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원봉사했던 이야기

88 조회수 : 1,476
작성일 : 2020-02-24 13:04:12
예전 어느 모임에서 보육원으로 한달에 한번씩 토요일에 점심 봉사를 다닌적 있어요.
재료를 구입하고 주방을 빌려서 특식을 만들어 주고요.
처음 참여해서 간 날인데 그날은 하이라이스가 메뉴였어요.
저는 청소. 특히 설겆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자원해서  식재료 씻기와 설겆이와 주방 청소를 맡았죠.
배식과 잔반처리는 어찌 하는지 몰랐는데
거의 다 끝나가는 무렵이 아이들이 식기를 반납하는 시간이었어요.
그런데 모임짱이라고 해야 하나 주도적으로 하시는 분이 아이들에게 식기를 받아서 잔반(밥과 하이라이스가 비벼져있는)을
옆에 큰 웍에 담으시더라구요. 
아...저기에 담아 버리려나보다 했죠. 밥이 많이 남지는 않아도 30명도 넘는 아이들 남은 밥을 모으니 꽤 되었어요.

그러더니 
거기에 남은 하이라이스와 밥을 모조리 담더니...볶는거예요.

그리고 그날 봉사 온 사람들 식기에 나눠 담아놓더라구요.
주방안에있던 저는 기절을 할 노릇이었어요.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식판에 나눠담고  다른 봉사자 분들을 부르는데 이걸 나만 아나..다른사람들도 아나...
원래 이런건가...아니면 말을 해야 하나 처음 나간 저로서는 혼란에 빠졌죠.
그 기관의 직원은 1명 있었는데 주방과 식당엔 없었어요.

도저히 먹을 수가 없을거 같아 주방에 계속 있어서 속이 좋지 않다고 하고 
저는 먹지 않고 조용히 설겆이만 했어요.
물기 하나 없이 마지막 설겆이 까지 마치고  조용히 인사하고 나왔구요.

그 후로는 절대 그 모임 봉사는 못가겠더라구요.

오래동안 그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어요.  
요샌 그런일 없겠지만 이런 전염병이 유행했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해요.
그 분...지금도 봉사활동은 꾸준히 하고 다닙니다.
ㅠㅠ
 

신천지도...이렇게 감염확산이 된건 아닐까?
그냥 생각이 들었어요.
아니라면 도대체 기도하면서 뭘하면 한꺼번에 집단으로 감염이 되었는지 궁금해요.    


 
IP : 211.245.xxx.1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엑
    '20.2.24 1:13 PM (180.229.xxx.38)

    정말요?
    리얼리?

  • 2. 이뻐
    '20.2.24 1:32 PM (210.179.xxx.63)

    미친거 아니에요
    그거 말씀하셔야 하는거 아닌가요

  • 3. ..
    '20.2.24 1:38 PM (123.111.xxx.65) - 삭제된댓글

    방관도 범죄인 거 아시나요.
    공익을 위해 총대를 맸어야죠.
    혼자만 피해가지 말고.
    원글도 음쓰 먹은 봉사자들에게 가해자예요.

  • 4. ///
    '20.2.24 1:44 PM (1.224.xxx.51)

    신천지 다닥다닥 붙어 앉아서
    찬송만 30분 하고 시작한대요
    집단 감염이 안되는게 이상하죠

  • 5. 88
    '20.2.24 1:53 PM (211.245.xxx.15)

    변명같지만 지금의 저였다면 물론 얘기 했을거예요.
    그당시엔 정말 혼란스러워서 머리속이 지진난거 같았죠.
    무언가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옮기기엔 충격속에서 빠른 결정을 못내리겠더라구요.

    신천지도 이런식으로 서로 밥 같이 나눠먹은건 아닐까...문득 생각이 나서 쓰게되었어요.ㅠㅠ

  • 6.
    '20.2.24 2:31 PM (180.230.xxx.96)

    글만봐도 속 울렁거려요
    습관이 된 사람은 그게 아무렇지도 않은가봐요
    으으윽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9565 시부모님 돌아가시고 친척들 더 가까워지나요 3 궁금 06:45:09 359
1729564 남편이 너무 미워요. 679 06:42:24 304
1729563 대상포진 78세 시아버지 어떻게 해야하나요? 4 병원 06:41:51 320
1729562 넷플 케이팝데몬헌터스 잼나네요(쬐끔 스포) 뭐냥 05:32:12 419
1729561 양재택 직원의 불륜 여럿 목격담들 4 경악스럽.... 04:31:38 3,372
1729560 성격좋으신 어머님의 속마음이 궁금 15 원더루스 03:23:01 2,147
1729559 검찰개혁되면 10 ... 02:50:19 758
1729558 [강추]마취과 의사가 출산에 대해 쓴 글: 임신과 출산, 그 애.. 3 .. 02:40:53 2,654
1729557 몸 상할까 걱정 되요. 2 국민의 일꾼.. 02:38:45 1,049
1729556 양귀비로 마약만드는법 처음 알았네요 5 ㅇㅇ 02:14:29 2,495
1729555 멸치가 너무 짜요 살릴 방법이 있을까요 11 ..... 01:53:27 818
1729554 세계사에서 위대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알려주세요. 28 01:40:22 1,751
1729553 몸무게 이게 정상적인 상황인가요 10 . . 01:14:33 2,260
1729552 영어 고수님들 직역좀 3 .. 00:52:44 759
1729551 와 여자 버스기사님 보니 우리나라 선진국 맞네요 4 차분하고 반.. 00:48:44 2,488
1729550 평생 딱 한 곡의 클래식만 들을 수 있다면? 48 0000 00:47:26 2,145
1729549 난 정말 엄마 사랑 많이 받고 자랐다 17 00:45:23 3,432
1729548 BLDC선풍기 늘 기특한 점 13 ..... 00:40:04 2,759
1729547 이번 추석에 어쩌면 처음으로 여행 갈수도 있어요 5 00:29:49 1,155
1729546 브로콜리 좋아하시나요? 15 @@ 00:29:11 1,646
1729545 미지의서울 이야기 (스포 있음) 4 ㅁㅁ 00:28:42 2,527
1729544 영화 신세계 배우들요 16 .. 00:24:14 1,732
1729543 뉴욕 가성비 숙소, 여행정보 좀 주세요 12 . . 00:20:53 852
1729542 지금의 검찰 개혁안, 범죄에 대응할 수 없는 국가로 만들 것 16 지금 00:20:08 1,040
1729541 주식으로 번돈이 2000넘으면 세금 많나요? 12 .. 00:17:05 3,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