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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 성적 긴장감이 상당하네요

간만에 조회수 : 5,269
작성일 : 2020-03-07 16:27:27
(이미 보신 분들이 많이 계시죠. 순전히 제 개인적인 감상인 점 이해해 주셔요^^)

코로나와 마스크로 인한 피로감에서 잠시 벗어나고자 오늘은 최대한 뉴스도 안보고 82도 아침에 잠깐 엿보고 이제야 들어왔어요. 
남편과 책도 보고 맛있는 아점도  해먹고 카푸치노도 그럴싸하게 만들어 시나몬가루도 뿌려 기분좋게 마시며 영화를 봤죠.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넷플릭스를 뒤지다 발견했어요. 
개봉된지 17년... 젊음 그 자체인 스칼렛 요한슨과 잘생긴 콜린 퍼스가 더 아름답게 보이더군요.
사실 20년전에 원작을 책으로 먼저 보고 참 재미있었던 터라 영화는 크게 기대를 안 하고 보지도 않았어요.
두시간 남짓되는 영화에 일대일로 책을 보며 느끼고 상상하는 그 모든 것을 담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아서.
그런데 오늘 20년을 더 산 여인의 눈으로 어쩌다 다시 보게 되었지요.

영화 내내 매우 조용하고 어둡다고 느껴질 정도로 빛 자체가 부족한 화면들, 
북유럽 분위기 물씬나는 의식주와 언어가 주는 색다른 느낌, 
베르메르의 그림 너머를 보는 듯해서 좋았습니다. 

저는 저를 무언가에 몰입하게 만드는 것을 사랑해요.
이 영화는 어둠침침한 분위기 속에서 대사도 많지 않고 조용한 가운데 눈빛만 주고 받는데 몰입감이 상당해요.
살색?은 전혀 보이지 않는데 참으로 야하고 긴장되고 손에 힘이 들어가고..
특히나 귀를 뚫는 장면은 너무 야해서 제가 다 얼굴에 열이 오르더라고요 ㅎㅎ

저는 평범한 시청자니까 분석과 평가는 영화평론가들에게 맡기고...
아쉬운 점도 있지만 많은 영화가 수동적으로 영화가 보여주는 것을 그냥 앉아서 받아들이고 끝나는 것과 달리 화면 너머로 팽팽하게 매인 줄을 나도 같이 잡고 그 줄을 타고 전해지는 텐션을 느끼며 보는 것이 만족스러웠어요. 
코로나도 까맣게 잊고 잠시 유럽에 가서 누군가의 집을 들어다본 느낌, 어릴 적 화실에서 맡던 물감과 기름 냄새를 맡은 듯한 느낌이었어요. 
모두들 힘드실텐데 우울감이나 피로감을 떨칠만한 나만의 방법 한두개 찾으셔서 몸도 정신도 잘 돌보고 건강하게 버텨내시길 바랍니다^^




IP : 218.101.xxx.3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0.3.7 4:37 PM (221.154.xxx.186)

    책도 너무 좋았어요. 잔잔한 가운데서 긴장감.

    책에선 메르베르의 친구가 조언을 해줘요. 그가 몰두한 것,목표한것을 위해 집중해서 최선을 다해 몰아치는 과정에서 옆사람이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고.뭐 그런.
    책이라 그런지 성적인 긴장감보다는 작품을 우위에 두고 있는화가의 모습이 더 강해요. 소녀에게 끌리긴 하지만, 도구로보는 마인드가 있어서 친구가 걱정스러워 충고해주는 장면.
    모델을 직접 성적으로 착취하고 정신을 지배한 많은 다른 화가들과 달리, 메르베르는 점잖았지만,

    그 에너지와 교감, 돕고있다는 자부심, 이런게 합쳐져
    첫사랑인 소녀에게는 잊을 수 없는 화인같은 걸 남겼겠죠.

  • 2. 베르미에르
    '20.3.7 4:37 PM (36.38.xxx.24)

    그림의 실제 여주인공은 하녀가 아니었을지도 몰라요. 미상으로 알고 있어요. 하녀와 그랬다면 주인 나빠요~

  • 3. ...
    '20.3.7 4:40 PM (49.1.xxx.190) - 삭제된댓글

    저랑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저도 책을 먼저 읽었는데...읽는 내내
    묘한 긴장감이 끝까지 이어져서 여운이 참 길게
    남았더랬죠.
    책에서는 긴장감이 머릿속에 한정됬다면
    영화는 시각적, 촉각적으로 범위가 넓혀졌달까요.
    신기하게도 이 묘한 긴장감이 베르메르의 작품에도
    깃들어 있다는것...

  • 4. ...
    '20.3.7 4:42 PM (49.1.xxx.190)

    저도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저도 책을 먼저 읽었는데...읽는 내내
    묘한 긴장감이 끝까지 이어져서 여운이 참 길게
    남았더랬죠.
    책에서는 긴장감이 머릿속에 한정됬다면
    영화는 시각적, 촉각적으로 범위가 넓혀졌달까요.
    신기하게도 이 묘한 긴장감이 베르메르의 작품에도
    깃들어 있다는것...

  • 5. ㅇㅇ
    '20.3.7 4:44 PM (221.154.xxx.186)

    영화 피아노도 그렇고 여자 감독이나 여성 작가의 경우,
    성심리 묘사가 탁월한것같아요.
    마음을 열기 전까지의 과정 자체가 생생하고 경이롭죠.

    마음을 열지 못하게 억누르는 요소가 강하면 강할수록
    분출하면서 생기는 에너지나 긴장감이 큰 것 같아요.

  • 6. ...
    '20.3.7 4:46 PM (49.1.xxx.190)

    그리고 36.38님..
    그 소설 자체가 ... 픽션이랍니다.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란 베르메르의 그림을
    본 작가가 상상해 낸...

    당연히 그림속의 주인공은 누군지 모르고요..

  • 7. ㅇㅇ
    '20.3.7 4:50 PM (221.154.xxx.186)

    하녀가 아니라 하녀 정도의 평민 일거라 추측할 수있는
    단서가 있다고 해요. 귀부인들은 그당시 그림 모델이 될때 입을 벌리지 않았다네요. 그러면 음란해 보인다고.

  • 8. 000
    '20.3.7 5:53 PM (124.49.xxx.61)

    네ㅡㅡ
    전 자르몰겟던데요

  • 9. 얼마전에
    '20.3.7 6:03 PM (175.211.xxx.106)

    방구석...에서 소개됐었죠.
    저 화가가 살던 시대가 언젠진 몰라도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천재 예술가들 19세기에 특히,
    불륜은 일상이었죠.
    그 천박하고 악랄한 마눌을 둔 저 남주라면 우아한 진주 목걸이를 한 여자에 반하지 않을수 없을듯.

  • 10. ...
    '20.3.7 6:55 PM (125.177.xxx.228) - 삭제된댓글

    책만 오래 전에 읽었는데 기억에 남는 대목은 그 소녀가 청소를 하면서 마른 걸레로 먼지를 꾹꾹 눌러가며 했다든가 뭐 그런 부분이에요. 마른 걸레로 먼지 청소를 하다니 이것은 신세계로다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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