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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기사에 제가 언급되는 일이 벌어졌는데,
2012년 윤석열 현 검찰총장 장모 관련 취재 상황을 짤막하게라도 설명해야 사실 왜곡이 없을 거라 생각해 다시 몇자 적는다.
당시 기자는 장모가 고소됐거나 고소한 사건에 '검사사위'인 윤석열 총장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취재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장모, 부인(김건희씨) 등과 관련한 (믿기 어려운) 여러 가지 의혹들도 듣게 됐다.
(윤석열 총장은 당시 대검 중수1과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의 미국 고급 아파트 매입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윤석열 총장이 대검으로부터 감찰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윤 총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검사실로 전화했지만 통화할 수 없었다.
그런데 2012년 6월 13일(기사가 보도되기 전날) 윤석열 총장은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
장모와 송사를 벌이고 있는 사업가를 "정신이 나간 사람"이라고 비난하면서 장모 사건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당시 윤석열 총장의 해명은 이랬다.
"진정인은 지난 10년간 장모를 괴롭힌 사람으로 그것 때문에 장모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1심에서 1000만 원의 벌금을 받았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심지어 인터넷에 제 부인을 '꽃뱀'이라고 표현한 글도 올렸다.
진정인은 자신이 사법 피해자인 것처럼 행세하지만 자기를 기소한 검사나 유죄를 선고한 판사를 진정하는 등 보통 사람이 아니다.
제가 (지금의 부인인 김씨와) 교제하다가 결혼한다는 얘기가 나오자 비방하고 다녔다.
진정인이 고소한 사건들과 관련해 서울동부지검 등에 전화를 하는 등 사건에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
현직 검사가 어떻게 가족과 관련된 일에 관여할 수 있겠냐. 대검 중수부장이 진정서와 관련된 얘기를 하길래
제가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감찰과에서 많이 조사한 모양인데 아직 소환통보는 받지 못했다."
이렇게 대검 감찰을 받았지만 이후 대검은 윤석열 총장의 압력 행사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기자는 당시 대검 감찰이 제대로 진행됐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듯' 검사를 대상으로 하는,
특히나 '대검 중수 1과장'이라는 대검 요직에 있는 검사를 상대로 한 '내부감찰'이 얼마나 실효성 있게 진행됐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이다. 그동안 검찰이 검사 스폰서 사건 등 검사를 상대로 한 사건을 어떻게 처리해왔는지를 잘 알지 않나?
이와 별개로 MBC '스트레이트'의 '장모님과 검사사위' 보도를 계기로 촉발된 '장모 관련 의혹'들이 제대로 파헤쳐지길 바란다.
장모 관련 의혹의 핵심은 '재산 형성 과정'이다. 이는 60억여 원에 이르는 부인 재산의 출처를 파악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제가 알고 있는 장모 관련 정보는 이렇다.
경기도 양평 출신인 장모는 모텔과 미시령휴게실을 운영했다.
부실채권 등으로 나온 건물이나 토지를 경매로 사들여 되파는 방식으로 재산을 불렸는데 그 과정에서 동업자들과의 송사에 휘말렸다.
그 송사를 벌이는 것이 장모의 '무기'였다(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또 흥미로운 사실은 장모가 방주산업, 충은산업, 비제이엔티, 엔파크, 슈프림캡, 한국교양문화원 등 다양한 업체를 설립해
대표이사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사족으로 하나만 덧붙인다.
부인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총장을 소개해준 사람이 '스님'이었다고 했지만,
두 사람을 연결해준 사람은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이다.
이것은 장모가 2011년 5월 25일 서울동부지검에서 진행된 피의자 신문에서 '자백'한 것이다.
"김명신(개명하기 전 김건희씨의 이름)이 지금 결혼할 사람은 라마다 조 회장이 소개해준 사람으로 2년 정도 교제했다."
그 '중매자' 조남욱 회장은 윤석열 총장의 서울대 법대 선배다. 1948년 국내 건설업 면호 1호 기업으로 설립된 삼부토건 창업자 조정구 초대 회장의 장남이기도 하다. 삼부토건은 88올림픽을 앞두고(1988년 7월) 문을 연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의 모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