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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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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표 나물 맛있게 하는 법

나물아 조회수 : 6,505
작성일 : 2020-03-11 11:07:58

얼마전에 콩나물 맛있게 하는 법 묻는 글이 올라왔었는데

답글이 다들 맛소금 써야한다 연두 참치액.... 그런 조미료 쪽이더라고요

저도 뭐 조미료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시어머니께 배운 나물 비법은 공유하고 싶어서요


저도 나름 제사 지내는 집안에서 자라서 늘 나물을 먹었습니다만

나물이 맛있다, 나물을 먹고싶다, 이런건 한번도 못느꼈거든요

나물이란 보릿고개 가난할때 뜯어먹던 풀떼기, 제사용 음식 그렇게 생각했는데

결혼해서 시가에 갔더니, 경남 시골출신 우리 시어머니 나물이 기절 맛있더라고요

나물이 건강을 위해서 또는 구색갖추느라 만드는 음식이 아니라

정말로 먹고싶고 과식하게 되는 반찬이란걸 처음 깨달았어요


근데 곁에서 배워보니, 시어머니의 나물 비법이랄것도 별다른게 없더라고요?

시어머니는 물론 저보다 훨씬 찬란한 손맛을 가지고 계십니다만

그럭저럭 서울에서 제가 따라해도 그맛의 90%는 재현할수 있는 기술이더라고요

재료빨이더라고요

소개하는 기술은 콩나물 시금치나물 유채나물 취나물 비름나물 참나물....

나물의 종류를 가리지않고 모두 사용하는 공통기술입니다


시어머니표 나물에서 제일 중요한거!

마늘을 찧는다!

마트에서 파는 찧은 마늘 no!

냉동실에 얼려놓은 마늘 no!!!

나물 무칠땐 무조건 통마늘을 칼 손잡이로 콩콩 찧어서 무칩니다

새로 찧어서 신선한 마늘을 넉넉하게!


두번째 중요한거!

좋은 참기름을 쓴다!!

마트에서 파는 참기름 아니라 방앗간에서 짜서 파는 참기름!!!

저는 결혼하기 전에는 참기름 안먹던 사람이거든요

근데 결혼하고 시어머니 음식 먹어보고 참기름이 맛있는 기름이라는걸 처음 알았어요

뚜껑 열면 향긋함이 푸악 퍼지는 진짜 오리지날 참기름을 써야합니다


세번째 중요한거!

소금 넉넉히!!!

일부러 짜게 할필요는 없지만 슴슴하면 안돼요

나물은 싱거우면 안된다 - 시어머니 말씀

맨입에 먹었을때 짭쪼름해야 밥반찬할때 맛있어요

소금은 그냥 마트에서 파는 소금 아무거나 써요 요새는 구운소금 써요


하나쯤 더 꼽자면, 푸른 채소는 살짝 데친다!

뜨거운물에 채소를 넣고 다시 끓을 때까지 기다리는게 아니라

냄비 테두리에 기포가 한두개 보인다 싶으면 바로 꺼내 찬물에 헹궈서 꽉 짭니다

이전에 제가 데치던 것보다 훨씬 살짝 데치세요 아직 안익은거 아닌가 싶은데 다 익었더라고요

아작아작한 채소의 식감이 살아있어요


마늘, 참기름, 소금, 겨우 요 세가지 간단한 규칙으로

옛날 시골할머니 손맛나는 나물이 되더라고요

무칠때 대파, 풋고추나 홍고추, 깨소금 다져 넣습니다

고춧가루는 넣을때도 있고 안넣을때도 있고,

조미료나 고추장이나 액젓, 국간장은 안쓰시고

바닷가 분이라서 나물에 생새우나 조갯살 넣어서 같이 무치실때도 많은데

이러면 더 맛있지만 더 어려우니까 저는 그냥 나물만 무쳐요

어머니는 된장으로 나물 무치실때도 많아요

소금 대신 집된장으로 간을 하면 그것도 별미더라고요. 

소금쓸때나 된장쓸때나 똑같아요. 역시 짭쪼름하게.


재래시장에서 소주병에 넣어 파는 참기름 만나시면 한병 사서

생마늘 꽁꽁 찧어서 나물 무쳐보세요

나물에 맛소금 넣을 필요가 하나도 없었다는걸 깨달으실거예요 ^^

IP : 39.122.xxx.59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0.3.11 11:10 AM (211.250.xxx.45)

    맞아요
    참기름...중국산이라도 방앗간에서 사는게좋아요
    보통 8천원주고사요

    아는 동생이 예전에 군대대신 공장에 일하던거요
    그거할때 참기름공장에서 했는데
    정말 못먹을거라고
    짜고 또 짜고 짜고 또 짜고 --

  • 2. ..
    '20.3.11 11:10 AM (119.69.xxx.115)

    음 손맛자자한 시어머니 숨겨놓은 비법은 미원이랑 맛소금이었어요. 하루 저 한테 뽀록난 이후는 대놓고 듬뿍듬뿍 쓰십니다.

  • 3. ㅎㅎㅎ
    '20.3.11 11:11 AM (211.245.xxx.178)

    전 요리 곰손이지만
    나물 무칠땐 저도 마늘, 소금, 들기름 참기름만 써요. ㅎ
    설탕 조미료 안들어가는 유일한 음식같아서 좋아합니다.
    파는 넣을때도 안 넣을때도. ㅎㅎ

  • 4. 도시
    '20.3.11 11:11 AM (121.176.xxx.24)

    도시생활하며
    바쁜 와중에 그리 못 하니
    식당반찬 흉내 내는 거죠

  • 5. ...
    '20.3.11 11:16 AM (125.177.xxx.135)

    역시 재료가 중요하군요

  • 6. 나물 저장
    '20.3.11 11:20 AM (173.66.xxx.196)

    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써먹어 볼께요.

  • 7. 글만
    '20.3.11 11:25 AM (59.10.xxx.178)

    읽어도 이미 맛있게 느껴져요~~
    콩콩~
    앞에 맛소금 한표 던졌던 사람인데 저도 원글님 시엄니처럼 햐볼래요~

  • 8. 재영
    '20.3.11 11:28 AM (14.32.xxx.19)

    그래서 예전에 엄마가 해주신 나물들이
    다 맛있었던거같네요. 마늘 찧는 소리에
    잠깨던...

  • 9. ..
    '20.3.11 11:29 AM (117.111.xxx.209)

    제가 요즘 어디서 본건데 맨 먼저 기름을 넣어 조물조물 코팅한다음 다른 양념를 넣는거였어요 이 방법으로 하니 평타는 치더라고요

  • 10. ....
    '20.3.11 11:30 AM (1.237.xxx.189)

    제경우는 좋은 참기름 많이 넣어야 맛나는것도 맞지만 원재료도 맛있어야되더라구요
    어머니가 텃밭에서 키운 국산콩으로 키운 가는 콩나물에 국산참기름 국산 깨소금 소금만 넣어도
    먹을만해져요
    파는 콩나물은 이맛이 안남

  • 11. 아파트에서
    '20.3.11 11:31 AM (211.51.xxx.74)

    마늘 콩콩은 원성의 대상이 됩니다 ㅠ

  • 12. 원재료
    '20.3.11 11:35 AM (61.105.xxx.10)

    원재료가 맛있어야한단 말씀 맞아요.
    거기다 바로 무친 나물이어야해요.
    냉장고 들어갔다 나오면 맛이 달라져요.

  • 13. ===
    '20.3.11 11:39 AM (59.21.xxx.225) - 삭제된댓글

    제가 자주 가는 식당의 짜쪼롬한 나물반찬이 맛있는데, 그 맛있는 반찬이 어떻게 만들어 졌었는지
    원글님 덕분에 알게되었네요.

    저희들이 밥을 먹고 있으면 주방쪽에서 항상 절구에 뭘 찧는 소리가 났었는데
    전 그게 깨소금을 찧는다고만 생각했었는데, 마늘도 같이 찧었을것 같네요.
    식당에서 그때그때 절구로 뭘 찧는다는게 참 번거로울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식당사장님은 그 맛의 원리?를 알고 계셨나 보네요.
    저도 꼭 생마늘과 좋은 참기름으로 나물반찬 만들어 볼게요
    원글님 감사해요.

  • 14. plus 울 엄마 tip
    '20.3.11 11:41 AM (118.222.xxx.51) - 삭제된댓글

    조선간장에 다진마늘, 파,고추가루 2~30분전 재웠다가 무칠때 사용.

  • 15. ditto
    '20.3.11 11:52 AM (220.81.xxx.38) - 삭제된댓글

    저 위에 마늘 찣는 걸로 층간 소음 말씀하시는 분~~

    마늘 찧지 마시구요 이케아에 파는 갈릭프레스 사용하면 돼요 완전 요리의 신세계입니다. 마트에서 깐마늘 사면요, 보관통에 바닥에 키친타올 한 겹 깔고 마늘 한 층 쌓고 또 키친 타올 깔고.. 이렇게 켜켜이 키친 타올 사이에 마늘 보관하면 절대 절대 곰팡이 펴서 버리는 일 없어요 이렇게 보관한 마늘을 필요할 때 마다 꺼내서 갈릭프레스로 쭉 눌러 사용하면,, 마늘의 풍미가 엄청 풍부해요

  • 16. 재료
    '20.3.11 11:57 AM (211.204.xxx.11)

    중요하더라구요.
    찧어놓은 마늘과 갓 찧은 마늘은 정말 다르고
    묵은 고춧가루와 햇 고춧가루는 또 달라요.
    맛의 차원이...

  • 17. ㆍㆍ
    '20.3.11 12:04 PM (122.35.xxx.170)

    나물요리 팁 감사합니다

  • 18. ㅇㅇ
    '20.3.11 1:04 PM (180.230.xxx.96)

    깨소금도 방앗간 에서 사면 엄청 고소해요
    비법 잘 봤어요

  • 19. ㅁㅁㅁ
    '20.3.11 2:01 PM (112.187.xxx.82)

    이케아 갈릭 프레스 구매할께요

  • 20. 오옹
    '20.3.11 2:05 PM (221.157.xxx.129)

    저희도 그때그때 마늘 칼손잡이 뒤로 눌러서 으깨요

    그리고 중국산 참깨 10kg 옥션같은 오픈마켓에서 사다놓고
    방앗간에 조금씩 보내서 참기름 짜지요

    참고로 저희 시댁에서 참깨 농사도 지으셨는데,,,,
    참기름짜면 맛은 똑같아요 ㅎㅎㅎㅎㅎㅎㅎ
    농약 문제가 좀 있지만 ㅜ ㅠ 어쩔수있나요
    암튼 방앗간에서 갓짠 참기름은 정말 고소해요

  • 21. ..
    '20.3.11 2:56 PM (221.160.xxx.42)

    맛갈나게 글을 쓰셔서 그림이 그려졌어요... 쉬운듯하지만 그때그때 맛이 달랐는데 참고할께요.감사요~~

  • 22.
    '22.8.13 4:07 PM (106.101.xxx.192) - 삭제된댓글

    짭쪼롬하고 고소하게 무친 나물 따뜻한 밥이랑 먹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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