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살된 아들이에요.
말이 참 많아요,
누굴 닮아서 저렇게 말이 많을까 궁금해요,
흔한 일상이야, 평범한 일상이야?
엄마가 영화배우라면 어떨까?
파티는?
이런식으로, 말이 많아요,
미스터 트롯을 보고 있을때에도 머릿속에서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제게 저런식으로 건네거나, 대답이 신통찮으면, 계속 끝까지 답을 요구해요.
"산테페는 어떤 동물처럼 보여,엄마?"
"엄마는, 산타페는 그냥 산타페같아."
"정말 어떤 동물처럼 안보여?"
"너는 어떤 동물로 보이는지 말좀 해줄래?엄마는 정말,,,산타페같아.."
"엄마가 먼저 말좀 해줘."
어릴때의 아빠가 떠오르지 않을수가 없어요,
술을 매일 마시고, 낮에는 아이들이 학교로, 엄마는 식당으로 일하러 나간 그 정적이 깃든
방안에서 실컷 잠을 자고, 말똥말똥해진뒤에는, 다시 술을 마시러 뛰쳐나간뒤에는 밤에 대문간을
기어와선 계속 식구들 머리맡에서 밤새도록 떠들었던 아빠가 생각나요.
이 질문을 가슴을 얹고 생각을 해봐, 너희들이 인간인가.
등등,
정말 하루하루가 피곤하고 지쳤어요,
그래서 말많은 사람들 보게되면, 얼른 자리를 피해버려요.
솔직히 돈주고 듣는다는 강의도 못들어요,
그런데 일방적으로 듣는 훈련을 그런식으로 듣고 자라다보니깐
남들보다 청취능력이 좋아요,
세시간도 잘 들어줄수 있어요,
이건 기억해, 전화번호는 *** **** ****야, 꼭 기억해.
라고 환기를 주면, 마음속에 밑줄이 그어지고 평생을 잊지않아요,
주의깊게 듣지않았는데도, 한번들었던 말들이 싱싱하게 30년이 지나도 생각나요.
전 페리오치약만 써요,
여상을 졸업하기전, 직장내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던 룸메이트의 이름과 성격과,
저말을 할때의 표정과 어투까지. 그 직장을 떠난뒤로 두번은 더 만나지못했던
그 아이의 이름과, 까다로웠던 그 입맛까지. 다 기억나요.
아, 우리 아이는 언제쯤이라야, 말이 좀 줄어들까요.
이런 애들 키워보신 엄마들, 인내심 최고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