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하루 두끼 먹는데요
어머님과 남편, 저, 아이 둘.
항상 외출하시던 어머님은 종일 방콕 중이시고, 남편은 무급휴직중이고, 저도 일 시작하려고 준비하느라 다니던 공부 다 멈춘 상태고, 애들은 개학이 요원하고.
한달 넘게 다섯식구가 외출 거의 안하고, 마트 배송과 냉파와 이틀에 한번꼴의 배달음식으로 버티는 중이에요.
어머님은 바디프렌드 안마의자와 한몸이 되어버리신듯 하고.
남편은 그동안 밀린 영어공부랑 홈트하면서 고릿적 게임기계인 닌텐도와 닌텐도 위를 어디서 찾아 꺼내서 하루 한시간씩 마리오를 하고.
고3 올라가는 큰 아이는 종일 잠옷입은 상태로 인강이랑 문제집 끼고 앉아 공부하는 척 하고.
초등 졸업했지만 중등이 되지 못한 둘째는 중학교 인강이랑 문제집을 가뭄에 콩나듯 펼치지만 주로 아이돌 덕질에 몰두하고 있고.
저는 매일 이번 끼니엔 뭘 할까 생각하거나, 끼니를 준비하거나, 끼니먹은걸 정리하거나..이게 거의 하루 대부분입니다.
제가 준비를 다해갈때쯤 식구들을 부르면, 우르르 나와 수저 세팅 앞접시 세팅, 반찬 세팅을 일사분란하게 하고, 우르르 말없이 밥을 먹고, 다 각자 먹은 것들을 설거지통에 두고 우르르 또 흩어지구요.
제가 식탁정리를 하는 동안 남편은 설거지를 하죠.
다섯식구가 다 먹으니 정리며 설거지가 만만치 않아 꽤 시간이 걸려요.
준비하고 먹고 치우면 두세시간은 훅 가는거 같아요.
암튼 두 끼는 그렇게 먹고, 중간에 제가 군고구마와 삶은 달걀, 냉동실의 떡들..등등으로 간단한 먹을거리를 식탁에 늘 준비해두면, 나머지 한끼는 각자 그걸로 해결들 합니다.
두번째 끼니를 다 정리하면 보통 4시쯤 되는거 같아요.
그거 다 치우고 남편이랑 둘이, 오늘도 무사히 끼니를 끝냈다며 자축의 하이파이브를 합니다.
그 이후부턴 식탁의 먹거리로 다들 알아서 하니까, 저랑 남편도 자유시간이에요. 차 마시고 느릿느릿 게임 공부 운동..집에서 할수 있는 모든걸 해보는거 같아요.
우울감, 분노, 답답함, 짜증..이러다가 또 어느 순간엔 이건 뭔 기분인가 싶은 평온도 느껴지고, 제가 제 기분을 잘 모르겠는 요즘입니다.
남편의 무급휴가가 언제 끝날지, 어쩌면 영원히 그래버릴수도 있다는 생각에 걱정도 되다가, 닥치면 걱정하지 미리하면 뭐할까 싶어 이렇게 지내는 생활을 즐겨봐야지 하기도 하고.
고3 되는 아이 걱정되다가도, 전국 고3이 다 똑같으니 무심히 보내면 되는거다 싶고.
스스로 마음의 평온을 찾아보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네요.
다시 일상이 돌아오길 바라며, 주절주절 적어봅니다.
다들 힘내세요.
1. 밥순이
'20.3.10 8:40 PM (121.141.xxx.138)저희랑 엄청 비슷해요 ^^
남편은 재택근무이지만 맨날 고객사미팅땜에 나가고요 (밥먹고)
고등졸업 후 아직 대학 캠퍼스를 못밟아본 큰애는 하루종일 아이패드로 그림그리고
고3되는 둘째는 인강보며 공부하는(척) 하구요
그래도 원글님네는 우르르나와서 세팅을 해주네요! 저도 시켜야겠어요!
이또한 지나가겠죠~~!! 화이팅입니다!!2. 원글
'20.3.10 8:43 PM (39.7.xxx.140)다들 기계가 된거 같아요.
우르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서 먹고 흩어지기. ㅎㅎ
오늘이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도 모르고
하루하루 보내는 중입니다.
남편은 옆에서 마리오 하는 중이고 저는 82쿡.
저도 화이팅입니다!!3. ..
'20.3.10 8:43 PM (118.39.xxx.236)너무 공감 가는 글이네요
저도 이번 2년동안 해온 공부들 코로나 사태로
날려먹고 연기 됐어요 생계형이다보니 더이상
버틸 재간이 안돼서 취업준비중..
우울해 하다 괜찮다고 해보다가 ..
오늘은 또 뭘해먹나 ..
저녁 치우고 나면 비로소 안도감 ㅎ
에휴..
힘든시기 잘 이겨 나가길요~4. 먹고치우고
'20.3.10 8:53 PM (124.49.xxx.61)먹고치우고
오늘 애 교복 찾으러갓더니
매장 주인도 이렇게 늦춰져서 모든 일정이 뒤로갔다고
뭔가 정상적으로 돌아야 하는데
큰일이라고
1년장사 걱정하더라구요5. ᆢ
'20.3.10 9:19 PM (211.219.xxx.193)ㅎㅎ 웬지 기생충 다음 영화에 원글님 글과 같은 장면 나올것 같아요.
6. ...
'20.3.10 10:21 PM (180.230.xxx.161)우르르 나왔다 먹고 우르르 들어간다는 표현이 넘 귀여워요ㅋㅋ
7. 기레기아웃
'20.3.10 10:27 PM (183.96.xxx.241)하 .. 원글님 진짜 대단하세요 ㅜ
8. 원글
'20.3.11 12:29 AM (175.223.xxx.54)매일매일이 그날이 그날같은 날들의 연속이네요.
그래도 결국 지나가고 또 고맙고 평범한 일상이 돌아올거라 믿으며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다들 그러실테죠.
힘내서 또 내일을 맞아보아요^^
살아남아서 보자며 톡으로만 인사하는 오랜 친구들이랑 곧 만나 맛있는거 먹을 날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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