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통계의 딜레마라는게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경찰이 범죄를 빡세게 적발하면, 범죄통계가 증가해 치안이 나빠지는 것 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범죄에서 비슷하게 발생하지만 예를 들어 음주운전을 들어봅시다.
경찰이 매년 2월에 대대적으로 음주단속을 벌이면 당연히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늘어납니다.
사람들은 경찰이 대대적인 음주단속을 벌인다는 사실을 알고 음주운전을 평소보다 '덜'하는데도 말입니다.
한 2년뒤, 당시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이 통계만 보며 연구하면 "아 매년 2월에는 음주운전이 증가하는구나."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아마 설날이 주로 2월에 있다는게 그 원인으로 지목되겠죠
실상은? 음주 적발은 크게 늘어난 것이지만 음주운전 그 자체는 감소한 것인데도 말입니다.
한국의 코로나 19 감염자가 600명을 넘어서면서 중국 다음가는 나라가 됐다고, 일본은 93명, 미국은 14명 밖에 안되는데 왜 이리 많냐,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아서 그렇다!!! 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이 간과하는것은, 한국은 그동안 2만6000여명을 검사했고, 일본은 1522명을, 미국은 고작 414명을 검사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검사 자체가 늘어난게 유사 증상이 있는 환자가 다른 나라보다 더 많았기 때문일수도 있기 때문에, 이 것만으로는 우리 방역이 성공적이었다고 자찬할 일은 아니겠습니다만
어쩌면 확진자가 늘어난 것이, 범죄적발 통계의 딜레마 처럼 한국은 검진을 아주 빡세게 돌린 반면, 일본과 미국은 검진을 매우 느슨하게 하거나, 능력이 안돼 검진 자체를 못하고 기다리게 한 결과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굳이 성급하게 결론을 내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P.S : 각각의 데이터는 1. 한국의 질병관리본부, 2. 미국의 CDC, 그리고 3. 일본은 일본어 능력 한계상 일본 후생성의 통계를 인용한 한국 언론의 보도에서 따온 것입니다.