 놓을 걸 하고 후회가 큽니다.
    엄마...

  • 6. ..
    '20.3.18 11:10 PM (112.165.xxx.127)

    아이고 예뻐라^^
    엄마 생각하는 마음이 너무 따뜻하네요~~
    우리 딸들도 나중에 이랬음 좋겠어요
    어머니 연세가 어떻게 되셔요?

  • 7. ..
    '20.3.18 11:14 PM (183.98.xxx.235)

    그죠 그래서 없이 살았던 가족 구성원들 끼리 위하고 연대하며 잘 사는듯 합니다.
    부자들 산다는 강남에서 수십년 살지만
    내 자식이 나에게 면허를 따서 치킨을 사줄거라는 기대는 아예 안합니다.
    부럽습니다.
    저는 50대 예요
    어머님과 늘 행복 하세요~^^

  • 8.
    '20.3.18 11:15 PM (118.32.xxx.104) - 삭제된댓글

    행복해 보여요

  • 9. ...
    '20.3.18 11:18 PM (61.105.xxx.31)

    잘하셨어요.
    저도 그 맛난 치킨 먹은 듯 흐믓하네요.
    그리고 님도 어머니같은 엄마가 되시겠지요.

  • 10. 결혼하고나서
    '20.3.18 11:19 PM (221.155.xxx.251) - 삭제된댓글

    시댁식구 집들이 할때 제가 사과 이쁘게 깍았더니 남편이 가운데 씨부분을 어머님 드림. 사과씨랑 과육 살짝 붙은 그 부분. 내가 왜 어머님 드리냐구 했더니 자기 엄마가 이거 좋아한대요.
    미친인간... 어머님이 자식들 사과 살 먹으라고 다 내주고 그부분 치아로 삭삭삭 긁어먹은걸 좋아서 그런줄 알았나봐요.
    내가 그날 욕을 욕을 했어요. 이러니 아들 아무 소용없다 소리 나오는거라구. 자기 엄만 생선은 대가리만 먹는다. 대가리 진짜 좋아한느는둥. 자기 엄마는 명품 안좋아한다는둥... 개소리 계속 했는데...

  • 11. ㅡㅡ
    '20.3.18 11:22 PM (112.150.xxx.194)

    그래서, 자식을 낳고 키워봐야. 그마음을 알수가 있죠.
    저도 몰랐어요.
    지금은 먹을게 넘쳐나도. 저도 아이들 입에 들어가는게 우선이라.. 가난했던 옛날 부모님들은 오죽했을까 싶어요.

  • 12. 엄마들은
    '20.3.18 11:25 PM (39.7.xxx.246)

    다 그래요.
    나는 참고 안먹고
    자식입에 넣어주는게 더 행복하답니다.

  • 13. ...
    '20.3.18 11:30 PM (122.36.xxx.161) - 삭제된댓글

    저희 엄마는 안 그러셨던 것 같아요. 그냥 쭉 입맛없으니 안먹는 걸로... 그런데 저는 결혼하고 나서 음식 먹을 때 남편이 맛있다고 먹으면 전 다른 음식을 먹게 되더군요. 전 전업이고 남편은 직장에 다녀서 그런 걸까요. 지금은 아기가 있는데 잘 먹는 음식이 있으면 아기가 배불리 먹고 숟가락 놓은 후 다 식은 음식을 제가 먹고 있더라구요. 남편은 아기가 떨어뜨린 음식을 먹고 있네요.

  • 14.
    '20.3.18 11:32 PM (39.7.xxx.71)

    그래서 맨날 탕수육먹어요
    우리아들노래합니다
    어머니는 짜장면이싫다고 하셨어 탕수육이좋다고 하셨어


    님 그치킨도사드리고 맛집치킨이란곳은 다델고가세요
    저요?비자금많고 남편도 전문직입니다만
    애셋델고 점ㄴㄱ고픈거막못사먹었어요

  • 15. 60
    '20.3.18 11:39 PM (114.203.xxx.5)

    저도 사실 치킨 다리 날개 외엔 안좋아하지만 아이위해 모가지만 먹습니다 ㅠ아이먹다남은 닭다리 뼈
    진짜 뼈만 앙상하게 남을정도로 모두 발라먹어요.
    나도 그런 엄마더라구요ㅠ

  • 16. ..
    '20.3.18 11:39 PM (116.88.xxx.138)

    근데요...참 이상한게 저도 다 양보한 우리 엄마한테 너무 고맙고 미안한데 또 우리 애들한테 제가 양보할때는 진짜 하나도 안 먹고 싶고 안 먹어도 배부르고..진짜 그렇더라구요. 원글님의 어머니도 그러셨을 거에요..자식들 입에 올망올망 들어가는게 한없이 이쁘고^^

  • 17. ....
    '20.3.18 11:45 PM (106.102.xxx.140) - 삭제된댓글

    고1 울 딸이 맛있는거 먹을때면 꼭 제 몫을 덜어서 남겨놔요.
    저는 애들 실컷 먹으라고 안먹는건데
    먹기 전에 남겨 놓는 울 딸 보면 고마우면서도
    속상해요.
    그냥 다 먹어도 되는데...
    하나라도 더 먹지 싶어요.
    근데 울 아들은 큰 놈인데도
    제것까지 뺏어 먹어요 ㅋㅋ
    엄마꺼는 당연히 지것이라 생각하는 넘이라
    동생이 맨날 뭐라하죠
    왜 엄마거 뺏어 먹냐고 ㅠ

  • 18. 저도
    '20.3.18 11:57 PM (1.231.xxx.157)

    부모님 아파트 단지 앞에 베스킨라빈스가 있어요
    부모님댁에 다녀올때면 하나씩 사가지고 오곤했죠

    근데 부모님께 그걸 사다드릴 생각은 못했어요
    왜냐하면 부모님은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실거란 생각을 못했어요 ㅠㅠ

    그러다 어느 더운 날 먹고싶기도 하고 해서
    사다드렸는데 이런건 첨 드셔보신다면서 너무 맛있게 드시는 거에요 ㅠㅠ
    그때 뭔가 한대 맞은 기분. ㅠㅠ

    그뒤로 두어번 더 사다드렸는데 이젠 그만 사오라고해서 다 사다드리진 못했어요
    엄마가 당뇨가 생기기도 하셨고..

    작년에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엄마는 요양원에 계세요
    돌아가시고 자주 못만나고 하다보니 다 후회뿐이네요

    국수 비벼 달라고 하셨는데 그거 못드시고 입원하셨다 가셨네요

  • 19. 엄마니까
    '20.3.18 11:58 PM (180.67.xxx.207)

    나보다 자식이 맛있게 먹는 모습이 더 좋아요
    농부가 마른논에 물들어가는거하고
    부모가 자식입에 밥들어가는게 제일 행복하다고 하잖아요

    이젠 그런 엄마를 챙기는 원글님도 너무 예뻐요
    행복하세요~

  • 20. ...
    '20.3.19 12:09 AM (218.156.xxx.164) - 삭제된댓글

    제가 피자, 치킨 잘 먹는데 피자는 항상 두조각, 치킨은 가슴살만
    먹었어요.
    아이가 성인이 되더니 어느날 엄마 닭다리도 먹고 날개도 먹고
    피자도 더 먹고 하라더군요.
    제가 막 웃으면서 난 진짜 치킨은 가슴살이 좋고 피자는 두조가기
    한계라 그런건데 설마 양보하느라 그런줄 알았어? 했어요.
    아이가 저보고 효심 파괴자라고.

  • 21. 엄마들은
    '20.3.19 12:24 AM (73.182.xxx.146)

    다그런거 아닌가요...저는 밥하기가 너무너무 싫은데 집밥은 먹이고 싶고..국 한번이라도 덜 끓이고 애들 차려주고 싶어서 저는 국 안먹고...그런적 많은데..쓰다보니 슬프네...ㅠ

  • 22. ....
    '20.3.19 12:35 AM (125.129.xxx.5) - 삭제된댓글

    저도 피자좋아하고, 고기류 좋아하지만..
    내 자식 먹는모습 보는게 제일 행복해요.^^
    음...우리 엄마는 뭐 좋아하더라 @@
    에휴~~울 엄마 치아가 안 좋아서, 샤브샤브/백숙/회.. 등등 이네요ㅜㅜ

  • 23. .....
    '20.3.19 1:05 AM (67.180.xxx.159)

    눈물나요.

  • 24. 모야
    '20.3.19 6:23 AM (174.3.xxx.223)

    어렸을때 가난했어요. 어쩌다가 마른 오징어를 먹었는데 엄마는 껍데기를 까서 드셨어요. 엄마는 껍데기를 좋아한다면서.. 나중에야 알았어요. 엄마가 거짓말로 말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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